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탈북 여성, 스마트폰으로 구직 나서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11.27
help_wanted-620.jpg 중국 길림성 연길 시내의 게시판에 붙은 독거 노인 간호 모집 안내. 2017년 10월 이시마루 지로 촬영.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중국 내 탈북 여성, 스마트폰으로 구직 나서>
- 사람 통해 소개받던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으로 게시판에서 구직
- 구인광고 게시판에는 북경, 상해의 일자리도 올라와
- 조선족 빠져나간 연변에는 탈북 여성 선호, 새로운 고용 문화 형성
- 연변 시내에는 조선말로 구인 광고 붙어
- 국경 경비 강화됐지만, 여전히 돈만 내면 탈북 가능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최근 중국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 탈북 여성을 만났습니다. 북한에서는 먹고 살기 어려워 1년 전 중국에 왔다는 이 여성은 가정부 일을 해 한 달에 중국 돈으로 3천 위안을 버는데요. 이 여성은 중국에서 구매한 스마트폰으로 일자리를 찾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가정부를 모집한다'는 게시판의 구인광고를 보는 건데요. 과거에 사람을 통해 소개받았던 일자리를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직접 구한다는 겁니다.

특히 사람을 찾는 구인광고의 게시판에는 북경과 상해 등에 사는 조선족이 올린 글도 있으며 급여는 연변 지역보다 2배 이상이 되는데요. 대부분 불법으로 중국에 넘어온 상당수 북한 사람이 몰래 일하는 실정입니다. 이 여성은 "일자리를 구할 때 북한에서 왔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연길에도 젊은 북한 여성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받아 주는 집이 많으며 일하는 도중 조건이 나쁘면 다시 스마트폰으로 게시판을 보고 일자리를 찾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아시아프레스'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사진을 보면 연길 시내의 게시판에는 조선말로 보모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광고지 내용에 따르면 '81세 할아버지 1명. 70세 이하의 착하고 깨끗한 사람 요구' '허리가 아픈 할머니 1명. 65세 이하의 성실한 사람 요구'라고 쓰여 있는데요, 모두 중국 내 북한 사람을 대상으로 내건 구인광고입니다. 조선족은 북한 여성이 불법 월경자인 줄 알면서도 고용하는데요, 이미 연변 지구에는 조선족 젊은이들이 한국이나 일본, 중국 내 대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조선말을 구사하는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인 데다 또 노인이나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말과 생활 문화가 통하는 북한 여성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최근 새로운 형태로 국경을 넘는 북한 주민이 나타나고 있는 건데요, 연변에 거주한 지 7년이 됐다는 60대 후반의 탈북 여성은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고령자를 간호하고 있는데요. 월급은 3천 위안으로, 자신이 보낸 송금으로 북한에 있는 가족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최근 5~6년 사이 국경 경비가 크게 강화됐고 탈북자 수도 많이 줄었지만, 가정부로 일하는 30대 탈북 여성은 "돈을 내면 길은 열린다"며 선불을 내면 북한에서 연변까지 데리고 오는 브로커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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