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남쪽에선 고구마가 참 인기가 많습니다. 우리는 북쪽에 살 때 고구마는 쪄서 먹거나 구워 먹는 것 외에는 할 수없는 것으로 생각했지요.
하지만 퓨전요리가 유행하면서 고구마의 인기가 상당히 높아졌는데요 고구마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또 고구마로 만든 음식이 건강에 좋은 웰빙 음식인 데다가 고구마의 단맛이 사탕의 단맛보다 훨씬 맛있기 때문이랍니다.
최근에 고구마를 이용한 퓨전요리 가운데서 그중 인기가 많은 것이 고구마피자입니다.
피자는 원래 이탈리아에서 만들어먹는 과자의 한 종류인데요. 그래서 피자파이라고도 한답니다. 피자는 밀가루, 물, 소금, 기름, 사탕가루, 효모, 가루우유로 충분히 반죽하여 만드는데 우선 성형 밀대나 손으로 밀어 밑판인 크러스트(crust)를 만든 다음, 팬에 기름을 두르고 크러스트를 얹어 온도 40℃, 습도 87%에서 약 90∼120분간 발효시킵니다.
토마토페이스트와 물, 마늘, 월계수잎, 타바스코소스를 넣어 잘 저어서 끓인 다음 올스파이, 오레가노향을 넣어 만든 피자소스를 크러스트 위에 엷게 바르고 그 위에 토핑(topping)재료인 버섯·양파·치즈·피망·올리브·고기류 등을 얹어 300℃ 정도의 불에서 5∼10분 정도 굽습니다.
일반적으로 피자는 크러스트의 두께에 따라 두꺼운 팬피자(pan pizza)와 얇은 신피자(thin pizza)로 나누며, 크러스트 위에 얹는 토핑 재료에 따라서도 맛과 이름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오늘날 피자를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든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탈리아가 아닌 미국이라고 합니다.
19세기 말, 전쟁으로 유럽(구라파)에 공황과 기근이 계속되자 이탈리아인들은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게 되었는데요.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들은 미국인의 입맛에 맞춰 도우(껍질)가 두껍고 치즈와 각종 토핑을 넉넉하게 사용해 진한 맛이 나는 피자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때 미국에 도입된 프랜차이즈 판매방식은 피자의 대규모 생산에 적극 도입되었는데 이것이 피자가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한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요즘 남쪽에서 ‘콤비네이션’, 혹은 ‘슈프림’이라고 부르는, 페퍼로니와 채소, 햄 등을 얹은 피자는 정확히 말하면 미국식 피자입니다. 그러고 보면 피자처럼 세계 각국의 음식과 조화를 이룬 요리도 흔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일본인들은 장어나 오징어 피자를, 러시아 사람들은 훈제 청어를 얹은 피자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불고기 피자를 비롯해 감자피자, 고구마 피자 등 다양한 종류의 피자들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다이어트가 국민적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요즘 살찌는 음식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피자이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여전히 피자를 좋아한답니다.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피자는 기름기가 거의 없고 담백하다고 하는데 피자의 원조라고 불리는 곳은 바로 이탈리아 남부의 나폴리라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인들이 먹던 납작한 형태의 둥근 빵은 고대부터 있었지만 오늘날의 피자 형태가 나타난 것은 18세기 말부터인데 모짜렐라 치즈, 앤초비, 마늘, 올리브 기름 등을 빵 위에 얹어 먹었으며 토마토 토핑은 19세기 무렵부터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나폴리에서 가장 유명한 두 가지 피자는 마르게리타와 마리나라라고 하는데 마르게리타는 국왕 움베르토 1세의 왕비인 마르게리타에게 바쳐진 것으로 토마토와 바질, 모짜렐라 치즈로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해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피자를 좋아하던 가난한 어부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마리나라에는 토마토, 마늘, 오레가노가 들어가는데 내용물이 풍부하거나 양념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재료, 특히 반죽의 질에 상당부분 의존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보통 오븐이 아니라 반드시 참나무를 땐 화덕에서 익혀야 제 맛이 난다고 하는군요.
고구마피자는 지난시간에 말씀드린 퓨전요리의 일종인데요. 요즘은 외국음식인 피자에 고구마를 얹어 만든 우리나라 고구마 피자가 외국으로 수출되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고 수출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답니다.
고구마의 단맛이 치즈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는 고구마 피자는 한국인들 뿐 아니라 일본사람들도 상당히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저도 고구마피자를 꽤 좋아하는데요, 처음엔 피자의 치즈 맛이 입에 익지 않아 잘 먹지 못하였는데 요즘은 우리 아들보다 제가 더 피자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따끈따끈한 피자의 부드러운 치즈맛과 어우러진 달콤한 고구마 맛은 정말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게 한답니다. 말이 났던 김에 리치골드고구마피자 한판을 배달시켜 먹어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에게도 맛있는 피자한판을 배달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