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덕분에 샌드위치 신세 된 세계보건기구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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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Naohiko Hatta/Pool Photo via AP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은 유엔산하 세계보건기구(WHO)라는 이름을 노동신문 등을 통해 봤을 것입니다.

이 국제기구는 보건위생 분야의 국제적인 협력을 위하여 설립된 UN 산하 조직입니다. 1948년에 세워진 세계보건기구에는 약 190여개 나라가 가입되어 있으며, 회원국들의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북한도 정치적 색채가 덜 짙은 세계보건기구의 지원을 받아 평양과 평안남도, 황해남도 일대에 결핵 병동 등을 지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국제적 지원도 이 조직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스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을 막아야 할 이 기구가 요즘 코로나를 확산시키는데 일조했다는 비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탈북 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이에 대해서와 앞으로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녹취]: (WHO) 그들은 중국의 꼭두각시입니다. 좋게 말해 중국 중심적인데, 그러나 그들은 중국의 꼭두각시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19일 화상으로 열린 WHO 총회에 참가하지 않은 채,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세계보건기구를 맹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를 지난 1월 31일 자신이 중국발 입국자를 금지시켰을 때 세계보건기구가 부적절한 조치라고 반대한 사례를 들었습니다.

당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발 입국자를 차단한다고 하자 “비효율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모든 국가에 국제 보건 규정에 어긋나는 (중국에 대한) 제한을 하지 말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심지어 그는 “중국의 야심차고 발 빠른 대응 덕분에 (코로나)위기를 피했다”며 중국을 일방적으로 두둔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코로나로 인한 피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27일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550만명에 사망자는 35만명에 달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는 미국으로 확진자 172만명에 사망자는 10만명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미국과 중국간에는 코로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 당국이 호북성 무한(우한)시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정보를 초기에 일방적으로 은폐해 세계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잃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초에 코로나 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많은 나라들이 팬데믹(대유행)이라고 거듭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소극적 태도를 취하다가 3월 11일이 되어서야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북한도 이미 1월 20일 경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간에 전염되는 끔찍한 전염병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북중 국경을 완전 폐쇄했는데도 세계보건기구 수장은 안일하게 대처했던 것입니다.

그리고도 “중국의 야심차고 발 빠른 대응 덕분에 (코로나)위기를 피했다”고 중국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가 하면, 미국이 1월31일 중국발 입국자를 차단한다고 하자 “비효율적”이라고 비판까지 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을 미리 막고 인간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세계보건기구가 오히려 중국편을 들면서 전세계인들을 공포와 죽음으로 몰아넣은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상당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지난5월 18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 이내에 실질적 개선을 하지 않으면 자금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탈퇴도 고려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와 이 조직의 사무총장의 거듭된 실수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해 책임질 것을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셈입니다.

그러면 이 세계보건 기구는 어떤 조직일까요?

전 세계 194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세계보건기구의 2018~2019년도 예산 규모는 약 60억 달러 정도 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 예산으로, 질병의 추적 및 분석, 정보 공유, 국가별 대응 자문, 백신 연구 개발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전체 회원국 가운데 미국은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는 국가입니다. 세계보건기구 2018∼2019년도 예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기부금은 8억9천300만달러입니다. 여기에 비해 중국이 내는 기여금은 약 4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 가운데 자체 운영으로 22억달러를 사용하고, 전문 직원 5000명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느슨하고 비대해진 중앙본부 조직과 구성원들로 하여 구조 조정의 대상이라는 논란은 일찍이 있었지만,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에 있어서 중국에 지나치게 편향되었다는 비난으로 하여 더욱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2003년에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을 지낸 한국인 고 이종욱 박사는 세계보건기구의 총 예산의 40%를 본부 직원들의 생활비와 사무실 비용으로 지출되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면서 “본부가 예산의 30%만 사용하고 나머지를 빈곤 국가와 지역의 의료지원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 조직은 지금도 에이즈와 말라리아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둘러싼, 이해충돌, 부패, 투명성 결여 등으로 인해 부패한 조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세계보건기구는 왜 중국에 지나치게 편향적인 태도를 취할까요?

이 세계보건기구는 중국의 세계 패권 야망에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판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유엔기관을 돈으로 매수해 자기에게 유리하게 행동하도록 유도한다고 지적합니다.

한동대 박원곤 교수의 말입니다.

[한동대 박원곤 교수/YTN 녹취]: 중국이 WHO에 대해서 향후 10년간 한국 돈으로 매년 1조 원씩 기부하겠다, 그 조건으로 거브레여수스 후보를 지원하는 조건을 사실상 공표해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은 지난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대만이 18일 진행된 세계보건총회(WHA)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두고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배제하도록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사무총장을 압박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나는 테워드로스 박사와 베이징의 이례적인 밀착 관계가 현재의 팬데믹 한참 전부터 시작된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중국을 감싸는 이유가 그가 중국의 지원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인터넷에서 난무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확산되던 1월 20일 경에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경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사실도 독일 주간 슈피겔에 의해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가 전세계에 팬데믹을 선포하는데 4~6주간 늦어졌고, 이로 인해 전세계가 코로나와 싸울 수 있는 시간을 낭비했다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중국의 눈치를 보며 과학이나 의학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이 세계보건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경우 북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요?

북한은 공중보건 개선을 위해 세계보건기구와 깊은 연계를 가졌습니다. 북한은 1990년 중반 대아사 기간에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긴급 구호 약품을 제공받았습니다. 북한 주민 들이 장마당에서 사서 쓰는 ‘유엔약’이 바로 세계보건기구가 지원한 약품과 주사약들입니다.

북한은 정치적인 색채가 덜한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지원을 받아 평양시와 강원도, 황해도 지역과 함흥 지구에 결핵 병동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일 미국이 세계보건기구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경우, 공중보건에 대한 국제적 지원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오랫동안 대북지원 업무에 관여해온 미국의 한 재미 한인 의사는 “세계보건기구 예산 가운데 미국의 분담금이 가장 많다”며 “사실상 미국이 지원하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세계보건기구의 지원도 어렵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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