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언론, 북한인권국제대회 뜨거운 관심

1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 4차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 미국의 리카르도 라미레즈 가톨릭 주교는 21세기 국가들의 안보와 안정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한의 기독교 총연합회의 박신호 사회국장은 북한내 수용소 수감자들 대부분이 기독교인들이라고 말하고 북한의 지하교인들에게 성경책을 비밀리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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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라미레즈 (Ricardo Ramirez) 미국 뉴멕시코 담당 주교 - RFA PHOTO/장명화

이탈리아의 최대 일간지인 코리에르 델라 세라 (Corriere della Sera)가 12일자 신문 전면에 이날 열린 제 4차 북한인권국제대회에 관련소식을 싣고, 또 이탈리아 상업방송인 스카이 방송, 그리고 이탈리아 위성방송인 라이 뉴스 24 (Rai News 24) 등 이탈리아 취재진의 뜨거운 열기 속에 대회의 오후 토론회는 진행되었습니다.

토론회에 앞서, 행사장에서는 ‘꽃동산 (Flower Garden)'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가 잠시 상영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영어자막이 깔린 이 기록영화는 베이징 남한대사관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중국공안에 끌려가는 탈북자 가족들을 비롯해, 다양한 탈북자들이 등장해 그들이 겪은 참상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정치범 수용소 등 북한 곳곳에서 죽어간 북한주민을 묻은 흙더미를 ‘꽃동산’이라고 부른다면서, 지금도 꽃동산의 수가 헤아릴 수 없이 자꾸만 늘어만 간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끝을 맺었습니다.

'북한종교자유의 실태‘라는 제목의 토론회 사회를 본 리카르도 라미레즈 미국 뉴멕시코 담당 주교는 인사말에서 서거한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을 인용해, 21세기를 사는 민족들과 국가들이 안보와 안정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Ricardo Ramirez: Pope John Paul II has written that respect of every expression of religious freedom is the most effective means for guaranteeing security and stability within the family of people and nations in the 21st century.

그러면서, 북한정부는 지난 몇 십년간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를 북한주민들에게 전혀 허용하지 않았음을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한때는 종교적으로 왕성했던 땅을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한 숭배를 강요하는 동토의 땅으로 바꾸어버렸다고 개탄했습니다.

남한 천주교를 대표해 회의에 참석한 김현욱 전 국회의원은 지난 3월말에 이곳 로마를 방문해 새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종교자유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자, 교황이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며, 동감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욱: 저는 교황님께 ‘북한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문제가 절박합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독일의 나치시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교황님과 가톨릭교회와 한국 가톨릭교회의 음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가 북한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셔야 할 절정에 와있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김 전의원은 특히 남한의 천주교계의 반성을 주문했습니다. 지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북한의 조선 천주교인협회의 장재언 위원장에게 115억이 넘는 돈을 지원해주면서, 한국전쟁을 전후해 북한에서 순교당한 주교, 사제, 평신도들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한 것은 명백히 잘못했다는 설명입니다.

남한의 기독교계를 대표해 참석한 한국기독교 총연합회의 박신호 사회국장은 수용소에 감금된 대다수는 종교인들, 특히 기독교인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여러 경로를 통해 지하교회 교인들이 북한 내에 엄연히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들의 요청에 따라 성경책을 비밀리에 보내고 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박 국장은 또 이들을 위해 7가지 종류의 단파라디오를 만들어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신호 목사: 이렇게 돌려서 자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배터리가 필요 없음) 그래서 이렇게 이어폰을 꼽아서 그렇게 몰래 이불 덮어쓰고 들을 필요 없이 이불을 안 덮어쓰고 집에서 이어폰 끼고 들을 수 있도록, 그래서 남한의 방송과 또 기독교 방송과 미국의 방송들을, 저희들이 얼마 전에 한국에 와있는 탈북자들을 조사했더니만은 KBS사회교육방송을 제일 많이 듣고, 그 다음에 극동기독교 방송을 듣고, 세 번째가 미국방송, 여기 앞에 앉아 계신 RFA 방송을 제일 많이 듣고, 그 다음에 자유북한방송을 네 번째로 많이 들었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남한의 불교계를 대표해 참석한 민간단체 ‘좋은 벗들’의 이승용 평화인권부장은 북한주민들은 외부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종교의 자유에는 관심이 없으며, 오히려 먹을 것, 입을 것, 장사가 잘 될 지, 진급 등 당장 먹고 사는 데만 관심이 많아 주로 점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정부는 북한주민이 원하는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색다른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승용: 점을 치는 행위, 손금을 보는 행위, 이사 가거나 길을 떠날 때 날짜를 고르는 행위, 부부가 결혼할 때 정말 나한테 적합한 대상인지 궁합을 맞추는 행위, 이 행위를 북한정부가 공식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다수의 북한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늘 그런 것들을 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에게 보다 근본적으로 종교의 자유라는 것은 저희가 가지고 있는 기성종교를 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겠지만, 이렇게 늘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것들을 북한 정부가 단속하지 않고 처벌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이 지금 현재 북한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바입니다.

이날 대회토론을 바탕으로 향후과제를 설정하는 자리에는 이인호 전 주 러시아대사와 엘리자베스 바사 세계기독연대 국제변호사가 나왔습니다. 이 전 대사는 과거에는 남한에서 북한에 동조하는 발언을 하면 위험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일이 오히려 일종의 ‘유행 (fashionable)'처럼 된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Former Ambassador Lee In-ho: Five or six years ago, it was dangerous to express any kind of sympathy for the North; now, it is becoming quite fashionable. And those who want to give such testimonies given here published in Korea, it is now enormously difficult. So we are now faced with reverse danger.

마르코 파넬라 유럽의회 의원은 폐막사를 통해 이번 대회는 남북한 모두와 국교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인식의 전환을 갖게 된 귀한 기회였음을 강조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유럽국가중 최초로 2000년 1월에 북한과 수교하였으며, 이후 많은 유럽 국가들이 이탈리아의 예를 따라 북한과 수교한 바 있습니다.

로마-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