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 회복세, ‘중국·전쟁’ 의존 등 구조적 약점”

앵커: 북한 경제가 대외 지표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크게 의존하는 등 구조적인 취약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동아시아연구원(EAI)이 6일 서울에서 주최한 ‘중장기 대북 전략 모색’ 토론회.

북한이 최근 몇 년 동안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그 배경엔 코로나 사태 이후 대중 무역 재개와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종민 국방대학교 교수는 다만 북한으로선 호재라고 할 수 있는 이 같은 회복 동력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이종민 국방대학교 교수: 이 회복의 핵심 동력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중국이라는 단일 시장에 의존하고 있고, 전쟁이란 일시적 수요에 기인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이게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전환되기 위해선 뭔가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교수는 주로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품 구성이 저부가가치·저기술·단일시장 의존이라는 구조적인 함정에 빠져 있다며, 수출의 이른바 ‘질적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러시아와의 협력이 전쟁이라는 일시적 조건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는 점, 북러 간 경제 협력이 중국에 대한 의존을 대체할 만한 수준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 같은 한계를 더욱 심화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민 국방대학교 교수: 러시아가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은 많지만, 북한으로부터 구입할 만한, 수입할 만한 품목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전 종전 후 복구가 단기적으로 유망한 협력 분야일 수 있지만, 북한으로선 장기적인 인력 통제가 어렵다는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종전 후 서방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거나,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재조정 또는 한반도 안정을 위한 다자 협의에 참여하는 등 외교 노선을 수정하는 경우도 북한의 현재 경제 노선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가 통제력을 높이기 위해 시장 기능을 억압하고, 이것이 물가 폭등으로 인한 민생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이미 장마당 등 시장에 적응한 북한 내 경제 체계를 뒤흔들 요소로 제시됐습니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최근 북한 당국이 감행한 이른바 ‘경제 재설계’ 때문에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사무소 대표의 말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사무소 대표: 2023년 10, 11월경에 10배 이상 노임을 인상했지만 그 수입은 한 달에 북한 돈 5만 원 정도입니다. 5만원으로는 백미를 하급품이라도 2kg도 살 수가 없는 상황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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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북 신형 구축함 등 해군력 강화 동향 주시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5천톤 급 신형 구축함 ‘강건호’ 무장체계 성능평가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최근 해군력 강화를 지속 강조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기조에서 지난 6월 ‘최현호’에 이어 ‘강건호’에 대한 시험이 이뤄졌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 북한은 9차 당대회와 최근 당전원회의 등을 통해서 해군력 강화를 지속 강조하고 있으며, 지난 6월 23일 구축함 ‘최현호’ 취역 지시에 이어서 이번에 구축함 ‘강건호’의 무장체계 시험 진행을, 진행한 것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진수식을 하다가 좌초됐던 신형 구축함 ‘강건호’에 탑재된 미사일과 함포 등 주요 무기체계 시험을 참관했다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강건호 전투체계 성능 평가 시험계획에 따라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함상포 및 자동 기관포들, 전자전 수단들을 비롯한 주요 무기체계들 시험이 진행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건함(Kang Kon)'의 주요 무기체계 성능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건함(Kang Kon)'의 주요 무기체계 성능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건함(Kang Kon)'의 주요 무기체계 성능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AFP)

방송을 통해 뱃머리에 장착된 함포와 측면에 배치된 자동 기관포에서 각각 진행한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7월 3일 북한 강건호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순항 미사일 등을 포착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강건호 시험공정을 끝내고 두 달 안에 취역시키라는 김 위원장 지시는 오는 9월 초 북한 정권수립일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시험과 관련해 “9월 초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정권수립 78주년 계기 취역식 개최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초음속 순항미사일 수직발사대(VLS)를 증설한 타격집중형 3번함이 10월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진수된다는 계획과 연계한다면, 오는 9~10월 국방 성과를 극대화하는 연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해군을 “과거 연안방어 보조전력에서 벗어난, 핵·미사일 운용 등을 수행하는 전략적인 군종으로 재정의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최근 신형 구축함을 공개함으로써 “해상에서의 억제력과 기동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구상”을 선보이고 있다며 “기존 지상발사 미사일 중심 억제구조가 노출성과 선제타격 측면에서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상 수단인 구축함 등을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북한 당국은 강건호를 지난해 5월 열린 진수식 당시 물에 띄우려고 했지만, 이 과정에 선체가 기울어지면서 넘어져 좌초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5월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해 5월): 측면 진수가 실패했다고 평가합니다. 현재 한국 군은 그런 측면 진수 방식은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크기나 규모 등을 볼 때 (사고 선박은) 최현호와 비슷한 장비를 갖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바다에 넘어져 있습니다.

사고 22일 만에 배를 물에서 건져 진수식을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습니다.

김 위원장 지시대로 두 달 안에 취역한다면, 사고 발생 1년여 만에 실전 배치되는 것입니다.

한편 사형제 폐지를 논의하는 국제회의 ‘세계사형폐지총회’(World Congress Against the Death Penalty)에서 북한 사형제도 관련 실태가 처음으로 조명됐습니다.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사흘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차 세계사형폐지총회 일정 첫날 탈북민 인권운동가 김은주 씨가 북한에서 겪은 사형제도를 증언했습니다.

김 씨는 이 자리에서 아홉 살에 처음 목격한 북한 내 공개처형이 목격자들과 사형수 가족들에게 남기는 정신적 후유증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증언을 들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누구도 처형을 보도록 강제돼서는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북한은 사형 선고와 집행에 대한 기초 현황조차 감춰온 불투명성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자의적구금실무그룹(WGAD)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희석 TJWG 법률분석관은 “북한 정권이 남용해온 처형은 공정한 재판 없이 초법적·자의적으로 집행되는 성격이 매우 강하다”며, 국제인권규범과 국제기구들이 발표한 보고서 등을 종합할 때 명백히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26년 동안 3년 마다 열려온 이 국제회의에서 공포 통치 수단으로 사형을 남발해온 국가들 중 하나로 북한이 조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