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군 당국이 개인 군장을 팔거나 빼돌리는 일부 군인들의 일탈행위 차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최근 각 군부가 불의에 매 군인에게 보급된 개인 장구류(군장) 검열을 진행했다”며 “전군적으로 장구류를 팔아먹거나 빼돌리는 현상이 극심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청진에 주둔한 45사단이 전체 군인을 대상으로 개인 전투 장구류 검열을 실시했다”며 “이후 각 부대들이 군인들의 전투 장구류 관리상태를 수시로 검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군인은 누구나 무기, 탄약 등 전투 기재 외에 철갑모(철모), 개인 천막(우비 대용), 군용(야전) 밥통, 물통, 미대(쌀 주머니), 비상용품 등의 기타 물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개인 전투장구류라고 부르며 한곳에 보관하거나 각자 배낭에 보관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평소 훈련시 무기 등 전투기재는 사용하지만 개인이 가지고 있는 군장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이렇게 검열을 해야 상황 파악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음식과 맞바꾸는 전투 장구
그는 “최근 배고픔과 용돈이 필요한 일부 어린 군인들이 개인 장구를 팔아 먹거나 아는 주민에게 주는 현상이 많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라며 “실제로 이번 검열에서 가지고 있어야 할 장구가 없는 군인이 적지않게 적발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검열에서 제기된 군인들은 단단히 혼날 것 같다”며 “장구를 어떻게 처분했는지 따지고, 도로 찾아오거나 변상하는 등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군대에서 쓰는 군용 물품은 대체로 일반 물품보다 질이 좋다”며 “특히 60살까지 매년 교도대, 노농적위대 군사훈련이 진행되는 이 나라에서 군용 밥통과 물통은 누구나 탐내는 물건”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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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평안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월말 ~3월초 사이에 평안북도에 주둔하는 8군단 부대도 개인 장구류 검열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우리 집에 자주 드나드는 한 군인에게서 들은 내용”이라며 “대대 군인 전체가 운동장에 집결한 가운데 연대와 대대 지휘부 군관들이 한 개 소대 씩 분담해 무기 등 전투기술기재와 개인 장구가 다 있는지, 보관 상태는 어떤지 검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열에서 주로 제기된 물품은 군용 밥통과 개인 천막 등”이라며 “심지어 전투기술기재에 속하는 공병삽이 몇 개 없어진 부대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군용 밥통은 군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필요해 하는 물건이고 개인 천막은 비가 새는 집이나 창고 같은 것을 덮는데 정말 제격”이라며 “일부 갓 입대한 군인들이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군용 밥통, 물통 같은 장구를 몰래 팔아먹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코로나 사태 이후 이런 현상이 극심해지자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군 당국이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전반적인 검열을 한 것 같다”며 “배고픔과 같은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이 완전히 근절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