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과 수교 전 핵포기 안할 것” - 전문가
2006.08.02
북한이 지난달 초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뒤 7월 중순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조지아 대학교의 박한식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 수교를 하기 전에는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북한과 양자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로서 지난 80년대부터 북한을 수십 차례 방문한 바 있는 박한식 교수는 미국과의 외교 관계정상화 이전에는 북한 김정일 정권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북미수교를 통해 제도적으로 정권의 안위를 확보할 경우 북한은 기꺼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한식: 북미간의 국교가 정상화되기 전에 (북한의) 완전한 핵포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북미 정치관계가 정상화되고 평화협정과 불가침조약이 이뤄진 상황에서는 북한이 (오히려)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핵을 포기한 후에도 정권유지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을 것으로 본다.
박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7월초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이유는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북한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또 이를 조속히 해결해야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 등 군사력 강화를 진정으로 꾀했다면 그것은 비밀리에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한식: 이 시점에서 이것을 그렇게(조용히 무기개발을) 하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국제적인 관심을 끈 것은 미국과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본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 금융조치 등 국제사회의 핵포기 압박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박 교수는 미국의 금융제재는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그러한 압박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전쟁을 대비하기위해 막대한 자원을 군비에 쏟아야하는 상황을 더 이상 원치 않고 있으며 모든 국력을 모아 북한 경제개발에 매진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은 앞으로 얼마든지 미사일을 추가로 시험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관리들은 미사일 시험발사가 주권국가의 행위로서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한식: 북한의 군부가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공격당하게 됐다고 철저히 믿게 되면 지금까지 허리띠를 졸라매고 만들어 놓은 무기가 그대로 파괴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미사일 더 쏘는 것은 얼마든지 가까운 장래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러 북한사람들에게 들었지만 미사일 쏘는 것이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
그 때문에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제지하려 하면, 북한은 주권 행사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핵연료 재처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이미 핵보유 선언까지 한 마당에 핵연료 재처리 등으로 더 이상 군사력을 과시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불법행위 문제와 관련해서는 물론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지만 우선순위에 있어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은 6자회담 틀 안이 아닌 별도의 양자대화라는 북한의 요청을 수락하고 이것을 6자회담과 병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원하는 것은 특별히 미국으로부터 무엇인가 더 얻어내겠다는 의도라기보다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대등한 협상 상대로 인정해주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교수는 또 최근 자신의 기고문을 인용한 북한이 제2의 한국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남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그 진의가 조금 와전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남침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한식: 북한이 전쟁에 대비를 하고 있다. 악의 축의 일원으로서 공격을 당할 것을 대비해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제2의 남침을 준비하고 있다고 그렇게까지 해석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내 의도, 또 내가 쓴 것과 차이가 있다.
한편, 박 교수는 최근 남한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보류한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은 반드시 계속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남한이 북한에 압박을 가하길 원한다면 금강산 관광 사업이나 개성공단 사업의 축소를 통해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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