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FA 봄맞이 특집, 북한의 건설사업 진단
현재 북한은 대규모 살림집 건설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현존하는 건물보다 더 높고 멋있게 짓겠다고 하는데요. 추위와 비바람을 피하는 주거 공간이 아닌 사람이 편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요구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 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미래 건축”에 대해 전합니다. 진행에 이진서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도 남한의 건축 전문가 두 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옥종호 교수: 안녕하세요.
김도현 대표: 안녕하세요.
기자: 간단히 먼저 자기 소개 해주시죠
옥종호 교수: 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옥종호 입니다.
김도현 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제이풀 종합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사 김도현 입니다.

기자: 최근 북한 보도를 보면 보통강 강안다락식 주택구의 행정구역 명칭을 평양시 중구역 경루동으로 한다"는 하면서 몇 장의 사진을 공개 했는데요. 옥종호 교수님은 보셨습니까?
옥종호 교수: 네, 봤습니다.
기자: 보신 소감이 어떠셨습니까?
옥종호 교수: 네, 북한 당국에서 또 하나의 선전물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이 건축물은 기본적으로 주민이 들어가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니까 물론 외관이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전기를 기반으로 하는 냉난방, 음식을 만드는 가스, 고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 시설 등의 다양한 설비가 우선 돼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북한의 건물 같은 경우는 골조가 끝나고 나면 건물에 들어가 살 사람들이 직접 내부 실내장식을 하게 돼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볼 때 골조 사진만 자꾸 보여주는 것은 내부적으로 완성이 됐는지 여부를 알 수 없고 북한의 자재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내부적으로 완성이 돼서 주민들이 들어가 살 수 있는 것을 지금 선전하는 것이냐 아니면 외관만 완성된 것이냐 하는 그런 미심쩍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기자: 김도현 대표 생각은 어떻습니까?
김도현 대표: 네, 그 동안 북한 건축이나 평양 건물을 많이 봐왔지만 이번에 격루동 다락식 주택은 훨씬 좀 외관적으로만 보면 많이 세련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자: 현재 북한에서 대규모의 건축활동에 있습니다. 이런 고층 건물이 국제표준에 맞는 그런 건물일까 하는 의구심이 일부에서 있습니다. 옥종호 교수님, 최근 국제적 건축환경 변화와 고려하여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옥종호 교수: 네, 북한 건설의 국제화를 위해서 북한이 앞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탄소중립적 건설과 또 하나는 건강 건물의 건설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탄소중립적 건설이란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그 동안 건축하던 친환경 건축물을 넘어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하는 건설을 말합니다.
또 건강 건물의 건설이란 사람이 먹고 자고 활동하는 아파트, 사무실, 체육관 등의 건물을 그저 예전처럼 행위 수용의 수준에서 건설하는 것을 넘어서 건물 사용자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 실내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주는 그런 건물의 건설을 말합니다.
기자: 북한에서 짓고 있는 살림집은 이런 국제적 동향에 맞춰가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요. 김도현 대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도현 대표: 우리 남한하고는 상황이 다릅니다. 건물 건설 방식이나 시공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가 어렵지만 이번 경루동 건물도 1년만에 완공이 되는 것을 보면 굉장히 짧은 기간에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 마감의 상태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 솔직히 조금 우려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기자: 옥종호 교수님, 앞으로 국제적 추세에 맞는 건축을 하려면 탄소중립 건설에 북한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는데 보충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옥종호 교수: 탄소중립과 탄소중립 건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지구 온난화란 지구 대기에 이산화탄소 가스가 증가하여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지구 온난화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로 인해서 폭염, 가뭄, 폭우, 폭설 등의 기상이변과 기후 변화가 발생하면서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고 종국적으로는 생명체가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되기 때문 입니다.
탄소중립은 간단히 말해 개인이나 단체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한 감축함과 동시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안 하겠다는 겁니다. 그럼 이제 탄소중립 건설을 설명할 차례인데요. 이것은 건물을 건설하는 전 과정에 걸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하는 건설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기자: 정말 필요한 조치라고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상황이 쉽지 않기 때문에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도현 대표: 특히 탄소 중립에 대해 각 나라에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요. 우선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의 원료에서부터 건축의 재료 특히 창호나 단열재에 대해 성능을 높이려는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기존 내부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밖으로 세어 나가지 않게 하고 외기가 안으로 들어오지 않게 하는 그런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기자: 북한의 건축 일꾼들이 앞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옥종호 교수께서는 건강 건축이라고 하셨는데 좀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옥종호 교수: 사람이 건물을 만들고 그 건물이 다시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 건축물이란 단순히 사람의 활동을 지원하고 비바람을 막아주는 그런 피난처로서의 건물이 아니고 사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그런 건축물을 말합니다.
세계 각국의 대다수 도시인은 하루에 90%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합니다. 하루에 약 21시간을 실내에 있다고 보시면 되는 겁니다. 이런 환경 하에서 지난 2년간 코로나 19 팬데믹은 건강한 건축물에 대하여 고민하게 만들었고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건축물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더 건강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건강 건물 짓기’가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되고 있습니다. 건강한 건축물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9가지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환기의 정도, 실내공기의 질, 덥고, 추움 측면에서의 쾌적성, 수질, 습기, 먼지와 해충, 조명과 전망, 음향과 소음, 안전과 보안이 해당합니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등은 이들 기준을 적용한 건강 건축물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요즘 절실히 요구되는 중요한 문제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남한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예를 들어서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도현 대표께서 말씀해 주시죠?
김도현 대표: 우리 남한에서도 그 동안에는 콘크리트 아파트를 지어 살아 왔는데 거기서 아토피나 피부질환이 많이 생겼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을 탈피해서 목조 주택이라든지 내부 재료도 친환경적인 재료들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규조토라는 재료가 있는데 바닷속 퇴적물이 굳어져서 화석화 된 상태를 페인트나 바름 즉 미장재로 개발이 돼서 나온 것인데 그것은 완전 친환경 재료입니다. 그래서 습도를 조절한다든지 어떤 단열이 된다든지 세균을 잡아준다든지 하는 재료로 계속 개발이 되고 있는데 결국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그냥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이런 오염 물질이 진입하고 있는 것을 막아주는 그런 건물을 지어야 하는 것이죠.
기자: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김도현 대표 그리고 옥종호 교수님 순서로 마무리 발언 해주시죠.
김도현 대표: 네, 우리 인간이 건축에 밀접한 관계를 갖고 생활하는데 특히나 탄소 중립이나 건강 건축이 매우 중요하게 대두 된다는 것은 세계 어디나 같은 상황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고요. 안전하고 또 건강한 주택에서 풍성한 삶을 영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 건축인들의 관심 사항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옥종호 교수: 건설은 종합 예술입니다. 설계와 시공과 완성 후 유지 관리를 잘해야 주민들이 행복한 건설이 되는 겁니다. 북한 당국도 좀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종합예술을 키울 수 있는 그런 노력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기자: 두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RFA 기획 특집 북한의 대규모 건설사업 진단
오늘은 “북한의 미래 건축” 편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옥종호 교수, 제이풀 종합건축사 사무소 김도현 대표 진행에는 이진서 기자였습니다.
진행 이진서 기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