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평안북도 구성시를 핵시설 소재지로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한국 내에선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측은 한국에 대한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평안북도 구성시를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지역으로 지목한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지난 3월): 제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여기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한 보고 중에 지금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 HEU...북한의 우라늄 농축은 90%짜리 무기급 우라늄입니다.
미국이 정 장관 발언에 항의했다는 내용을 한국 언론이 17일 보도하자, 한국 정부는 이미 알려져 있던 사실이며 미국 측에도 발언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17일 장윤정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장윤정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지난 17일): 저희가 주한미국대사관과 여러 계기에 주기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미 대사관 측의 문의가 있었던 바, 장관의 발언 배경에 대해서 설명을 한 적이 있고요.
한국 대통령과 정부도 여기에 힘을 실었습니다.
20일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 장관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 장관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지난 20일): 이미 수십 차례 보도되고 공개된 공개 자료를 사용해서 정책을 설명한 것일 뿐입니다.
자신의 SNS에 쓴 글을 통해서도 “통일부 장관 취임 후 국내외 정보기관으로부터 핵시설 관련 정보보고를 일체 받은 적이 없다”며, 자신이 북핵 시설 정보를 누출했다는 주장은 “얼토당토않은 말”이라고 거듭 반박했습니다.

한국 국회 국방위원장인 야당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의원은 이에 반박하며 기자설명회를 열고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한국 국방부 장관에게 구성 핵시설 발언과 관련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만약 정말로 동맹국 최고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을 직접 찾아가 강력하게 항의했다면 정 장관 발언이 얼마나 심각한 기밀 유출이었는지 증명하는 척도입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이 구성 핵시설 발언에 항의하며 공유를 제한한 대북 정보는 미국 측이 위성을 통해 수집한 북한 기술 관련 정보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이달 초부터 한국에 이 같은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한 상황으로, 다만 북한 미사일 발사 동향 등 핵심적인 대북 감시정찰 정보공유는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군사대비태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 군 당국의 판단입니다.
북한 군사활동에 대한 한미 당국의 정보수집과 공유는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대북 감시정찰 태세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 국방부도 이날 북한 미사일과 관련된 한미 간 긴밀한 정보 공유가 변함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빛나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정빛나 한국 국방부 대변인: 한미 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포함해서 정보당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특히 한미 간 정보 공유는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지면서,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내용 역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보완한 뒤 분석, 판단해서 기자들에게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선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장관에게 항의했다는 것은 한미 군사외교상 적절하지 않고, 사실도 전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어 “한미는 주요 사안에 대해 수시 소통하고 있고,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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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통일 포기 않는 ‘유연한 특수관계’ 지향해야”
이런 가운데 한국 헌법이 여전히 통일을 지향하는 만큼, 북한이 내세우는 ‘두 국가론’을 전면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진단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류지성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한국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2026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평가토론회’에서 이른바 ‘영토조항’인 한국 헌법 제3조가 남북통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 통일은 분단 이전의 한 개 국가로서 그 온전성이 장래를 향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류 연구위원은 기존에 유지해온 것처럼 법적으로는 한 개의 국가, 사실적으론 두 개의 국가론을 유지하며 이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결국 특수관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류지성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 헌법으로는 이 ‘두 국가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통일을 포기하지 않는 전제 안에서 남북 관계를 잠정적인 특수 관계 등으로 설정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류 연구위원은 다만, 북한과 대화 및 교류가 단절되고 적대화된 현실을 정상화하려면 어느 정도는 북한 측 입장을 존중하고 대화를 재개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헌법에서 벗어나지 않는 통일 추진 과정에서 평화로운 공존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여러 입법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