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서방 관광객 대상 김정은 찬양가 보급?

앵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서방 관광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관광객들에게 김정은을 찬양하는 선전가 ‘친근한 어버이’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또 한 영상에는 북한 가이드가 노래방에서 직접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서방 관광객 앞에서 ‘친근한 어버이’ 공연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서방 관광객들이 SNS를 통해 여행 후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일,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서방 관광객을 받아들였고, 프랑스인 피에르 에밀 비오 씨를 포함한 13명의 관광객이 4박 5일 일정으로 라진을 다녀왔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한 소학교를 방문해 공연을 관람했는데, 공연에서 지난해 첫 공개된 김정은 찬양가 ‘친근한 어버이’를 부르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소학교 공연 음악] 노래하자 김정은~ 위대한 영도자, 자랑하자 김정은 친근한 어버이. 인민은 한 마음 믿고 따르네 친근한 어버이...

스무 명이 넘는 소학교 학생들이 장신구를 손에 들고 이 노래를 합창하며, 뒤편 스크린에서는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음악영화) 가 재생됩니다.

공연을 본 비오 씨는 “5살짜리 아이들이 어뢰와 폭발하는 배를 배경으로 노래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묘하게 매력적이면서도 섬뜩하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Pierre-emile Biot provided DPRK Video 북한을 방문한 프랑스 관광객 피에르 에밀 비오가 촬영한 북한 어린이 공연 영상. (비오 씨 제공)

김정은 찬양곡, 현대적 연출로 주민 세뇌 강화

‘친근한 어버이’는 지난해 4월,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 행사 당시 조선중앙TV의 보도에서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처음 공개됐습니다.

빠른 비트와 속도감 있는 화면 전환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며,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북한 내부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는 북한의 대표 아나운서 리춘히를 비롯한 조선중앙TV 진행자들이 등장해 기성세대의 친숙함을 자극하는 연출이 눈길을 끕니다.

이 곡은 2021년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서 처음 공개된 ‘친근한 이름’의 개사 버전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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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은 김정일을 찬양하는 곡으로, “노래하자 김정일 우리의 지도자, 자랑하자 김정일 친근한 이름”이라는 가사를 담고 있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도 이 노래는 강제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당국이 ‘친근한 어버이’ 노래 보급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기관, 기업소, 사회단체, 조직별로 강제로 배우게 하는 것도 모자라 거리에서는 방송차가, 가정에서는 유선방송이 반복적으로 틀어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제는 꽃제비들(거리의 아이들)조차 이 노래를 부를 지경”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공원에서 민요에 맞춰 춤추던 70~80대 노인들에게까지 ‘친근한 어버이’를 틀고 춤을 추도록 강요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지난 4월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뮤직비디오 형태의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를 공개했다.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 지난 4월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뮤직비디오 형태의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를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가이드도 노래방서 ‘친근한 어버이’ 열창

‘친근한 어버이’ 동영상이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 해외에서도 크게 보급됐지만, 대부분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조롱과 비난성 의도가 컸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편,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 YPT)가 최근 공개한 라진 여행 영상에서는 관광객들이 가이드와 함께 노래방(화면반주음악)을 찾았고, 북한 가이드가 직접 ‘친근한 어버이’를 부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다만, YPT 측은 자유아시아방송의 문의에 해당 영상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