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함흥 ‘신흥관’ 요리사 출신 식당 개업 “냉면의 참맛 전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서울통신의 이수경입니다. 탈북자 부부가 운영하는 북한식당이 광주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은 북한을 상징하고 통일의 염원을 담은 ‘백두산 식당’ . 백두산 식당의 주인은 탈북자 김광혁(가명) 씨와 주미영 씨 부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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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주미영 씨는 함흥냉면의 원조로 유명한 함흥의 '신흥관'에서 12년 동안 일한 요리사로 남녘의 손님들에게 전통적인 북한의 맛을 선보이겠다는 각오입니다.

이 시간에는 백두산 식당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광주광역시 시내에 자리 잡은 백두산 식당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광주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북한 음식점이 생겼다는 소문에 식당 앞에는 자리가 없어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손님:

자리가 있어요?

종업원:

많이 기다리셔야 됩니다. 죄송합니다.

백두산 식당의 식단은 함흥냉면을 비롯해 왕만두, 찹쌀 순대와 생태탕, 강냉이 국수 등 전통적인 북한 음식만을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보쌈 깍두기며, 북한식 김치와 가자미식해, 평양소주까지 반찬과 주류도 북한 것만 고집합니다.

함흥냉면 한 그릇을 주문하자 커다란 그릇에 보기만 해도 쫄깃해 보이는 면과 육수가 담겨져 나왔습니다. 고명으로 얹은 순대 한 조각과 실로 자른 계란 반 토막, 남한의 냉면과는 달랐습니다.

종업원:

이 면은 저희가 직접 전분으로 뽑습니다.

국물은 꿩 대신 닭이라고 북에서는 꿩을 쓰는 데 여기서는 다른 재료로 육수를 냅니다.

정성만큼 맛 또한 일품이었는 데요, 다른 손님들도 백두산 식당의 음식 맛에 반한 모양입니다.

손님 1:

북한을 연상하면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손님 2:

어제 옥수수 냉면을 먹었는데 색깔도 노랗고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했습니다. 어제는 순대도 먹었는데 북한의 맛도 참 정겹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들과 함께 이 식당을 찾은 정경옥 씨, 10분 만에 순대 한 접시를 싹 비우고 한 접시를 더 주문합니다. 정 씨는 북한 음식의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라고 말합니다.

정경옥:

오늘 처음 북한 음식을 먹었는데 먹으니까 냄새도 안 나고 담백하고 깔끔해. 김치도 맛있고. 내 입에 딱 맞아. 깊은맛이 나고.

음식 맛을 내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내 주미영 씨는 북한에서도 맛있기로 소문난 함흥의 ‘신흥관’에서 일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북한 음식 맛을 내는 것은 제가 고향이 함흥인데, 그곳의 냉면 집에서 12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거기서 배운 기술 덕분입니다. 그저 북한의 함흥냉면과 전통음식을 알리려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음식의 맛과 정성에 비해 가격은 매우 쌌습니다. 음식 대부분은 육천 원, 아무리 비싸도 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게다가 탈북자들에게는 매일 식사가 무료로 제공되고 또 수익금 일부는 탈북 청소년들의 장학금으로 지원됩니다.

백두산 식당의 주인 김광혁 주미영 씨 부부는 이곳이 단순히 음식점이 아닌 북한의 문화를 알리고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장소로 꾸밀 계획입니다. 때로는 탈북자들의 사랑방으로, 때로는 북한 문화의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간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부부는 북한 도자기와 그림, 그리고 도서 등을 구해 식당 한쪽에 전시하고 손님들에게 북한 가요도 들려줄 예정입니다. 앞으로 식당을 열고 싶어가는 다른 탈북자들에게도 음식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제2, 제3의 백두산 식당을 열어 준다는 소망도 가지고 있습니다.

남편 김광혁 씨는 주변의 도움과 후원이 없었다면 남한에서 식당을 연다는 꿈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김 씨는 아내와 힘을 합쳐 식당 운영에 성공해 앞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잘 운영해서 돈도 좀 많이 벌고 새터민들 무료 급식과 장학금 문제도 실속있게 보장해 주고 싶습니다. 탈북자들이 이곳에서 함께 일도 하고 그 수입으로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돕는 일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