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재 필리핀 중부 레이테 섬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지 4일 째로 접어들었지만, 필리핀 당국은 사망자, 실종자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건 현장에 진흙이 높게 쌓여있고, 비가 계속 내려 생존자 구조작업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필리핀 산사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현재까지 실종되거나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가 집계가 되고 있나요?
20일 현재 희생자 수를 놓고 관계 당국 간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당초 필리핀 적십자사는 이번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를 사망 200명, 실종 1천 500명으로 예상했습니다. 필리핀 군도 이와 비슷하게, 사망. 실종자 수를 합해 천 8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만, 현지 관리들은 최대 3천여 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생존자 수색, 구조 작업이 한창 벌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상황은 어떻습니까?
현지에는 미군 해병대가 파견돼 생존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타이완에서 온 구조대도 음파 탐지기를 동원해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군과 소방대 전문가가 파견돼 있는데요, 불행하게도 현재까지 생존자 구출 작업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해병대의 버렐 파머 대위는 20일, 현지에 파견된 구조대 지휘관과 연락을 취한 결과 생존자가 있다는 어떤 징후도 아직 포착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마리우스 코르푸스 필리핀 내무부 부장관의 말을 이용해, 생존자 50여명을 구조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산사태가 난 레이테 섬은 어떤 곳입니까?
필리핀 중부 비사얀 제도 동부에 위치한 섬으로, 필리핀에서 8번째로 큰 섬입니다. 인구는 약 150만 명 정도입니다. 이 섬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면서 발생하는 ‘라니냐’가 몰고 오는 장마와 이로 인한 산사태가 수시로 발생해 이전에도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지난 1991년 집중호우와 이로 인한 산사태로 6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일이 있습니다. 17일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레이테 섬의 긴사우곤 마을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진흙 밭이 되어 버렸습니다.
특히 수업이 한창 중이던 초등학교 건물이 완전히 진흙 속으로 매몰 돼 버렸다고 하는데요?
그렇습니다. 당시 학교에는 교사와 학생 등 250여명이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부지에 대한 구조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로제트 레리아스 주지사는, 바위 등이 학교 건물을 지나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산사태는 사고 규모가 워낙 큰데다, 큰데다 며칠 째 집중호우가 그치지 않아 구조 작업이 상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필리핀 국가재난조정위원회의 알베리노 그루즈 씨는 기자회견에서 진흙더미로 덮인 사고현장 곳곳이 흔들리고 있어 중장비를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칫하다가는 구조대원들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여러 사람들을 동시에 투입할 수도 없으며, 삽이나 곡괭이를 사용해 구조 작업을 벌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이재민을 도우려는 손길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소식 전해주시죠.
미국 해병대는 이미 산사태 구조지원을 위해 함정을 파견했고, 타이완에서 온 구조대는 음파 탐지기를 동원해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군과 소방대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했습니다. 국제 적십자사는 15억원, 미화로 150만 달러를 긴급 지원했습니다.
남한 정부도 20일 이해찬 총리 주재로 비공개 관계장관간담회를 열고 100만 달러 범위 내에서 현금과 물자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19일 노무현 남한 대통령은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습니다. 중국과 호주도 수천만 달러의 현금과 물품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진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