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추진하는 수매 사업에 대한 주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폐철, 파지, 공병 등을 수집해 바치는 기존의 수매 과제에 더해 지방공업공장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자재 수매 과제까지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월 31일 “최근 주민들이 파철(폐철), 파지, 파수지 등을 바치는 분기 수매 과제에 더해 지방공업공장 생산 정상화에 필요한 원자재까지 수매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얼마 전 경성군 각 가정 세대에 마른 구기자 1kg을 바치라는 수매 과제가 하달되었다”며 “새 식료공장 생산 정상화에 필요한 원자재 확보를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경성은 오래전부터 구기자 생산지로 유명하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구기자가 재배되지만 경성 구기자가 특별히 약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 최고의 한약 제조사인 만년보건회사가 매년 경성에서 수확된 마른 구기자를 싹쓸이하다시피 거두어 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해 준공된 경성식료공장이 구기자를 주원료로 하는 여러 식료품을 시제품으로 생산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생산 정상화를 위해서는 마른 구기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 군 당국이 수량이 제한된 구기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수매 과제를 하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구기자를 재배하지 않는 주민이 수매 과제를 수행하려면 마른 구기자를 돈으로 사서 바치는 길 밖에 없다”며 “구기자를 재배하지 않는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건 응당하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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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오래전부터 해오던 재활용품 수매 과제도 하기 힘든데 계속 새로운 수매 과제가 하달되고 있다”며 “사람들 속에서 재자원화 정책이 주민 들볶는 정책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 가죽 수매 과제도 하달
소식통은 “최근 당국이 여맹원들을 대상으로 개가죽 수매를 독려하고 있다”며 “1년에 다 큰 개 생가죽 1매를 바치라는 건데 군인들이 입는 털슈바(털외투)를 만들거나 기타 가죽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땅집(단층 주택)은 괜찮지만 아파트에 살면 개를 키우기 어렵다”며 “요즘 물품 가격이 크게 올라 개 한 마리 키우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새 식료공장에서 생산된 된장을 살 때 주원료인 콩을 수매해야 하는 지역도 있다”며 “자금이 없는 지방 당국이 지방공업공장 생산 정상화에 필요한 원자재를 주민 동원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많은 주민들이 파철, 파수지, 파지 등의 재활용품 수매 과제를 거의 돈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개 가죽 수매는 큰 돈이 든다”며 “당국이 주민 세부담을 없앤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재자원화법이 세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원자재 부족이 극심한 북한은 2020년4월 각종 쓰레기를 새로운 생산자원으로 이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재자원화법’을 제정했습니다. 이후 내각 경공업성에 재자원화국을 새로 설치했고 각 지방에는 수매소를 두고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