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나?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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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지난 8일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건배하는 모습.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지난 8일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건배하는 모습.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아무래도 김 위원장이 이번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뭘 논의했을까, 이게 가장 큰 관심사일 텐데요. 위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김정은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하였고, 지난 8일 베이징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8일 정상회담과 만찬, 오찬 등에서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은 앞으로 진행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논의하고, 평화협정 체결 문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문제 등을 토의하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저는 북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토론된 문제는 역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북중의 공동 대처 방안이었다고 봅니다. 지난해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중국을 방문하였던 김정은은 북한과 중국이 혁명의 한 참모부를 쓰는 동지관계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북중의 미국에 대한 전략,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북중의 공동 전략을 논의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둘째로 중국도 참가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를 토의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 협상도 적극 추진해 항구적인 평화 보장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국정원도 김정은의 방중 목적과 관련해 국회에 '중국까지 참여하는 평화협정 추진 방안을 시 주석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보고했습니다. 김정은이 남북한과 미중 등 4개국이 참여하는 평화협정을 향후 미북회담 의제로 올려 북한의 체제 안전을 확실히 보장받으려 한다는 소리입니다.

셋째로 논의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문제는 역시 북한이 가장 아파하고 있는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일 것으로 평가합니다. 저는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제기하였고, 중국이 일정 수준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지지를 하였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경제 지원 문제도 논의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자신의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에 기대려고 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방중이었다고 총평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인지도 관심사가 됐죠.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통상적으로 한 사람이나 한 국가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나 그 국가의 지난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은은 작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5월 7일에 중국을 찾았습니다.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분석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중국을 방문하여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시 주석에게서 조언을 얻고 공동의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여 중국을 든든한 배경으로 삼아 미국과의 회담에 임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도 최근 미중 무역 갈등 해결을 위해 베이징에서 미국과 차관급 무역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비핵화, 중국은 미중 무역 갈등 문제에서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에 중국에 가서 시진핑 주석을 만났으니, 다음 수순은 당연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당 부위원장의 회담일 것입니다. 지난 8일 한국의 조윤제 주미대사는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를 위한 물밑 접촉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북미 정상회담 준비 회담이 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측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1월 혹은 2월 중 개최할 의사를 반복해 강조한 것으로 미뤄 볼 때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회담은 이르면 폼페이오가 중동·아프리카 순방에서 돌아오는 다음주에 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을 방문하고 평양으로 돌아간 김정은이 북한 비핵화에서 어떠한 행보를 보이는 가에 따라서 미북 정상회담은 2월 혹은 3월에 열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성우: 다시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을 더 드리겠습니다. 이번 회담은 형식적인 면에서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고영환: 형식적인 측면에서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2차 또는 3차 방중 때와는 달리 기차를 타고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기차로 대략 19시간이 걸리니 오가는데 38시간 이상을 썼다는 소리입니다. 나흘간의 방중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베이징에서 잔 것은 1박뿐이니 1박 2일 방문이나 다름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김정은과 시진핑의 정상회담은 지난 8일 한 시간 동안만 진행됐습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이번 방중이 ‘북중 혈맹’ 과시용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미 양국이 미북 비핵화 협상 등 구체적 현안에 관해선 사전 조율을 마쳤고, 실제 정상 간 만남은 이를 확인하는 자리였을 것이란 뜻입니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의 ‘닮은꼴’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7일 평양역을 출발하며 검은색 중절모에 외투 차림으로 손을 흔들어 간부들에게 인사를 했는데, 이 모습은 김일성이 중국이나 소련을 방문하기 위해 평양역을 떠날 때의 모습을 그대로 연출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난 9일 김정은은 베이징반점에서 시진핑 주석이 베푼 환송 오찬에 참석하였습니다. 자금성과 천안문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이 호텔에서 김일성 주석도 이전에 식사를 하고 심지어 머리 손질도 하였다고 합니다. 김일성을 따라 한 모습이 많이 연출된 방중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정은을 동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공식 대표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텔레비전 화면에도 많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는 북한이 ‘가족 정치’를 하고 있다는 세계적인 평가, 그리고 김정은보다 김여정에게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김여정 자신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박성우: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인물들에 대한 분석도 해 주시죠.

고영환: 김정은의 방중에는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현재 미국과의 관계도 보고 있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북한의 외교 사령탑인 리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그리고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동행했습니다. 미북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방중에 북한의 대남, 대미 외교 수뇌부, 그리고 무력기관의 수장이 모두 동행한 것입니다.

특히 김영철은 이번 수행단 명단에서 첫 번째 순서로 호명됐습니다. 김영철이 리수용보다 먼저 호명된 것은 김영철의 북한 내 위상이 높아졌음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김영철을 북한의 2인자라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수용 부위원장은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그의 후견인 역할을 한 사람이고, 이용호 외무상은 이명제 전 김정일 서기실장의 아들로서 김정은 시기에 들어와 급성장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여기에 김정은 시기에 들어와 승승장구하는 노광철 인민무력상까지 다녀온 것입니다. 김정은 시기에 들어와 북한에서 뜨고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잘 보여준 방중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박성우: 김정은 위원장이 올 한 해 대외활동을 중국 방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이게 미북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요. 회담이 회담으로 끝날 게 아니라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가져오길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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