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외교부는 북한이 IT 인력을 활용한 불법 사이버 활동을 지속하는 것과 관련해, 그 수익이 핵·미사일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31일 미국과 일본, 영국, 호주(오스트랄리아), 캐나다 등 입장을 같이 하는 10개 나라와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IT, 즉 정보·통신 인력을 통한 외화 조달 행위에 경고하고 나선 한국.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4일 북한 IT 인력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어들인 수익은 상당 부분 핵·미사일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박두순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박두순 한국 외교부 대변인: 북한 IT 인력들은 북한 안팎에 체류하면서 국적과 신분을 위장해 전 세계 IT 기업들로부터 일감을 수주하고 있으며, 이들 수익의 상당 부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11개국 성명에 대해 “전 세계 각국 정부, 기업 및 개인 등을 대상으로 북한 IT 인력의 불법적 사이버 활동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이들의 활동 수법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의도치 않게 이들을 고용하는 일을 방지하고 대응 조치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IT 인력 채용 및 일감 발주는 기업 평판을 해칠 뿐 아니라 자산 탈취, 민감 정보 유출 등 한국 국민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함께 주의보를 발표한 참여국들은 북한 IT 인력이 다른 나라 국민으로 신분을 위장해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온라인 구인·조달·서비스 계약을 통해 일자리와 소득을 확보한다며 “이들은 취득한 급여를 북한 내 소속 기관에 송금할 목적으로 계약을 수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이 AI, 즉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점점 더 정교한 수법으로 신원을 은폐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참여국들은 “모든 국가, 기업 및 기타 기관이 북한 IT 인력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할 것을 요청한다”면서 “신원 확인 절차 강화 및 의심 계정 탐지 강화와 같은 대응조치를 지속해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이날 한국 등 참여국들이 불법적인 외화 조달을 경고하고 대응을 촉구한 것이 “무근거한 중상모략”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이 같은 주의보 발표가 “이미지에 먹칠을 하려는 불손한 목적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상투적인 정치적 비난선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주의보 발표 참여국들의 주장은 ‘신빙성이 결여된 거짓정보 유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습니다.
주의보 발표문에 따르면 북한 IT 인력은 국적과 신원을 위조해 계정을 개설하거나 채용 면접 응시에 제3의 대리인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급여는 직접 입금받는 것을 피하고 가상자산 등을 통한 지급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설명입니다.
웹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등 폭넓은 분야의 일감을 수주하는 한편, 그 외에 자체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체계를 이용한 외환 거래 사기 사례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에 따르면 모든 유엔 회원국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회원국 내에서 소득을 얻고 있는 모든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송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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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 북한인권특사, 국무부에 “인도적 지원 방북 허가해야”
이런 가운데 로버트 킹 전 미국 북한인권특사는 인도적 대북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인의 북한 방문 신청에 국무부가 쉽게 허가를 내줘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시절 특사를 지낸 킹 전 특사는 이날 한미경제연구소(KEI) 홈페이지에 낸 기고문을 통해 지난 2017년 시작된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가 내년 8월 말까지 연장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지난 10년 동안의 금지 조치가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북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공개적 평가가 없었다며 관광객뿐 아니라 인도주의 활동가들도 북한에 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금지 조치 이후 인도적 목적으로 예외를 인정받아 북한을 찾은 미국 시민 규모가 그 이전보다 크게 작다며, 미 정부는 국민에 대한 금지 조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방북 신청에 비용이 많이 들어 미국 인도지원 단체들에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간적 지연과 높은 비용 없이 활동가들이 방북 허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다만 북한 당국에 억류당해 사실상 인질이 될 위험이 있는 관광 목적 방북 금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이 같은 주장이 인도주의 단체 소속 활동가들에 한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