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대학생 토론회 '우리가 통일의 주역'
서울-정태은 xallsl@rfa.org
2010.02.22
2010.02.22
MC: 지난 20일, 한국대학에 재학 중인 탈북대학생들이 한반도통일 문제를 논의하는 학술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탈북대학생들이 통일의 주역이 되자는 취지에서 만든 자리였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정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강의실, 학술 토론회를 위해 50여명의 탈북대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는 여느 학술대회와는 달리 소개할 후원자나, 내빈, 그리고 저명인사의 축사는 없었습니다. 토론회장의 방청객은 대부분 학생들이었고, 토론회 사회를 비롯하여 발표와 토론은 모두 탈북대학생들이 맡았습니다. 발표자 연세대학교 김경산 군입니다.
김경산: 결국은 제가 생각한 것은 그겁니다. CSCE같은 유럽식 다자안보체계가 있어야 된다. 동북아에도 그런 다자안보체계가 있어야 된다. 예를 들어서,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같이 계속 만나서 모여가지고, 동북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날 토론회에서 탈북대학생들은 4대 강국의 힘의 역학, 통일이 가져 올 경제적 효과, 남북한의 사회통합 등 북한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문제를 주로 논의했습니다. 토론회는 발표자가 주제발표를 하면, 토론자가 이에 대해 평가하고 동의 또는 반박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을 맡은 학생은 발표내용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고려대학교 오세혁 군입니다.
오세혁: 토론으로서 몇 가지 말씀을 드린다면, 일단은 시작은 좋았는데 글을 읽으면서 발표자의 순수한 의견이 어떤 것인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탈북자만이 할 수 있는 연구가 어떤 게 있을까, 그러면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관찰자로서, 경험자로서 느끼는 현장감 있는 자료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학생들이 가장 활발하게 토론했던 주제는 이들이 실제로 겪은 북한의 참상이었습니다. ‘300만 아사자 책임론’이라는 발표를 맡은 고려대 이세진 군은 청중들에게 금식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물으면서 북한의 실상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이세진: 지금 북한은 하루에 몇 천 명, 몇 백 명씩 굶어 죽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남한에는 다이어트를 한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가 한해에 13조, 14조가 된다고 합니다. 그 돈으로는 월드컵경기장을 12개, 13개 지을 수 있다고 하니까. 과연 인간이 사는 세상이 이렇게 불균등할 수가 있는지.
이 군은 발표를 통해 북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간 것에 대해 북한 지도층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세진: 북한 경제의 내외적인 환경의 변화로부터 시작된 식량위기가 대량아사자를 발생시킨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 정치체제의 특징, 즉 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독재정권의 도덕적 타락과 정치적 잔인함 때문입니다. 북한 정부는 경제적 상황, 식량생산의 위기에 적시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 원조를 비롯한 일련의 총 공급증가를 위한 노력에 늑장을 부렸습니다.
이 군의 발표에 이어 연세대 조에스더 양이 북한에 있을 당시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경험한 자신의 얘기를 하자 장내는 숙연해졌습니다.
조에스더: 90년대 300만 아사자, 정말 300만일까요? 보건 당국에서 볼 때는 500만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루에 개인병원에서 720, 730명씩 죽어나갔어요. 어떻게 죽어나갔는지 알아요? 시체가 무더기로 나갔어요. 실을 차가 없어서 의사, 간호사들이 시체를 등짐으로 날랐어요.
조 양은 다시는 후대에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한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날 토론회는 탈북대학생들이 한 달여간 준비한 끝에 성사됐습니다. 탈북대학생들이 발표자로 나선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해 개최한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세진: 지금까지 탈북대학생 또는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와서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생활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이제부터는 탈북 대학생들 중심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과 우리가 생각하는 한반도 통일이 어떤 것인지 같이 얘기해보고, 공부해보자. 그런 취지에서 토론회를 시작했어요.
