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배지 북 시장서 헐값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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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배지)이 암시장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은 초상휘장을 싼 값에 시장에 유출한 간부를 색출하는 작업에 나섰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흥남구역 암시장에서 당상과 쌍상이 눅거리(싸구려) 상품으로 전락했다”면서 “신격화의 상징인 당상과 쌍상이 지금처럼 싼 값에 거래되기는 처음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당상은 (노동)당 깃발 안에 김일성초상이 들어있는 초상휘장(배지)를 말하며, 쌍상은 당 깃발이나 공화국기에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이 함께 그려진 배지를 말합니다.

소식통은 “당 깃발 안에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들어있는 쌍상은 당 간부들에게 특별히 수여되는 초상휘장이어서 권력의 상징으로 인식되다 보니 암시장 가격으로 내화 40만원(미화 $50)까지 올라갔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돼지고기 1키로 가격보다 눅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흥남시장에서 돼지고기 1키로 가격은 내화 2만6천원($3.08)이다”라면서 “요즘 암거래 되고 있는 당상은 내화 1만원($1.2), 쌍상은 2만원($2.4)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일성 부자 신격화의 상징이고 권력의 상징이었던 당상과 쌍상을 (암거래를 위해) 장마당에 들고나와 옥수수 등 식량과 맞거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사법당국은 당상과 쌍상을 장마당에 유출시킨 당 간부가 누구인지 비밀리에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요즘 은산군 장마당에서 암거래되고 있는 당상과 쌍상 가격이 배추 가격보다 눅다”면서 “우상화의 상징인 당상과 쌍상의 가치가 배추보다 못한 셈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은산군 장마당에서 배추 한단(10킬로)에 내화 3만원($3.7)이지만 당상은 내화 1만원($1.2), 쌍상은 2만원($2.4)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쌍상에는 청년동맹조직 간부들에게 특별히 수여하는 청년전위 쌍상도 있는데,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청년전위 쌍상이 내화 8천원($0.98)에 암거래됐지만 이제는 청년전위 쌍상이 흔해지면서 땅바닥에 떨어져도 누가 줍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까지 당국은 당상과 쌍상이 암시장에서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에 대해서는 통제를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새겨진 당상과 쌍상이 눅거리 상품으로 추락하면서 주민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자 초상휘장이 장마당에 흘러나오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상과 쌍상은 원래 당 간부들에게만 공급하는 것이어서 장마당에서 싸구려상품으로 거래될만큼 흔하지 않았다”면서 “어떤 경위로 당상과 쌍상이 장마당에 대량으로(군 장마당에 대개 100여개 이상) 유출되어 싸구려 취급을 받게 되었는지 그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 장마당에 휘장을 유출한 간부들이 조사에 걸려들게 되면 어떤 처벌을 받을지 모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