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의 주 기자는 현재 국제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자
: 주성하 기자님 안녕하세요.
주성하
: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 동아일보에서 일하신지는 몇 년 되셨나요?
주성하
: 동아일보에는 2003년 말에 입사했고요. 지금 2009년이니까 6년 정도 됐네요.
기자
: 직업을 기자로 선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주성하
: 기자직은 북한에서도 선망해왔던 직업입니다. 북한에 남한과 관련한 소설들이 많이 있는데요. 거기에 보면 기자에 대해서 서술된 책들도 있고, 또 멋있게 나와 있습니다. 한국에 오면 기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기회가 있어 기자가 됐습니다. 그래서 기쁩니다.
기자
: 서울에 있는 종합일간지에 입사하려면 보통 힘든 게 아닌데요. 주 기자님은 어떻게 준비했습니까?
주성하
: 뭐.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고요. 준비라고 했다면 북에 있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했고 그런 것이 모두 다 준비에 포함된 거죠. 어떤 계기가 있어 몇 달 밤새서 준비하는 것으로 안 되거든요. 여러 가지 꾸준한 노력과 10년 전부터 공부했던 내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현재 국제부에서 일하고 계신데요. 국제부라고 하면 낮과 밤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주성하
: 국제부에서 하는 일은 해외 뉴스를 다루는 일들이 주업무인데요. 주로 세계의 많은 뉴스가 미국을 중심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미국의 외신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 시각으로 오전이면 미국 시각으로 밤이고, 또 미국이 낮이면 한국이 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기사들은 주로 미국에서 낮에 발생하는 기사들은 저녁이 돼야 한국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독자들에게 보여주려면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고 수시로 내용을 갱신해서 뉴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자
: 영어와 중국어도 아주 능통하다고 들었는데요. 외국어 공부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주성하
: 외국어 공부는 어릴 때부터 충실히 했습니다. 대학교육 과정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중국어는 혼자서 했습니다. 중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기 때문에 제가 중국에 몇 년간 있으면서 자습을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어 말하기는 오히려 영어보다 좀 더 잘 말할 수 있는데요. 말하자면 ‘생존 중국어’를 익혔습니다. 여기 동아일보에 입사해서도 6년 동안 꾸준히 공부해왔습니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탈북자 출신의 기자들은 보통 북한과 관련한 쪽에 전문적으로 일하고 있지만, 주 기자님은 그런 관련 부서보다는 사회부와 국제부 등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주성하
: 특별한 이유는 없고요.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언론사에 입사할 때 치열한 경쟁이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할 때 30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6명의 기자를 뽑는데, 약 1,800명 정도가 지원했습니다. 지원자들은 모두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학들을 나온 사람들입니다. 물론 특화된 북한 뉴스만 다루면 저는 오히려 편하게 일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이왕 힘들게 들어온 거. 입사 순간부터 여기 일반 기자랑 똑같이 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회부는 물론이고, 국제부, 정치부도 하고, 또 앞으로 제가 청와대에도 출입할 수 있고, 국회도 출입할 수 있고, 또는 삼성그룹이나 엘지그룹 등 경제 취재기자도 할 수 있고요. 북한에서 왔기 때문에 그것을 못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10년이나 20년 후에 북한 뉴스가 중요해지고, 제가 해야 할 그런 순간이 오면 그때는 저도 북한 뉴스만 다루고 싶습니다.
기자
: 현재 조선일보에는 강철환 씨가 탈북자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탈북자 출신의 기자로서 서로 만나 얘기도 하고 그렇습니까?
주성하
: 네. 당연히 그렇죠. 강철환 기자는 벌써 언론사에 입사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저보다도 경험이 많고, 또 오랫동안 일하셨기 때문에 제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사실은 동아일보에 입사할 수 있는 꿈을 가진 것도 강철환 기자가 선두로 나서서 해주니까 힘을 얻고 저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기자
: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 가운데 주 기자님처럼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주성하
: 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중에서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국의 언론사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입사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신문사는 탈북자들이 활동하기엔 좀 편합니다. 왜냐하면, 방송 같은 경우에는 말투를 고치기 어려워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방송을 목표로 하는 사람은 우선 말투부터 고쳐야 하고, 신문사에 입사하려면 자기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이것은 북이나 남이나 할 것 없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만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고요. 북한에 있는 다른 사람들 혹시나 훗날 한국에 오실 분들에게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북이든 남이든 어디서든 배운 지식은 그대로 남습니다. 북한에서 배운 지식이 한국에선 못 쓴다 하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김일성 혁명역사도 쓸모가 있습니다. 여기 한국에서는 김일성 혁명역사를 배운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나름대로 그것에 대해 정통한 사람이라면 경쟁력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위치와 상황에서 열심히 하면 결국 기회는 자기가 살아가는 동안에 온다고 생각합니다. 늘 꿈을 갖고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 기자로서 지금도 많은 활동하고 계신데, 앞으로 더 큰 꿈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주성하
: 저의 꿈은 첫째도 통일이고, 둘째도 통일이고, 셋째도 통일입니다. 지금 제가 비록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제가 태어난 곳이 북한이라는 생각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지금 30대입니다. 앞으로 10년이든 20년이든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 생애는 반드시 북한에 돌아가서 활동할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시다시피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매우 가난한 국가이고 지금도 굶어 죽는 사람이 있는 국가입니다. 그런 국가는 세계에서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국가가 다시 부흥하려면 수많은 인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고 저는 솔직히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 민족은 머리 좋고, 우수한데요. 한국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이 작은 영토에서 세계 13위 경제 대국을 건설하고 우뚝 서지 않았습니까. 북한도 같은 민족입니다.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저렇게 사는 게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북에 돌아갈 수 있는 형편은 못되니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제가 서 있는 이 위치에서, 즉 동아일보 기자라는 이 위치에서 굳건히 발을 붙이고 서서 북한 주민들에게는 빛과 소금이 되는 기자가 됩니다. 또 남한 사람들에게는 북한의 실정을 널리 알리는 선도자적인 역할을 하는 데 제 모든 능력과 땀과 열정을 바치고 싶습니다.
기자
: 네, 그 꿈 꼭 이루어지길 기원하겠고요. 주 기자님, 바쁘실 텐데 오늘 저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 출연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