[오늘의 중국] 해외 자금도 중국 탈출?

지난 5일 상하이 주식 거래 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근처에서 한 증권사 직원이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 5일 상하이 주식 거래 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근처에서 한 증권사 직원이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AP)

0:00 / 0:00
  • 중국 외국인직접투자 올해 330억 달러...전년 대비 82% 감소
  • 외국 기업이 중국서 투자자금 빠르게 회수하는 원인은?
  • 대만인 100명 가운데 2명만 "난 중국인"…조사 이래 최저 수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투자 자금을 빠르게 회수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중국 정부의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가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은 26일 ‘최근 대(對)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 하락세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외국인직접투자 영어 약칭 FDI는 한 나라의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사업체를 설립하거나 기존 사업체를 인수해 직접 경영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보고서는 중국 외환관리국(SAFE)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에 대한 FDI 금액이 330억 달러(약 2,379억 4,313만 위안)로 전년(1,802억 달러·7,802억 6,592만 위안) 대비 82%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2년 사이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입니다.

보고서는 대중국 FDI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을 두 가지로 분석하는데요, 우선 미중 갈등의 심화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중 간 패권 경쟁 구도가 심화하면서 중국 투자에 위험 요소가 커졌다고 판단해 투자를 꺼리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중국 당국의 외국 기업 규제 강화 조치도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지난해 중국은 반간첩법 개정과 대외관계법 제정 등을 통해 중국의 국익이 반하는 행위를 광범위하고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또 이 법을 근거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하면서 외국 기업들이 중국 사무소를 폐쇄하는 등 탈중국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중국의 경기 침체와 주요국보다 낮은 금리 수준도 자본 이탈의 촉진제가 된다고 꼽았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2%로 '5% 선'은 고수했지만, 여전히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 올해부터는 5%를 밑돌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만큼 중국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요소가 바로 불확실성인데요. 최근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감소는 중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는 한 국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얼마만큼의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무엇보다 위험한 곳에는 절대 발을 들여놓지 않는 투자의 성격이 반영된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외국인직접투자 규모가 축소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투자가치가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우려에 휩싸이자 중국 정부 당국은 각종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오는 3월 4일 열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경기 침체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20일 인민은행은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사상 최대치로 인하했습니다. 돈을 빌리는 걸 쉽게 해 시장에 자금을 풀겠다는 의도입니다. 또 중국 국가 소유 은행들은 정부의 주문에 따라 부동산 건설 계획에 대해 최소 600억 위안(약 83억 2,013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배정했습니다. 또 중국 지방 정부들 역시 대규모 투자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는데 현재까지 발표된 지방정부의 올해 총 투자 계획은 2조 위안(2,773억 3,794만 달러)을 넘어섰습니다. 셩라이윈, 중국 국가통계국 부국장의 말입니다.

INS - "외부 환경과 내부 수요 부진의 모순을 보면 경제활동이 근본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경제 회복을 위한 기반을 더 다져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같이 부양책을 쏟아내는 것은 중국 경기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데다 오는 3월 양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양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데, 여기서 이전과 같은 5% 성장률을 거론하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부양책에도 중국 경제가 정상화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지만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계속해서 꺼내기는 힘듭니다. 지속적 금리 인하는 위안화 약세로 이어지고, 이는 자본 유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탓입니다. 여기에 대출 남발로 은행들의 건전성이 훼손되는 것도 중국 경제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서구 매체들은 자금을 투입하는 것보다 큰 선결 과제로 중국 당국의 지나친 통제를 내려놓고 대내외적 불신을 몰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광범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수용하기는커녕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변화의 진짜 장애물은 자신이 완전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시 주석의 확고한 신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외국인 투자가 몰리던 중국이 신뢰도 하락과 통제강화 조치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투자 불신지로 전락한 것은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도 한때 외국인투자자 유치를 위한 경제개발구 정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무모한 핵 개발 폭주로 외국인 투자는커녕 연간 1억 달러의 현금을 안겨주던 개성공단까지 폐쇄되는 악몽을 겪었습니다. 거기에 강화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가뜩이나 침체돼 있던 북한 경제는 빈사 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지방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총력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 한푼 받지 못하고, 인민군대의 무보수 노동력과 자력갱생에만 의존하고 있으니 벌써부터 망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프로모

오늘의 두번째 소식입니다. 대만인 100명 가운데 2명 가량만 자신을 중국인으로 여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5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대만 정치대 선거연구센터가 지난해, 대만 20세 이상 성인 1만 4,933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해 얻은 결과를 22일 발표했습니다.

선거연구센터는 ‘대만인의 정체성 동향 분포’ 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2.4%만 자신을 ‘중국인’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32%는 자신을 ‘대만인이자 중국인’, 61.7%는 자신을 ‘대만인’이라 각각 여긴다고 답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자신을 대만인으로 생각한다는 답을 내놓은 것입니다. 반면에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답한 비율은 1992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습니다.

또 자신을 대만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92년엔 17.6%에 머물렀지만, 2008년엔 48.4%를 기록하면서 대만인이자 중국인이라는 비율(43.1%)을 앞섰습니다. 이후에도 전반적인 상승 추세를 보였으며 2020년(64.3%) 이후 4년 연속 60%를 넘기고 있습니다.

대만의 미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영원한 현상 유지’(33.2%), ‘현상 유지 후 재결정’(27.9%), ‘독립 지지’(21.5%), ‘통일 지지’(6.2%), ‘신속한 독립’(3.8%), ‘신속한 통일’(1.2%) 등의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영원한 현상 유지를 원한다는 응답(33.2%)은 33.2%로 역대 최고치를 보인 반면 독립 지지는 24.4%에서 21.5%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위협과 통일 의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만 국민이 현실적인 선택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대만 언론은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이 지난 23일 대만을 방문한 일본 싱크탱크 ‘사사카와 평화재단’ 방문단과의 만찬에서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중국이 분쟁을 통해 국내적 압박을 외부로 시선을 돌리려 하는 것을 대만이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즉 중국이 내부 불만을 대만과의 군사 충돌 등 외부 문제를 일으켜 해결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도 지난해부터 전쟁을 직접 언급하며 남한을 겁박하고 있습니다. 국내 경제난과 깊어가는 외교적 고립 등 내부의 압박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2천만 명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