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원정세관 통해 함경북도 화교 귀국 허용
2024.01.17

앵커: 북한 당국이 중국 훈춘과 연결된 원정세관을 통해 화교들의 북한 입국을 승인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2월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시, 평안남도, 평안북도 등 북한 서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화교 70여명이 12월 22일 단동-신의주를 통해 3년만에 귀가한다는 소식을 보도한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중국 길림성 연길시의 한 현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오늘 북한 화교 10여 명이 원정세관(훈춘-나선)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을 떠나 3년 넘게 중국에 체류해온 화교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지역 세관을 통해 집으로 가길 원했지만 작년 12월 신의주를 통한 입국만 허용되면서 함경북도, 함경남도, 양강도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북한의 승인을 기다려야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드디어 승인이 떨어져 1월 16일 1차로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화교 10여 명이 버스로 연길을 출발해 원정세관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다”며 “북한 지방에는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대형 버스가 없는데다 화교들이 가지고 가는 짐도 있어 한번에 귀국하는 인원을 10명 정도로 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귀국과 관련해 심양 총영사관이 1인당 가지고 가는 짐을 큰 가방 3개까지만 허용했고 특히 한국 드라마나 녹화물(영상), 한국 상표와 글씨가 있는 상품은 절대 안된다는 당부와 함께 그런 물품이 발견되는 경우 책임져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화교들의 귀국과 관련해 북한이 돈을 요구하는 건 없었다”며 다만 “함경북도 화교위원회가 도내 화교 자녀들이 다니는 청진화교학교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원금을 낼 것을 요구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길림성 훈춘시의 한 화교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1차 귀가에 이어 음력설(2.10)을 맞아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에 사는 화교들의 2차 귀가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 화교들이 이전처럼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가까운 세관을 통해 중국을 오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북한 심양 총영사관에서 그런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에 사는 화교들도 혜산세관(장백-혜산)을 통해 귀가하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화교들의 귀가를 북한 각 도별 화교위원회가 추진하고 있고 화교들이 각각 자기가 사는 지역의 화교 조직에 소속되어 있어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이 원정세관을 통한 화교들의 귀가를 승인한 이상 혜산세관이 열리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국과 마주하고 있는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함경북도에는 중국과 연결된 철로와 다리가 있는데, 그 곳에는 세관이 설치돼 있습니다. 북한 세관은 세관총국이 관할하며 세관총국은 국가보위성 소속입니다. 신의주를 제외한 다른 세관의 경우 올해 들어와 간간히 물자 교역은 진행됐지만 인적 왕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