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제 발등 찍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요즘의 북한 행동이다. 새해 들어 1월 북한은 남한에 대해 “전면 대결태세에 진입한다”며 곧 전쟁이라도 일으킬 듯 위협적 말을 하더니 지금 한창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준비하고 서해상에 함정과 전투기를 집중 배치하는 등 군사적 움직임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2009.02.16
북한의 심상치 않은 도발적 움직임이 계속되자, 미국 오바마 새 정부의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 고위 관리들이 동시에 나서 “북한의 도발적 언행은 북한이 함께 가는 길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강경한 선제 경고를 발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모든 나라들이 평화와 안정, 그리고 무엇보다 긴급한 경제회복을 향해 노력하는 상황에 북한만이 무슨 의도에서 이 같은 도발적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인지 도시 헤아려 지지 않는다. 오죽하면 북한을 될수록 이해하려 하고 북한 동포들에게 식량과 의약품 등을 보내려고 전국적 운동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마저 “북한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은 사는 길이 아니다”라고 탄식하고 있지 않은가?

북한 핵 협상의 주요 상대국인 미국과 벌이는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인지, 또는 북한 체제 단속과 결속용인지 잘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어떤 의도에서든 분명한 것은 이 같은 행동이 북한엔 조금도 이롭지 않을 뿐 아니라, 반대로 크나큰 손실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는 점이다.

북한이 군사적 행동으로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위협한다면 잃을 것이 많다. 먼저 북한이 직접 대화를 바라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미국 의회는 북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런 분위기 아래서는 북한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미국 공연을 하기 어려우며 북한 축구단 역시 미국 방문 경기를 갖기 어렵다. 더 중요한 점은 북한이 가입을 원하는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이 아주 어렵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이 국제통화기금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뿐 아니라, 아시아개발은행을 비롯한 세계의 모든 금융기관 참여와 협력도 마찬가지다. 미국뿐 아니다. 최근 북한대표단이 방문해 관계개선 희망을 나타낸 유럽연합(EU)과 하는 관계개선이나 현재 북한을 지원하는 각종 국제기관의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16일은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7세 생일로 북한은 거국적으로 이날을 축하했다. 이런 경축일에 대외적으론 이웃 국가들과 선린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고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을 증진해 나가는 것이 정상적인 일이다. 군사적 도발 행동으로 긴장을 조성시키는 행위는 평화적 공존과 지역 안정에 역행하는 일이다.

미국 오바마 새 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일본 중국 첫 순방 중 19일 남한을 방문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13일 연설에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면 미국은 미북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 휴전체제를 평화조약으로 대체하며 북한주민들에 경제적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제 답은 북한이 내놓아야 한다. 북한이 진정 평화와 안정을 바라고 국제사회와 협력하기를 원한다면 지금의 도발적 행동을 즉시 그만두고 북한에 이익이 되는 길을 택하도록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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