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양력설 보다 음력설을 명절로 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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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양력설을 쇠어 온 북한 주민들이 점차 음력설을 특별한 명절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음력설날(춘절)을 진짜 명절로 여기는 분위기가 북한 주민들 속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3일 “요즘은 어딜 가나 주민들이 음력설 명절분위기로 한껏 들떠있다”면서 “주민들이 많이 찾는 장마당이나 상점가의 풍경이 양력 설 때보다 더 활기를 띠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대개 양력설을 새해의 첫 시작으로 보고 설날을 즐기는 경향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새해 첫날 명절 분위기가 음력설로 옮겨가는 상태”라면서 “신년 첫 날인 양력설에 잘 먹고 잘 놀아야 한 해가 무탈하다는 설날 인식이 음력설로 점차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 떡과 고기, 과일 등으로 음력설을 준비하려는 주민들이 장마당에 몰려들고 있다”면서 “장마당 풍경 하나만 보아도 확실히 과거에 비해 주민들이 양력설보다 음력설을 더 큰 명절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장마당에 음력설을 위한 음식 준비를 위해 주민들이 몰리고 있지만 물건 값이 너무 비싸 선뜻 사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돼지고기는 kg당 12~15위안, 입쌀은 kg당 2.80~ 3위안, 계란은 10알묶음 1개당 10위안~12위안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작년 음력설은 김정일 생일인 2.16 광명성절과 겹쳐 주민들이 동상헌화와 각종 정치행사로 인해 민속 명절 분위기를 즐기지 못 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음력설은 주민들이 여유롭게 민속 명절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4일 “올해 음력설은 하루 휴식으로 정해져 온전히 명절을 즐기게 되었다”면서 “양력설에 헌화증정과 신년사 시청 등 행사에 내몰리던 주민들은 음력설에야 제대로 된 설을 쇠기 때문에 음력설 준비에 더 힘을 쏟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음력설에는 우리 전통 민속에 따라 세배를 하게 되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우선 준비하는 것은 세뱃돈”이라면서 “일부 주민들이 음력설 세뱃돈을 마련키 위해 환전에 나서면서 돈데꼬(환전상)들이 성수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음력설 명절 뒤 끝에는 직장에서 세뱃돈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한다”면서 “부모들은 올해 세뱃돈을 얼마나 주었는가를 이야기 하고 어린 학생들은 얼마를 받았냐는 게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제 주민들도 정치행사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양력설보다 온전히 민속명절로 즐길 수 있는 음력설을 더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중국과 우호관계가 회복되면서 음력설(춘절)을 최대의 명절로 즐기는 중국인들과 교류가 잦아지면서 음력설이 부각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