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 지역에서 아파트 주민의 외출과 귀가 사실을 매번 등록하고, 국내 휴대전화의 사진 촬영과 문자 표현 등에 대해서도 단속하는 등 김정은 정권의 주민 감시와 통제가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가 밝혔다.
이시마루 대표는 지난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인터뷰에서 “북한 취재를 시작한 지 35년이 넘었지만, 지금처럼 통제가 심한 시기가 없었다”라고 전제하고, 북한 당국이 인민반과 여성동맹 등 말단 조직까지 동원해 주민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사회가 국가의 전면적인 감시와 통제 아래 놓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경 지역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외출과 귀가 사실을 일일이 등록해야 하고, 방문객과 친척의 숙박 여부까지 기록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소개했다. 또 중국 전화기 사용자는 용서 없이 무조건 처벌 대상이며,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도 사진 촬영과 한국식 문자 표현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특히 휴대전화 자체적으로 ‘이것은 사용하지 못하는 문자입니다’라는 식으로 경고가 나온다는 것이다.
또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이 코로나 대유행 이후 시장경제 활동을 제한하고, 개인 경제활동까지 강력히 통제하면서, 경제 시스템 자체가 2020년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식량과 일반 소비품의 유통을 국가가 독점하면서 일부 권력층과 특권층만 이익을 얻는 구조가 됐다고 꼬집었다.
또 신압록강대교 개통 이후 북중 간 물류가 더 늘어나겠지만, 올해 3~4월부터 양국 사이에 교역은 활발해졌으며, 이미 유엔 대북 제재 위반 물품도 거래되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소수 특권층만 부 축적... 일부 현상에 북한 일반화는 오류”
[기자] 얼마 전 미국 워싱턴에서 흥미로운 토론회가 열렸다. 북한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스위스 구호단체의 대표가 북한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 변화를 소개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유명 상표의 옷을 입고, 미국 유명 브랜드의 옷을 부탁했다는 경험담도 소개했다. 대표께서는 30년 넘게 북한의 모습과 변화를 관찰해 왔고, 특히 지방 도시와 농촌 지역 주민의 삶을 오랫동안 추적해 왔는데, 앞서 구호단체 대표의 경험담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시마루 지로] 나도 그 기사를 읽었다. 또 이와 비슷한 평가를 내린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개인적인 솔직한 느낌을 말하면, ‘오래전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북한은 이전 사회와 많이 달라졌다. 그 변화에 대해 감지하기가 참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구호단체나 국제단체 관계자가 북한에 출입하면서, 특히 2010년대 후반에 평양을 중심으로 본 광경은 실제 그곳에 있었고, 직접 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북한이 국제기구 관계자나 언론인 등 외국인을 입국시킬 때는 보여주기 위한 무대를 사전에 준비한다. 북한에서 본 것이 거짓은 아니지만, 북한 정권이 전통적으로 이미지 전략상 외부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둘째는 2020년에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북한이 바로 문을 닫지 않았나. 중국과 관계를 비롯해 거의 다 단절했다. 이를 계기로 코로나가 확산하지 않게 북한 당국에서는 매우 강한 통제를 실시했다. 외국으로 사람이 오가지도 못하고, 물건의 수출입도 못 하게 하고, 국내 이동에 대한 통제도 정말 강하게 했다. 다시 말해 코로나가 유행한 2020년 이전, 시장 경제가 많이 확산∙확대했던 시기와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봐야 한다. 개인의 경제활동은 거의 못 하게 됐고, 식량부터 일반 소비품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유통은 국가가 독점하다시피 했다.
늘 이야기해 온 것인데, ‘북한 경제가 좋아졌다’, ‘나빠졌다’고 할 때 언제와 비교해 무엇이 좋아졌는지, 어떻게 좋아졌는지 등 지표를 제시하지 않으면, 단순한 방문 인상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금 러시아인, 중국인 외에는 외국인이 거의 북한에 못 들어가는 상황에서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북한 당국이 보여주는 이미지 전략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느낀다.
