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이들에게: 일본 동경 방문 (2)


2007.05.08

젊은 여러분 한 주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습니까? 전번 시간에 이어 일본 방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북한에 살 때 일본에 대한 생각은 이중적이었습니다. 일본은 우리와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철천지원수라는 생각과 일본은 발전한 경제 강국이고 일본제라고 하면 무엇이든 일등으로 쳐주는 생각을 함께 안고 살았었죠.

일본의 나리타공항에 내렸습니다. 굉장히 크고 화려할 줄 알았던 나리타공항은 그냥 평범했고, 이 전에 방문했던 국가들의 공항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크기나 화려한 같은 것도 남한 인천 공항에 비해서 좀 떨어졌습니다. 사람들도 저희와 비슷하고 그냥 평범했습니다.

공항의 직원들은 친절했습니다. 내 옆으로 남한의 젊은 여인이 어린아이를 안고짐을 끌고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일본 공항 직원이 친절하게 그 여인의 짐을 들어다 주었습니다. 방문 이틀째, 저는 전에 일본에서 만화책을 낼 때 알게 되었던 출판사 사장, 야마시다 씨와 일본에 와서 살고 있는 남한 여성, 조선족 출신의 여성을 함께 만났습니다.

저녁 식사를 했는데 우리들은 단숨에 친구가 되었습니다. 야마시다 씨와는 평소부터 친하게 지냈지만, 남한여성과 중국조선족 여성은 처음 만났는데도 이국땅에서 같은 민족을 만난 기분으로 금방 친해지게 된 것입니다.

식사를 하고 술 한잔 하고나니 우리의 이야기는 자연히 북한으로 흘러갔습니다. 두 여성은 TV에서 비춰지는 북한사람들의 삶을 보면 가슴이 미어온다고 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역시 같은 민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사람인 야마시다 씨도 21세기에 굶어죽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인류의 치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전쟁 시기도 아닌 평화 시기에 굶주림에 허덕이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저녁을 먹은 작은 식당은 일본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었지만 그 식당주인이 한국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주인과도 친하게 되었습니다. 주인은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너무 좋아서 우리에게 연신 맛있는 요리들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가 한참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음악이 흘러 나왔습니다.

민요 “도라지”였습니다. 남한여성과 중국조선족 여성 그리고 나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도라지”의 선율이 흘러나왔습니다. 일본사람인 식당주인도 따라 불렀습니다. 일본 땅에서 듣는 “도지지”노래의 선율 을 들으니 마음은 저 멀리 북녘 땅 내 고향에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젊은 여러분, 역사를 보면 프랑스와 영국은 백년동안 전쟁을 한 적도 있었고 독일은 구라파의 수많은 나라들과 전쟁을 했습니다. 일본은 미국의 진주만을 습격해서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고 또 미국은 일본의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투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나라들은 서로를 철천지원수로 생각하고 살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일본의 경제재건을 도왔고 또 일본도 미국과 친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와 영국 도 마찬가지며 독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여러분, 우리 민족만을 내세워 상처를 준 나라들을 끝까지 복수해야한다는 것이 현 시대에 맞는 생각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 정권은 미국과 일본이 우리민족의 철천지원수라면서 그들과 결사의 각오로 싸워야 한다고 선전합니다만, 그들을 직접 만나고 곁에서 보고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들도 우리에게 그런 생각은 품고 있진 않았습니다.

젊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용서와 화해, 평화가 적대, 전쟁, 미움 같은 것보다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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