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학풍경: 대학입학


2006.09.13

안녕하세요. 조명일 입니다. 어느덧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더워서 피하려고 했던 해 빛이 요즘은 따듯해서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한의 대학들에서는 개학이 시작되고 수강신청도 다 끝나 가면서 본격적인 새 학기 공부가 시작 되었습니다. 북한의 대학생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결심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죠?

지난 일요일에 제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좋은 도서관이 있길래 책을 좀 볼 가 해서 갔었는데 아침부터 많은 학생들이 독서실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일요일 이어서 학교에 가지 않고 집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을 보면서 어느덧 수능시험이 다가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능시험이라고 하면 북한에서 대학 입학 전에 치르는 예비시험과 비슷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 수능시험은 대학입학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의 대학 입학에 대해서 이야기 해드릴까 합니다.

남한의 대학입학은 크게 수시입학과 정시입학이 있습니다. 수시입학은 고등학교 3학년 졸업반 학생들 중에서 뛰어난 특기가 있다거나 우수한 수상경력을 가진 학생들, 또는 우대입학 조건을 가진 학생들을 선별해서 고등학교 졸업이전에 입학을 결정하는 시험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생 들은 11월 달에 수능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에 따라서 내년도 1월에 정시입학시험에 응시하게 됩니다. 북한과 달리 남한에서는 대학입학에 실패했다고 해도 다음해에 또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이렇게 여러 번 입학시험을 보는 학생들을 보고 하는 재수생, 3 수생 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남한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대학에 가는 것으로 보아 북한에 비해보았을 때 아주 많은 비율인 것 같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대학을 갈 때만 해도 30명 학급에 2~3명 정도가 대학에 갔었는데 여기 남한에서는 웬만하면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 입니다. 북한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지만 한국에서도 명문대학에 가기 위해서 엄청나게 경쟁이 치열합니다. 남한에서는 사회적으로 이름있는 좋은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식들을 명문대학에 보내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어려서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학원에서 또 많은 공부를 소화해내야 합니다.

한국의 대학입학은 북한하고 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하나의 대학에만 입학시험을 치를 수 있지만 여기 남한에서는 여러 개의 대학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지원을 할 수가 없지만 남한에서는 자기가 원하기만 한다면 어느 대학이라고 입학지원을 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유명한 대학에는 그만큼 수능시험이나 고등학교 학업 성적 등 우수한 능력의 학생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을 감안해서 입학지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학업 성적이라든지 수능시험성적에 근거해서 합격할 수 있을만한 수준의 대학을 고르게 됩니다.

한국에서 놀라왔던 것 중의 하나가 또한 수능시험일 입니다. 이 날은 국가적으로 큰 행사를 치르는 날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하루에 전국적으로 동시에 수백개의 학교에서 수십 만 명의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이날 교통혼잡을 피하고 수능생들을 지각없이 시험장에 도달할 수 있게 여러 가지 조치들을 취합니다.

그래서 이날은 일부러 모든 직장이나 일터의 출근을 몇 시간 정도 늦추게 한다거나 경찰차들을 동원해서 교통통제를 하기도 하며 수능시험장에 늦게 도착할 것 같은 학생들은 요청만 하면 경찰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면서 그 학생을 태우고 수능시험장까지 데려다 주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그 만큼 한국에서는 자식들의 대학입학에 대한 열망이 너무 높기 때문에 수능시험은 일년의 큰 국가대사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감동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남한 사람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물론 북한에서도 자식들을 잘 공부시키려는 부모들의 마음은 다 같겠지만 특별히 남한 사람들의 자식에 대한 교육열은 세계에서 1등이라고 정평이 나있습니다. 부모들은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희생합니다.

그리고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갈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합니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좋은 대학에 가서 훌륭한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성공하기를 바라며 거기서 자식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찾습니다. 이러한 치열한 교육열에 의해 한국이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하고 또 세계를 향해서 점점 더 강대한 나라로 경쟁하고 있는 오늘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북한의 여러분들도 어려운 환경이지만 나라의 미래가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열심히 공부를 해서 멀지 않은 통일의 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하겠습니다. 아침 낮의 온도차이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건강에 더욱 각별히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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