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서울살이] 선군정치 노획품이라는 상투적 선전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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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서울살이] 선군정치 노획품이라는 상투적 선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진행되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최대비상방역전의 승리를 선포하는 역사적인 총화회의에서 중요연설을 하시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코로나 방역전 승리를 선포했군요. 김정은의 연설에 따르면 북한은 악성 전염병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국을 또다시 깨끗한 비루스 청결 지역으로 만든 것을 세계 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5 12일부터 가동시켰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추도록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일단 정상 방역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니 그건 반가운 소식입니다. 제가 예전부터 계속 말씀드렸듯이 코로나에 걸려도 젊은 사람들은 큰 피해가 없습니다. 한국도 요새 코로나가 재유행하고 있지만 치명률은 0.12%로 이미 중병을 앓고 있는 노약자들이 주로 사망합니다.

 

물론 북한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 몇 명이 죽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인구 통계도 조작하는 북한이 사망자 숫자를 정확히 밝힐 리도 만무하고, 아래 간부도 처벌받을까 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종식 선포는 남들이 보면 웃기는 일입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종식을 선포한 나라는 없습니다. 언제든지 코로나는 다시 돌 수 있습니다.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은 참 어리석은 일입니다.

 

지금 한국의 코로나 치명률 0.12%은 독감보다 약간 높은 수준입니다. 즉 이제 코로나의 위험도는 독감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독감은 다 걸려봤겠지만, 어느 나라가 독감 발생자를 1명도 없이 만들겠다고 선언합니까. 독감 막겠다고 국경 꽁꽁 틀어막고 수입도, 수출도 하지 않으면 정신 나간 행위죠. 독감은 해마다 되돌아옵니다. 올봄에 독감 완전 종식을 선언했다고 해도 겨울이면 또 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전 세계에 코로나가 퍼지지 않는 나라가 하나도 없는데 김정은이 완전 종식을 선언한 것은 참 섣부른 짓이죠. 코로나는 독감처럼 계속 함께 가야 하는 질병으로 진화되고 있는데 그것이 무섭다고 인민들 통제하고, 나다니지 못하게 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앞으로 코로나는 몇 년 더 지속될 것인데 언제까지 문을 꽁꽁 닫고 주민들을 못살게 굴 겁니까.

 

김정은이 코로나가 종식됐다고 선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도 분명 있을 겁니다. 북한은 지금 유엔의 강력한 제재로 수입도, 수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인지라 저런 식으로 방역에 핑계를 대고 수입 물자 못 들어오는 것을 합리화할지 모르겠습니다.

 

내부적으로 봐도 농사도 잘 안 되는데, 코로나라고 지원 인력도 보내지 않고 또 숱한 건설을 벌여놓고 사람들을 모이지 못하게 하면 아무 일도 되지 않죠. 북한이 멈춰 서 있는 상태에서 더 멈춰 서 있으면 체제가 마비될 수 있으니까 서둘러 종료를 선언하고 사람들을 다시 경제활동에 내보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코로나가 끝났다고 선포했으니 나쁘지는 않은데,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 토론에 나서 한 김여정의 발언이 매우 고약합니다. 김여정은 방역 실패의 책임을 남쪽에 뒤집어씌웠습니다. 옛날부터 자기들이 정치를 잘못한 책임을 모두 미제와 남조선괴뢰도당의 반공화국 압살 책동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던 것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입니다.

 

김여정은 그러면서대응도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고 위협을 했는데 조만간 한국을 향해 큰 도발을 하겠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이는 제가 몇 달 전부터 예측했던 것과 비슷한 줄거리로 보입니다. 지금 북한은 코로나 사태로 모든 창고가 텅텅 비고 식량을 사 올 돈도 없어졌습니다. 그나마 인도주의적으로 식량 지원을 무상으로 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인데, 지금까지 한국 정부를 욕하다가 갑자기 비굴한 모습으로 돌변해 쌀 좀 달라고 손을 내밀면 체면이 말이 아니겠죠.

 

그래서 저는 북한이 늘 그러던 것처럼 얻어갈 것이 있으면 도발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가령 분계선 쪽에서 포를 쏘면서 위기를 끌어올리다가 군사적 위협을 해소시키기 위해 군사 당국자 회담 같은 것을 만들어 마주 앉고, 여기서부터 시작해 분위기를 반전시키죠. 비유해서 말하면 친하고 싶을 때 먼저 한 매 툭 때리고 이쪽에서 화를 내면 싸울 듯이 하다가 화해를 하자며 손을 내미는 격이죠.

 

이렇게 되면 북한 인민을 향해선남조선 괴뢰가 장군님의 단호한 대처와 강력한 군사력에 겁을 먹고 꼬리를 내리면서 쌀로 보상해주었다. 항일유격대도 적들의 쌀을 빼앗아 먹고 살았던 것처럼 이번에 받은 쌀은 곧 위대한 선군 정치의 노획품이다라는 식으로 선전할 게 뻔합니다. 이건 상투적 수법이라 뻔한데도, 이런 선동이 아직도 북에서 먹히는 것은 외부로 향하는 문을 꽁꽁 닫아 매고 인민들의 눈과 귀를 가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생각만 하면 괘씸해서 김정은에겐 쌀 한 톨도 주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아마 대다수 남쪽 사람들의 심정이 그럴 겁니다.

 

아니, 한국이 뭐가 모자라서 저렇게 깡패식으로 나오는 북한에 지원을 해줍니까. 군사력으로 따져도 북한군은 한국군의 발바닥에도 비벼대지 못할 정도의 고물 무기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지금 북한을 손바닥 내려다보면서 도발하면 완전 가루로 만들어줄 능력이 있는데, 그래도 군사적 충돌은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는 행위라 참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김정은이 쌀을 받은 뒤 득의양양하게 내가 무서워 적들이 준 거라고 선전을 해도,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해 쌀도 줄 겁니다. 그러니 김정은의 선동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북한의 선동이 거짓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바로 저 같은 사람이 이렇게 매주 열심히 여러분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김정은 체제가 존속하는 한 저의 목소리도 계속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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