[기자] 우리가 이전부터 갖고 있던 북한에 대한 인식, 외부에서 평가하는 북한 사회 모습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요즘 전해지는 소식은, 북한이 예전처럼 굶주리고 못 사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예로 중국 단둥에 나와 있는 북한 사람이 스타벅스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외모나 차림새가 여느 한국 사람들과 다르지 않고, 명품 옷을 입고 다닌다는 전문가의 목격담을 듣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시마루 지로] 단둥에 나온 북한 사람을 본 목격담과 인상은 거짓말이 아닌, 솔직한 느낌이라고 본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과연 어떤 사람이 북한에서 단둥에 나올 수가 있는가다. 커피숍이나 호텔에서 만날 수 있는 북한 사람은 무역 일꾼, 비즈니스맨 중심일 테고, 아니면 외교관이나 정부 기관 사람이 대부분일 거다. 일반 파견 노동자들도 단둥을 중심으로 중국에 많이 나와 공장에서 일하지만, 이것은 불가능하지 않은가. 단둥에서 만날 수 있는 북한 사람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특권층, 부유층, 그리고 업무상 출장을 온 사람들이지, 일반 주민과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기자를 파견해 북중 국경 쪽을 계속 취재해 왔다. 단둥부터 출발해서 압록강 상류, 장백현 앞 혜산, 두만강 변도 살펴봤다. 그런데 단둥 앞은 중국에서 잘 보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새 아파트도 많이 건설하고 있지만, 좀 더 상류로 가면 밤은 여전히 깜깜하다. 그건 두만강 변도 마찬가지다. 단둥에서 만난 사람으로 북한 전체를 일반화하면 오해를 사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한다.

[기자] 최근 북중 국경 지역을 둘러본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아파트에 실외기도 많이 달리는 것 같고, 불빛도 제법 보인다고 하는데, 대표님의 견해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시마루 지로] 많은 차이가 있다. 북중 접경 지역은 중국 쪽에서 사람들이 보고, 유튜버들이 많은 영상을 촬영해 전 세계에 알리지 않나. 그래서 북한이 의식을 많이 한다. 특히 압록강 하류 단둥 부근에서 보면 (북한 쪽) 조명이 아주 밝고, 표면적으로 밤늦게까지 빛도 보인다. 그런데 12시가 넘으면 어두워지고, 상류 쪽으로 올라가면 아파트도 옛날 그대로이고 아주 깜깜하다.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진과 동영상으로 곧 보도할 예정이다.
[기자] 북한 당국의 시장 통제 강화로 주민들의 현금 수입이 급감했다고 하는데,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 예를 들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나 삼지연관광지구 등에 내국인이 여행을 많이 간다고 들었다. 하루에 미화 100달러 이상씩을 쓴다고 한다. 또 중국에서 북한으로 외제 차가 많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결국 돈이 있어야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거 아닌가. 그 와중에도 돈을 버는 사람은 여전히 있다는 것인가?
[이시마루 지로] 원산갈마관광지구, 삼지연관광지구는 김정은이 직접 지시하고 지도해서 개발한 관광지구다. 물론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 손님을 많이 유치하고 경제 활성화를 통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하겠다는 계획이 있었을 거다. 하지만 아직 외국인을 입국시키는 것에 많은 제한을 두고 있다. 아주 선택적인 외국인 이용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도 유지비가 많이 들고, 너무 한산하면 보기도 안 좋으니까 국내 사람들의 이용을 많이 장려한다. 하지만 돈이 많이 드니까 일반 사람은 못 간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있냐면,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낸 열성분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끔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초대권을 많이 준다. 그곳에서 자기 돈을 소비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거다. 아직 외국인을 입국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유지비도 어렵고 보기도 안 좋으니까 국내 사람들이 이용하게 하는데, 이것으로 과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나 삼지연관광지구의 유지비가 충당될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래서 국가 예산을 많이 투입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차량에 관해서는 거의 다 100% 가까이 중국 차들이다. 이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이다. 알게 모르게 중국에서 들여오는 차량인데, 여기에는 고급차와 일반 승용차도 있고, 버스도 있다. 그런데 승용차의 경우 한 대당 미화로 1만 달러라고 해도 공식적인 월급으로 이걸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공식적으로 국가가 정하는 노임이 다 정해져 있는데, 일반적인 국가 경제 시스템에서는 백 년, 천 년을 일해도 구입 못 하는 금액이다. 그러니까 이걸 구입하는 사람과 조직이 따로 있다. 극히 일부의 부유층이나 특권층이 조직적으로 도입한 차를 개인 차량처럼 사용하거나 아니면 지금은 개인 소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 차량 소유자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이 어디서 수입을 얻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기자] 그런 수입이 어디에서 생기나?
