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北, 제 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 높아


2006.07.28

지난 7월 10~16일까지 북한지역에 쏟아진 폭우의 피해상황에 대해 북한선전매체들이 차츰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수해상황에 대해 "며칠째 내린 무더기 비와 폭우로 조선의 여러 지역에서 많은 인적 및 물질적 피해를 입었다"며 "이번 폭우로 나라의 여러 지역에서 수백 명이 사망 및 행불되고, 수만 동의 살림집과 공공건물이 부분 및 완전파괴, 침수됐으며 수백 개소의 도로와 다리, 철길이 파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6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한 중앙수문관리국 정룡우 부소장은 "대동강 상류지방에 내린 폭우는 90년 이후 가장 큰 것"이라고 말해 지난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때와 비슷한 피해가 예견되고 있습니다.

19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평안남도의 신양군, 양덕군, 성천군에 16일 6시간 동안 280∼320㎜의 기록적인 폭우로 가옥 1만1천524채가 파괴됐고, 100여명이 사망하고, 9천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대북소식통들은 이번 피해로 3천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에서 다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대홍수로 농사가 망칠 우려가 있는데다, ▲ 작년에 북한당국이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거부했고, ▲ 미사일발사 때문에 남한이 식량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은 남한과 중국,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식량을 지원해줘 주민들은 강냉이 밥이라도 굶지 않고 먹고 살았습니다.

북한에서 한해 먹고 살자면 650만 톤의 식량이 필요하고, 최소한 굶지 않자면 작게 잡아 550만 톤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세계식량계획의 조사자료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대풍이 들었다고 선포한 작년 식량생산량은 423만 톤에 그쳤습니다. 여전히 100만 톤이 모자라는 숫자이지요.

북한은 95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100만∼200만 톤 정도의 부족한 식량을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지난해 중국은 북한에 53만1천 톤의 식량을 지원했고, 한국은 39만4천 톤, 일본은 4만8천 톤, 미국은 2만8천t의 식량을 지원했지요.

세계식량계획(WFP)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 2004년보다 23.1%나 증가한 107만9천여 톤의 식량을 지원받아 세계적으로 에티오피아 다음으로 식량지원을 많이 받는 국가로 되었습니다.

문제는 작년까지 이렇게 먹고 살았는데, 올해가 문제입니다.

대북소식통들은 이번에 들이닥친 폭우로 평안도와 함경도, 황해남북도 지방의 수만 정보의 논밭이 물에 잠기고 수천 세대의 집이 물에 떠내려가고, 도로가 파손되었다고 합니다. 평안남도 양덕군의 경우, 14~15일 사이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나 주민 300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올해 10만 톤의 식량이 감소될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지원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WFP에서 식량지원의 뜻을 밝혔지만, 북한당국은 아직까지 그것을 수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원된 식량이 정확히 주민들에게 돌아가는지, 국제단체들이 감시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올 가을에는 굶어 죽지 않으려고 식량을 저축하려는 주민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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