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안규백 한국 국방부 장관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동맹 강화와 국방력 강화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 본회의에 참석해 ‘역내 안보 도전과 대한민국의 전략적 대응’을 주제로 연설한 안규백 한국 국방부 장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국제 안보 환경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안보 위기에 대응해 동맹과 자주 국방력을 함께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안규백 한국 국방부 장관: 한국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주도의 한반도 방위를 위한 독자적 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안 장관은 북한이 내세운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 노선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와 국제안보 상황이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명실상부 세계 안보 주요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핵 등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란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안규백 한국 국방부 장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3축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미국과의 확장억제 협력도 심화·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안 장관은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감지·타격 체계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사이버·우주 역량 강화 노력을 소개하고 “첨단 기술 기반 자강 노력을 통해 한반도 방위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와 다차원적인 안보협력을 추진하겠다며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에 현실적으로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한반도 안정 유지가 곧 세계 평화에 직결된다”고 밝힌 안 장관은 현 정부 기조인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도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안 장관은 한국이 한반도에서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는 확고한 원칙을 구현할 것”이라며 “북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억제력을 유지하고, 남북 간 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평화공존 체제를 구축하는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연설을 통해 한국 핵추진잠수함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동맹의 여러 가지 역량과 능력에 대해 그 평가와 상호 우호적인 신뢰 관계가 굉장히 깊다”고 말했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측 국방 기여와 역량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미국이 한국을 단순한 안보 수혜국이 아니라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 동맹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동맹의 역할 확대 측면에서 한국이 모범적인 사례를 보이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어왔는데 이번 회의 참가를 계기로도 그런 의미가 좀 더 부각된 측면이 있는 것 같고...
유 연구위원은 안 장관의 이번 회의 참여가 대형 합의나 공동성명 수준은 아니지만 한미동맹 재조정 국면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부각시킨 측면이 있다며, 한미 안보 협의를 다음 단계로 진행시키는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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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북측 ‘두 국가’론에 호응하며 통일을 장기적으로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박형중 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개최한 ‘통일과 평화, 어떻게 재결합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북한 정권이 통일을 금지하고 적대를 영구화하려 할수록, 한국은 장기적으로 통일을 생각 가능한 미래로 남겨두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형중 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선 전면전을 하지 말자는 것이고 북한이 강압하는 것을 차단하자는 것이고, 통일 지평을 계속 보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론 통일 담론 현대화, 그리고 북한 주민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박 전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이 통일을 포기하고 ‘두 국가’ 관계를 승인하는 것은 적대성이나 군사적 긴장 완화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오히려 그런 정책은 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평화공존’이라는 장기 목표를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쉽게 실현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보다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도 같은 자리에서 “단기적인 국제정세가 불리해도 통일의 꿈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며, 의지를 갖고 있어야 역학관계 변화가 언젠가 가져올 통일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국제정치 역학관계는 고정 변수가 아니고 항상, 수시로 변합니다. 강력한 통일 의지를 갖고 있다면 그런 역학관계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통일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런 의지가 사라져 버린다면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와도 활용하지 못할 것입니다.
전우택 연세대 명예교수는 북한을 통일로 이끌기 위해선 그들의 주장에 내포된 모순을 견뎌내는 자세와 인내가 필요하다며, 북한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 상황에도 한국은 이를 준수하며 장기간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결국 통일을 달성하는 길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