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코로나19 이후 국제 스포츠 무대, 그러니까 국제체육대회에 불참해왔던 북한이 최근 복귀의 뜻을 연이어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스포츠 무대 복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에 청신호가 될 수 있을까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이 2026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국제축구연맹, FIFA와 자신들이 북한으로부터 아시아 예선전 참가 의사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예선전에 나서게 되면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월드컵 무대 복귀입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다음달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도 2백 명 규모의 선수단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으며, 오는 19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대규모 선수단 파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예진: 이런 가운데 다음 달부터 열리는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축구대회 예선에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북한이 최근 갑작스러운 불참을 통보했다고요?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다소 의외의 결정이었는데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아시아축구연맹(AFC)은 RFA의 서면 질의에 북한 축구협회가 최근 23세 이하 아시안컵 대회 예선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AFC는 이 불참 통보 시기나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 축구협회에 문의하라"라고만 전했습니다. 북한이 파리 올림픽 축구 예선을 겸하고 있는 이 대회에 불참을 통보하면서 북한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024년에 열리게 되는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하게 됩니다. 북한은 당초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열리는 예선에서 내달 6일 호주를 시작으로 타지키스탄, 라오스와 줄줄이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불참으로 경기 일정도 전면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갑자기 불참을 통보하게 된 이유에 대해 북한 측이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 다른 대회, 예를 들어서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에는 또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했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즉 내부에 어떤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가령 선수단 구성에 문제가 생겼거나,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지원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은 이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며, 200명이 넘는 대규모 선수단을 꾸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죠. 또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도 참가를 해야 합니다. 갑자기 이곳저곳에서 대규모 스포츠 행사 일정들이 잡히며,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까지 챙겨줄 여력이 없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대목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하는 셈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예진: 사실 국제 스포츠 무대에 참여한다는 것에는 스포츠를 통한 외부와 교류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체육대회에서 순위를 매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죠. 북한이 스포츠 무대 복귀를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요?
김금혁: 북한은 올해 들어 코로나를 극복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왔음을 꾸준히 내비치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북한 매체들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를 하는 모습들이 자주 나왔고, 열병식이나 대규모 국가 행사들에서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군중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게 코로나를 극복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2020년 코로나 발발 이후 국경 전면을 봉쇄했고, 이후에 북한은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난에 시달렸습니다. 중국과의 무역에 모든 것을 의지하던 북한이기에 북중 국경이 막히자 모든 산업이 멈추다시피 했고, 식량 사정도 악화되어서 국가적인 위기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외교 관계를 중단하면서 북한은 국제 무대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북한이 이런 코로나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 국가로 돌아왔음을 알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자신들이 취해왔던 봉쇄 조치들을 하나씩 해제하며, 그것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국 대표단을 열병식에 초청하고, 아시안게임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 역시 이러한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죠. 북한은 지금 관광 재개에 목말라 있습니다. 상당히 짭짤했던 관광 수입이 통째로 날아가면서 현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북한이었기에, 북한이 이제는 안전하고 예전처럼 여행을 할 수 있는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외국인들을 북한으로 유인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합니다. 11월 16일에 예정되어 있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2차전은 그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과 시리아와의 경기인데, 코로나 이후 북한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 경기인 만큼, 북한이 이 경기에 철저히 준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런 북한의 스포츠 무대 복귀가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는 이 스포츠 이벤트 몇 개로 풀 수 있을 만큼 간단한 것이 아니며, 미국이나 일본, 또 한국까지도 엮여 있는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스포츠는 스포츠대로, 또 남북관계는 남북관계대로 바라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국제 무대에서 남한 대표단을 만난다면 아예 무시하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이예진: 특히 북한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유엔총회에 동시에 참석해 본격적인 외교활동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북한으로서는 이제 국제 무대에 복귀하는 것 이외의 선택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주도하는 북한 압박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고, 특히 북한 인권이 다시 유엔의 기본 의제로 자주 상정되고 있는 이러한 상황들은 북한에게 매우 불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문을 걸어 잠그고 모르쇠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북한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던 중국이 현재 경제적으로 매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며 흔들리고 있고, 급기야 미국이나 일본, 한국을 비롯해 중국이 과거에 조금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던 나라들에 대한 집단 관광까지 허용하면서 유화 모드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힘을 못 쓰며 코너에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만약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북한 내부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어찌어찌 틀어막고는 있지만, 최근 열병식에 시위 진압 부대가 등장하고, 탈북을 막기 위해 압록강 인근 마을을 모두 없애고 있는 것은 그만큼 내부 동요가 심상치 않게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북한도 이제는 무언가 달라진 모습을 보일 때가 오는 것입니다. 외교 활동을 통해서 얼마나 상황이 나아지겠냐마는,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받고, 또 북중 무역을 통해 내수 활성화를 회복한다면 한숨 돌릴 수는 있을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한국의 공영방송 KBS에서 얼마전 국민을 대상으로 통일 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한국의 KBS는 2010년부터 매년 광복절을 기념하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 의식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조사에서는 최근 남북 관계가 다시금 얼어붙은 상황에서 한국 국민이 북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가 주요 포인트였습니다. 최근의 안보 상황에 대해 응답자의 75.2%는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보다 5%p 올랐고 최근 3년간 증가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은 더 커졌습니다. 올해 '반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82.3%로, 2년 전보다 10%p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응답자 절반 이상은 '매우 반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 68.6%가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하지만 '통일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71.3%에 그쳤고 지난해보다 4%p 넘게 떨어졌습니다. 이에 비해,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28. 7%로 3년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또 통일을 위해선 북핵 문제 해결을 먼저 추진해야 한단 응답이 41.1%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예진: 남북관계가 냉랭해지면서 한국 국민의 북한에 대한 인식도, 통일에 대한 전망도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 같습니다. 탈북민으로서, 또 국가 통일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일원으로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금혁: 네.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도 생각을 합니다. 조사를 통해 보면 알 수 있듯이 통일의 다른 쪽 주체인 북한에 대한 거부감은 83.2%로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북한 정권에 대한 거부감이 이렇게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군사적 도발을 일삼고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막말을 써가면서 한국을 비난하고 있는데 이를 좋아할 국민은 없겠죠. 북한이 만약 조금이라도 통일에 진심이라면 지금이라도 도발을 멈추고 합리적인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또한 통일에 찬성하는 국민들도 이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북핵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남북 통일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통일은 매우 어려운 주제입니다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 통일은 오직 자유민주 체제 하에서만 가능하며, 그것을 제외한 연방제나 1국가 2체제는 이제는 완전히 불가능한 말장난 같은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