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내 화교들, 중국 친척 방문 신청 폭주로 수속 비용 상승
- 급격한 환율 변동에 '화교' 다시 부러움의 대상
- 중국의 '늑대전사' 언론인 후시진 SNS계정 폐쇄 조치
- 중국 정부, 지난 1년간 781만 개 이상의 SNS계정 차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코로나 봉쇄로 중국 방문길이 막힌 화교들은 생활고에 시달렸습니다. 최근 중국 방문이 허용되고 북한의 외화 환율이 오르면서 다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31일, 중국 단둥의 대북 소식통은 코로나 봉쇄 기간, 중국과 교류 단절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재북 화교들이 올해 초부터 중국 방문이 재개되며 한숨 돌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40여 명의 평양 거주 화교들이 지난 6월 말, 여권과 비자를 받고 7월 초 중국 단둥에 도착했다”며 “중국 친척 방문 대기자가 너무 많아 뇌물을 줘야 중국 입국 순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이 전한 뇌물의 액수는 여권을 만드는 데만 5천 위안(700달러). 여기에 “수많은 대기자들을 제치고 빠른 시일 안에 출국 허가를 받으려면 추가로 3,000위안(413달러)을 뇌물로 더 바쳐야 친척 방문자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북한 화교들이 앞다퉈 중국 방문에 나서는 이유는 심각한 북한의 경제난과 당국의 시장 단속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단둥에 나온 평양 출신의 화교 김 씨는 “평양에서는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과 술집에 대한 단속이 너무 심해 상인들이 못 해 먹겠다고 장사를 접는 분위기”라며 “지인이 보통강 구역에서 술집을 운영하는데 하루에 각각 다른 부서에서 5번의 검열단이 나와 매번 뇌물을 찔러주고 나면 돈을 벌기는커녕 밑지기만 해 아예 술집 문을 닫고 물건을 다 치웠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또 “지난 6월 푸틴의 평양 방문 이후 평양 시장에서 달러 가격이 폭등하고 조선돈 가격이 하락했다”며 “북러 무역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상인들이 달러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북한 환율이 “6월 초에는 1달러에 북한돈 1만 2,100원이었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 직후인 6월 23일에는 1달러에 북한돈 1만 4,000원으로 17% 넘게 급등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환율은 7월 들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지만 북한 돈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평양에서는 북한돈을 ‘종이딱지’로 부를 정도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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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국의 단속을 피해 상인들은 좋은 물건은 매대 아래에 숨겨놓고 판매를 할 정도로 북한 당국의 시장 통제가 강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중국을 방문한 화교들이 물건과 위안화를 챙겨 북한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화교는 다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화교들의 중국 방문이 이어지며 중국과의 물자 교류가 곧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이 같은 기대감은 다시 큰 실망으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양강도 혜산의 대북 소식통은 “국경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지 오래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자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정부를 비난하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화교 김 씨도 ”국경 개방과 관련해 평양에서는 중국이 조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협상 중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중국에 와서 보니 조선이 러시아와 밀착해 교두(세관)가 열리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출신의 최경희 중국 텐진외국어대 국가지역연구원 겸임교수는 중국과의 교역 확대는 북한 당국의 필요도 있지만 주민들의 요구가 더 크다고 설명합니다.
INS - ”북러 간 지나친 밀착을 꺼리는 중국은 북한과의 본격적인 교류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내부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서 중국과의 거래를 열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7월 27일, 예년대로 조중우의탑을 찾아 전통적인 북중 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왕야진 주북 중국 대사는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왕 대사는 지난달 6.25 전쟁 74주년을 맞아 북한이 평양에서 연 대규모 반미 집회에도 불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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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비공식적 독설가 대변인’으로 불리는 후시진(胡锡进) 전 환구시보 편집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차단됐습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 후 전 편집장마저 청랑(淸朗) 즉 중국의 인터넷 정화 운동의 대상이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30일(현지시각) 홍콩 성도일보는 후 전 편집장의 웨이보와 위챗 계정에 지난 29일 규정 위반 신고가 접수돼 새로운 업로드가 차단됐다는 공지가 떴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오후 웨이보와 위챗에서 후 전 편집장의 계정에 접속하자 모든 게시물이 보이지 않았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후 전 편집장이 두 계정에 올린 마지막 게시물은 지난 27일 오후 4시 4분, 웨이보와 위챗에 홍콩 투자은행 CITIC 수습사원들의 부 과시와 비리 의혹을 제기한 글입니다.
후 전 편집장은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에서 2021년 말 은퇴한 뒤 웨이보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2,500만 구독자를 가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객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는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맺은 해외 국가나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는 중국에 대한 비판을 겨냥해 거침없는 독설을 쏟아내며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적 입’, ‘늑대전사 언론인’이란 별명을 얻었습니다.
후 전 편집장은 앞서 호주가 2020년 코로나19의 중국 기원 여부를 조사하자고 주장하자 “호주는 중국이란 신발 바닥에 붙은 껌처럼 느껴진다. 가끔 돌을 찾아 문질러줘야 한다”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지난 2021년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한 달간 자취를 감춰 전 세계적으로 우려가 쏟아지자 “정보통을 통해 받았다”며 펑솨이의 동영상을 공개하고 “서방은 항상 중국에 관해 보고 싶은 면만 본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 9월 북핵에 대응해 미국의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국을 향해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고 독설을 퍼부었고, 2022년 5월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이버방위센터 정회원으로 가입하자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붓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던 후 전 편집장의 SNS 차단에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지난 18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 관련 논평이 당국에 밉보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문제가 된 글에서 후 전 편집장은 “2013년 3중전회에선 ‘공유제가 주체’라고 표기됐지만, 이번 ‘결정’엔 등장하지 않는다”며 공유제와 다른 소유제가 동등한 위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공유제는 중국 헌법과 공산당 당규에 명시된 중국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노골적으로 헌법과 당헌을 반대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후 전 편집장의 발언이 중국 헌법과 공산당 당규에 명시된 중국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인 공유제를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 인터넷 정화 운동의 철퇴를 비껴가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 양젠원 부주임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후 전 편집장의 계정 폐쇄 여부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 정부는 지난 1년간 5,745만 건 이상의 불법 정보와 781만 개 이상의 계정을 차단했으며, 4,800개 이상의 웹사이트를 폐쇄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정리,제작:이현주
에디터:양성원
웹편집: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