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감독 “피겨 리성철, 캐나다 텃세로 피해”

전일규 북한 피겨스케이팅 감독이 리성철 선수는 개최국 텃세에 밀려 탈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빙상 경기장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난 리성철 선수는 말을 아꼈지만 메달에 도전할 기회를 놓친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김진국 기자가 전합니다.

전일규 북한 피겨스케이팅 감독은 리성철 선수가 심판들의 캐나다 선수 밀어주기로 첫날 경기에서 탈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감독과 지난 19일 올림픽 빙상장에서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나 여자 속도빙상 1천미터에 출전하는 고현숙 선수를 응원하러 왔지만, 리 선수가 공정한 판정을 받았다면 피겨스케이팅장에서 메달 결정전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전 감독과 리 선수 그리고 또 한명의 북한임원은 '조선인민공화국'의 국호가 굵게 세겨진 붉은색 외투를 입고 대형 북한국기를 흔들며 고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관중석에 앉아서 응원하던 점 감독과 리 선수는 지난 17일 경기에서 실수없는 연기를 펼쳤지만 탈락한 것에 아쉽지 않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웃음으로 답하며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서 경험이 부족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특히 간발의 차이로 떨어져서 더 아쉽겠어요.

전일규:

큰 대회에 처음 나와서 그런지 점수가 좋지 않았습니다. 우리 앞(24위)이 캐나다 선수여서 특히 손해를 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열명은 떨구는 것은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남자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한 리 선수는 지난 17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메달 결정전에 출전할 수 있는 24위권에 들지 못해 탈락했습니다. 리 선수는 이날 24위의 캐나다 본 취퍼 선수보다 0.62점 뒤진 56.60으로 25위에 머물렀습니다.

리 선수는 경기 결과가 아쉽지 않았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답없이 미소만 지었고 전 감독은 국제 경기의 경험이 부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리 선수는 올림픽 출전이 처음이었는데 어떤 기분이세요?

전일규:

다른 대회에서는 잘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긴장했습니다. 이런 큰 경기는 처음하잖아요?

자유아시아방송

:언제 북한으로 돌아가세요?

전일규:

3월 2일날 갑니다.

자유아시아방송:

그럼 올림픽 선수촌에 그때까지 머무르시겠네요?

전일규:

자유아시아방송:

밴쿠버 방문은 처음이세요? 캘거리에서 전지훈련 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전일규:

그건 빙상이구, 우리는 계속 평양에서 연습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리 선수, 한국언론에도 리 선수가 잘한다는 훈련모습이 보도됐는데, 보셨어요?

전일규:

못봤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대답없이 미소만 짓던 리 선수는 전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워서 혼자 앉아 있을때 다시 옆으로 다가간 기자와 짧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먹는 음식이 입에 맞느냐는 질문에, 괜찮다면서 평양에서 김과 라면을 가져와 간식으로 먹는다고 말했습니다.

얼굴에 여드름이 있는 23살의 청년인 리 선수는 경기장 외에는 선수촌 바깥으로 외출하지 않는다면서 잘 먹고 잘 잔다고 수줍게 말했습니다.

올림픽 선수촌에서 함께 묶고 있는 한국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냐는 물음엔 웃음을 지으며 답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선수단은 고현숙 선수가 경기를 마치자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한편 이날 올림픽 빙상장에서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난 한국 빙상대표단의 김용수 코치는 북한 선수들과 지난해 캐나다에서 전지훈련을 함께 했다면서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수: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캘거리에 지난해 8-9월에 가을 전지훈련을 갔는데 북한 선수들 4-5명이 미리 와서 훈련하고 있었습니다. 저희와도 같이 훈련하기도 했습니다. 편하게 지도자 선생님들과 얘기하고 선수들끼리도 얘기하고, 북한이 필요한 정보와 기술, 장비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김 코치는 올림픽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와 식당이나 길에서 가끔 마주치지만 훈련이나 식사를 함께하는 접촉은 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용수:

올림픽 선수촌의 남북선수들간에 접촉은 거의 없습니다. 만나면 인사 정도합니다. ‘오늘 어땠어요?’ ‘오늘 잘했어요’ ‘오늘 정말 축하해요’ 이런 정도의 인사말을 간단하게 나눕니다.

북한선수단은 19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출전 일정을 모두 마쳤지만 올림픽이 끝나는 3월1일까지 이곳 캐나다 밴쿠버에 머무를 예정입니다. 하지만 남은 열흘 동안의 북한 선수단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눈과 얼음의 축제’ 제21회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진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