이날 토론회 자리에서는 탈북자들이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복지혜택에 의존해 살거나, 혹은 한국 사람들보다 더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탈북대학생들은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탈북자들이 통일의 파트너이자 통일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울에서 정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강의실, 학술 토론회를 위해 50여명의 탈북대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는 여느 학술대회와는 달리 소개할 후원자나, 내빈, 그리고 저명인사의 축사는 없었습니다. 토론회장의 방청객은 대부분 학생들이었고, 토론회 사회를 비롯하여 발표와 토론은 모두 탈북대학생들이 맡았습니다. 발표자 연세대학교 김경산 군입니다.
김경산: 결국은 제가 생각한 것은 그겁니다. CSCE같은 유럽식 다자안보체계가 있어야 된다. 동북아에도 그런 다자안보체계가 있어야 된다. 예를 들어서,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같이 계속 만나서 모여가지고, 동북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날 토론회에서 탈북대학생들은 4대 강국의 힘의 역학, 통일이 가져 올 경제적 효과, 남북한의 사회통합 등 북한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문제를 주로 논의했습니다. 토론회는 발표자가 주제발표를 하면, 토론자가 이에 대해 평가하고 동의 또는 반박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을 맡은 학생은 발표내용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고려대학교 오세혁 군입니다.
오세혁: 토론으로서 몇 가지 말씀을 드린다면, 일단은 시작은 좋았는데 글을 읽으면서 발표자의 순수한 의견이 어떤 것인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탈북자만이 할 수 있는 연구가 어떤 게 있을까, 그러면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관찰자로서, 경험자로서 느끼는 현장감 있는 자료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학생들이 가장 활발하게 토론했던 주제는 이들이 실제로 겪은 북한의 참상이었습니다. ‘300만 아사자 책임론’이라는 발표를 맡은 고려대 이세진 군은 청중들에게 금식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물으면서 북한의 실상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이세진: 지금 북한은 하루에 몇 천 명, 몇 백 명씩 굶어 죽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남한에는 다이어트를 한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가 한해에 13조, 14조가 된다고 합니다. 그 돈으로는 월드컵경기장을 12개, 13개 지을 수 있다고 하니까. 과연 인간이 사는 세상이 이렇게 불균등할 수가 있는지.
이 군은 발표를 통해 북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간 것에 대해 북한 지도층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세진: 북한 경제의 내외적인 환경의 변화로부터 시작된 식량위기가 대량아사자를 발생시킨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 정치체제의 특징, 즉 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독재정권의 도덕적 타락과 정치적 잔인함 때문입니다. 북한 정부는 경제적 상황, 식량생산의 위기에 적시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 원조를 비롯한 일련의 총 공급증가를 위한 노력에 늑장을 부렸습니다.
이 군의 발표에 이어 연세대 조에스더 양이 북한에 있을 당시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경험한 자신의 얘기를 하자 장내는 숙연해졌습니다.
조에스더: 90년대 300만 아사자, 정말 300만일까요? 보건 당국에서 볼 때는 500만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루에 개인병원에서 720, 730명씩 죽어나갔어요. 어떻게 죽어나갔는지 알아요? 시체가 무더기로 나갔어요. 실을 차가 없어서 의사, 간호사들이 시체를 등짐으로 날랐어요.
조 양은 다시는 후대에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한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날 토론회는 탈북대학생들이 한 달여간 준비한 끝에 성사됐습니다. 탈북대학생들이 발표자로 나선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해 개최한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세진: 지금까지 탈북대학생 또는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와서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생활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이제부터는 탈북 대학생들 중심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과 우리가 생각하는 한반도 통일이 어떤 것인지 같이 얘기해보고, 공부해보자. 그런 취지에서 토론회를 시작했어요.
이날 토론회 자리에서는 탈북자들이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복지혜택에 의존해 살거나, 혹은 한국 사람들보다 더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탈북대학생들은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탈북자들이 통일의 파트너이자 통일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