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무엇보다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려야하지만 정작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정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완주 경찰서는 지난달 16일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탈북 남성 윤 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윤 씨는 아내 정 모 씨가 일하는 식당을 찾아가 정 씨를 때리고 흉기로 찔러 목과 다리 등에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았습니다. 경찰을 따르면, 2002년 한국에 혼자 입국한 윤 씨는 지난해 같은 탈북자인 아내 정 씨와 결혼하고서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르다 이를 견디다 못한 정 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남한에 정착한 일부 탈북자들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이따금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원인은 가정불화입니다.
'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이 운영하는 '탈북자 콜센터' 즉 전화 상담소의 마순희 팀장은 최근 가정 문제로 상담하는 탈북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하고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은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결혼해 정착하길 원하지만 모두 결혼 생활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마순희:
북한에서 부부로 같이 살던 사람도 여기서 헤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남자하고 여자가 적응하는 속도가 틀립니다. 북한의 남자는 가부장적인 면이 많습니다. 반면에 북한의 여자들은 이곳에서 가정적인 한국 남성들을 보고 비교를 하게 됩니다.
특히 전체 탈북자의 70%를 차지하는 탈북 여성은 탈북 과정에서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 형성된 복잡한 가족관계, 즉 중국에서 남편과 헤어졌거나 중국에서 데려온 자녀 문제 등의 이유로 남한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더라도 부부관계와 육아 등 다양한 가정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순희:
마음이 편하지 못하잖아요. 중국에서 결혼 생활을 했던 사람이면 그쪽의 가족에게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중국에 자녀를 데리고 오고 싶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못 데려온 일도 있고 , 그런 상태에서 결혼하는 탈북자들은 마음의 상처가 큽니다. 하지만, 여기서 혼자 살 수는 없어서 결혼도 하는 거잖아요. 나름대로 모든 사람이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또 최근에는 탈북 여성들이 빠르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남한 남성과의 결혼을 선호하고 있어 탈북 남성들의 결혼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결혼 중매를 돕는 결혼 정보회사 ‘남남북녀’의 홍순우 사장은 혼자 입국한 탈북 남성이 남한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가 상대적으로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순우:
남한에서 사실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남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남한 사람들은 법이나 여러 방면에서 지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다. 북한 남성을 만나고 싶다는 탈북 여성은 없습니다. 100명 가운데 한 분 정도.
그러나 탈북 여성이 어렵게 남한 남성과 결혼한다 해도 결혼 생활에 쉽게 정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 출신이라 이유로 자신보다 수준이 낮은 배우자와 만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남남북녀’의 홍순우 사장의 말입니다.
홍순우:
거의 노총각들이 많으시고요, 재혼인 분들도 계십니다. 한국 여자들한테 염증을 느끼신 남성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을 안고 시작된 결혼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점입니다. 탈북 여성들을 위한 인권 단체인 ‘탈북여성인권연대’의 강수진 대표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이혼율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최근 이혼을 상담하는 탈북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수진:
북한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연애를 오래 못합니다. 북한에서 온 여성들은 외롭고 친구도 없고 남자를 만나게 되면 금방 동거부터 합니다. 그러다 일 년도 못 살고 헤어지는 수가 많습니다.
강수진 대표는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일은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문제인 데도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 없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수진:
탈북자는 특수성을 가졌습니다. 탈북자 여성을 상담하는 일은 남한 사람들을 상담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우선 전문적인 상담 기관에서 탈북 여성들의 심리적인 문제를 치료하고 가정 문제에 대한 상담을 체계적으로 해줘야 합니다.
강 대표는 앞으로 탈북자 가정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 기관이 만들어져 가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