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전술 ‘적은 죽고 난 사는 것?’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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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김양건 당 비서,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남측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부터)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북측 김양건 당 비서,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남측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부터)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8월 4일 군사분계선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사건으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상황과 관련해서 지금 북한의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 새삼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정일은 이런 어록을 남겼죠. ‘우리의 전술은 적은 죽고 나는 사는 것.’ 즉, 북한판 벼랑 끝 전술이라는 것이 벼랑 끝까지 사태를 몰고 가 필요하면 같이 떨어지는 전술이 아니라, 벼랑에 매달려 최대한 ‘적’에게서 양보를 얻어 내는 전술이라는 뜻입니다.

또 이런 말도 남겼죠. ‘조선이 없는 지구는 필요 없다.’ 당시 북한의 전술이 먹혀들어갔다고 할까요, 북한은 끊임없이 도발, 대화, 보상, 파기의 악순환을 되풀이해 왔으며, 그때마다 신기하게도 국제사회로부터의 갈취에 ‘성공’하군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결과는 어떨까요? 물론 앞으로 북한의 행태를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만 현재까지의 평가는 김정은 포함 북한이 큰 ‘약점’을 보였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선 북한은 자기의 도발에 대해 여느 때처럼 오리발을 내밀면서 사태를 전쟁접경까지 몰고 갔습니다. 전연 군에는 전시상태, 지역에는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48시간의 최후통첩도 보냈죠.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전쟁열을 고취하면서 인민군 탄원 캠페인을 벌이고, 잠수함 50여척 잠적, 전연지역 무력증강, 미사일 발사태세, 특수부대를 투입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 전개 등 계단식 압박을 가했습니다.

동시에 최후통첩 48시간이 지나기 전에 먼저 회담을 제기했죠. 김양건 통전비서의 상대가 통일부장관과 격이 맞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이번엔 양보해서 통일부장관과 마주앉는 ‘이상한’ 행태도 보였고요.

그리고 회담기간 며칠 밤을 새면서도 뛰쳐나가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남한과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 심리전 중단결과를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는 속내를 그대로 노출시켰습니다. 확성기방송에 대한 아킬레스건도 보인 셈이죠.

회담시작을 알리면서 처음으로 남측을 대한민국으로 호칭하기도 했고, 회담결과는 그대로 중앙방송을 통해서 알리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북한은 왜 이런 행태를 보였을 가요. 우선 김정은의 미숙한 리더십 때문입니다. 김정은은 집권하자마자 2015년을 ‘조국통일의 원년’으로 선포했죠. 청와대에 3년 안에 인공기를 꽂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아마도 부하들 앞에서, 그리고 북한주민들 앞에서 이런 공언을 했기 때문에 저강도 도발을 통해 정세를 긴장시키고 전쟁접경까지 가는척하다 이를 수습하고, 일촉즉발의 사태를 자신의 현명한 영도에 의해 평화로 전환했다고 선전하는 방법으로 자기의 실수를 덮으려 했을 겁니다.

그러나 2013년 개성공단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 북한은 이번에도 자기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자기들이 자체로 수습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든 셈이죠.

회담결과로 현재 남북사이 이산가족상봉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더 발전되기를 기대하는 희망이 싹트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남북사이 평화와 안정이 정착돼 북한주민들도 새로운 삶과 희망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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