[이시마루 지로] 그것은 통제 시스템이 많이 강화하면서 국가가 유통을 독점하지 않았나. 식량과 일반 물자 등이 국가 주도 경제 시스템으로 급속히 넘어가는 상황인데, 극히 일부의 사람이 여기에 개입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시장 경제의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 안에서 극히 일부 권력에 가까운 사람이 돈을 벌고, 고급 승용차를 타는 것이다. 따라서 차가 많아졌다고 하면, ‘누가 타고 있는가’, ‘그 돈은 어디서 생겼는가’까지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주민 통제, 요즘처럼 심한 때 없어... 전례없이 강화”
[기자] 지난 10월 15일 북중 간 신압록강대교가 개통했다. 요즘 북한 시장에 중국산 제품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는데, 많은 전문가는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으로 중국산 물건들이 북한에 많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으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식 개방 개혁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제한도 있을 거란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나?
[이시마루 지로] 신압록강대교 개통 전후로 ‘아시아프레스’에도 사람을 보내 살펴봤다. 개통식은 화려하게 했는데, 그 후 10월 말까지는 그렇게 물류량이 많지 않았다. 북한 쪽 문제인지, 중국 쪽 문제인지 모르지만,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유통이 활발해지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고, 이 다리를 많이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신압록강대교가 하나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올해 3~4월경부터 북중 무역이 많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시아프레스’에서 살펴보는 곳은 세 군데인데, 중국 단둥과 신의주, 중국 길림성 장백과 북한 양강도 혜산, 그리고 중국 훈춘과 북한 라선 등 세 군데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 특히 혜산과 장백 사이에는 무역이 정말 활발해졌다. 북한에서는 식품들이 많이 나가고 있고, 이것은 대북 제재 위반 물품인데 동광석 같은 것도 조금씩 북한에서 중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승용차, 버스, 트럭, 화물차 등도 밀수를 차단하고 공식 세관을 통해서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대북 제재 위반이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 내부의 단속과 통제가 매우 강화했다고 강조했는데, 여기에는 경제적인 부문도 있지만, 사회적인 부문도 있을 것 같다. 요즘은 탈북이 거의 불가능하고, 외부와 통화도 매우 어려워졌다. 북중 국경부터 내부에 이르기까지 직접 체감하는 북한 통제와 단속의 수위 어느 정도인가?
[이시마루 지로] 내가 북한 취재를 시작한 지 35년이 지났는데, 지금처럼 통제가 심한 시기가 없었다. 이는 몇 년 전부터 유지돼 왔고, 국경과 시장 통제 등은 한마디로 전체적인 사회 통제, 주민 통제로 봐야 한다. 과거에 시장 경제가 활발해지면서 북한 정권 내부에서는 통제력이 많이 약해졌다고 평가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 지금은 보위국이 조직 개편되면서 ‘국가정보국’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단순히 호칭만 바뀐 게 아니라 조직적인 개편도 많이 진행됐다고 본다. 그리고 인민반, 여맹 조직 생활도 많이 강화했다.

아주 간단한 사례인데, 지금 인민반이 있지 않나. 20~30세대 정도를 하나로 묶어 서로가 감시하는 체계는 옛날부터 있었지만, 지금 국경 지역에서는 아파트 주민이 외출할 때 등록을 해야 한다. 그리고 들어올 때도 ‘지금 귀가했다’고 기록해야 한다.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어디 갔냐’고 조사까지 한다. 또 집에 손님이나 친척들도 찾아올 수 있지 있나.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다 적어야 한다. 그러니까 무단 숙박도 못 하고, 무단 외출도 못 하는 상황이 됐다. 아주 말단 조직인 인민반부터 시작해 보위부의 여러 주민 감시 단계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주민들이 꼼짝 못 하게,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든 행동을 국가가 파악하는 사회로 가고 있지 않나란 생각이 든다.
[기자] 요즘 휴대전화 단속 상황은 어떤가?
[이시마루 지로]중국 휴대폰 사용은 무조건 잡아가고, 벌금 내는 것으로는 용서를 안 해준다. 이는 외국과 통하는 사람들이라는 거다 국내 전화 사용에 대해서도 통제가 심한데, 바깥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하는 것도 통제하고 있고, 문자도 한국식 표현을 쓰면 기계가 경고를 한다. ‘이것은 사용하지 못하는 문자입니다’라는 식으로 경고가 나온다고 한다. 그러니까 사회 전체를 더 체계적으로,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