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폐개혁 찬성 주민 대폭 줄어

워싱턴-정영 ot@rfa.org
2010.02.17
MC: 최근 쌀 값 폭등과 식량 배급 부족 사태로 살아가기 어렵게 된 북한 주민의 약 80%가 당국의 화폐개혁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화폐개혁이 있은 지 3개월째 되는 지금, 대부분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화폐개혁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이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죽 먹는 사람이 이젠 잘사는 사람이 되었어요. 화폐개혁 시작했을 때는 노동자 농민들의 80%가 지지했는데, 지금은 다 반대예요. 농민들이고 노동자들이고 장사밑천을 다 빼앗기고 다 원한을 샀어요. 말이 아니에요. 지금...”


이 소식통은 자기가 거주하고 있는 청진시의 어느 한 구역의 주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화폐개혁이 시작되었을 때와 현재를 관찰한 결과 주민의 약 80%가 이번 조치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청진시의 외화벌이 종사자 12명, 시장 상인 15명과 노동자 73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고, 사회 주류계층인 노동당 간부와 권력기관 종사자, 공무원은 조사대상에 넣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화폐개혁이 시작되자, 외화벌이 종사자와 상인들은 처음부터 불만세력으로 되었고, 노동자들은 대부분 이 조치를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가구당 교환 한도인 구권 10만원을 100대1로 바꾸어 1천원을 소유하게 되었고, 장려금 형식으로 성인 1인당 500원씩 더 받아 식구가 5명인 어느 가정에는 3천500원이 차례졌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게다가 월급도 2천 원가량 받으면서 당시 24원(kg)짜리 쌀을 100kg나 구매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쌀 가격이 500(kg)원으로 상승하면서 노동자들은 한 달 월급으로 4kg밖에 사지 못하는 빈곤층으로 떨어지면서 “이게 아이들 장난인가?”라며 당국의 화폐정책을 비난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화폐개혁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기는 농민들도 마찬가집니다. 함경북도 지방의 농민들은 화폐개혁 초기에 1만 5천원을 장려금으로 받아 좋아했지만, 지금은 쌀값이 너무 올라 그 돈으로 모자라는 식량을 사기도 어렵다면서 “지금 쌀 가격 500원(kg)은 과거에 비해 20배나 오른 격”이라며 “국가의 화폐정책이 도루메기(도루묵)가 되었다”고 비난한다고 그곳 탈북자 가족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시장의 영세 상인들도 화폐개혁 불만 세력이 되고 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 한 소식통은 화폐개혁 이전에 국수장사와 떡 장사로 하루 벌어 근근이 버텨오던 영세상인들이 최근 들어 물가가 치솟자, “국가가 내 장사 밑천을 모두 빼앗아 갔다”며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혜산 주민들은 “너무 오른 물가 때문에 양말 하나 사기도 어렵다”면서 “아침에 쌀값이 다르고, 저녁에 쌀값이 달라서 어느 게 진짜인지 혼란스럽다”며 황당해 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밥 먹던 사람들이 죽을 먹는 사람으로 되었다면서 그들이 ‘김정일’의 이름을 막 부르는 것도 이번 화폐정책이 자신들의 삶을 파괴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화폐개혁 초기에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를 우대하는 조치”라면서 노동자, 농민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선심용’ 돈뭉치도 뿌렸습니다.

그러나 물자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물가폭등을 잡지 못해 결국 시작 3개월 만에 노동자, 농민들로부터도 “실패한 정책”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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