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북한이 주장하는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의 문제점과 그 허구성을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로 '강성대국, 주민들에게 차례지는 것은?'을 주제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 언론매체들은 지금까지의 태도와 달리 올여름 장마피해로 인한 손실을 크게 보도하면서 농업부분의 손실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어 미국의 AP통신에 큰물에 의한 피해를 강조하느라 변조한 사진까지 내보냈다가 국제적 망신을 당하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한국의 MBN뉴스는 7월 20일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MBN뉴스 : 빗물에 잠겨 흔적을 찾기 어려운 길 위를 주민들이 자전거를 끌고 힘겹게 걸어갑니다. 앞서 북한은 수해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수면과 물체의 경계선이 흐릿하고 옷이 젖어있지 않은 점, 등이 수상해 의혹을 샀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새해공동사설에서 '당의 농업제일주의 방침'을 거론하면서 인민들의 식의주 문제를 '사회주의 강성대국건설'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식량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 당국은 남흥청년화학기업소와 흥남비료공장의 생산소식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주체비료가 폭포처럼 쏟아진다'고 떠들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지난 5월 8일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를 시찰하고 비료생산 주체화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당장 가을철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협동농장들에 비료를 공급하지 못해 대체비료인 '흑보산 비료'를 생산해 농작물들에 줄 것을 지시했다고 대북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NK지식인연대'회원 윤지영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지영 : 비료부족에 큰물 피해까지 입다나니 '강성대국'진입을 선포할 내년에도 역시 북한의 식량난은 심각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를 타개할 대책으로 세계 각국에 긴급식량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유엔 산하 국제기구와 40여개의 나라들에 식량지원을 구걸에 가까울 만큼 다급히 요청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북한전문가들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성과를 위한 비축용으로 김정은의 후계 공고화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현 체제와 북한정권의 능력으로는 먹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까 협박과 구걸을 해서라도 인민들을 먹여 살리겠다는 것인데 이미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은 그들을 도와줄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2008년부터 시작된 '강성대국' 건설이 올해로 4년째 접어들었지만 먹는 문제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력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대북소식통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0년 한 해 동안에'희천발전소'를 네 차례나 방문하면서 '희천발전소만 완공되면 강성대국진입을 선포하겠다'고 장담했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희천발전소의 발전능력은 30만 KW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도 북한은 '강성대국'진입을 위해 '어랑천발전소'와 '백두선군청년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지만 발전용량은 각각 5만 KW인 소규모 발전소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의 주장대로 완공된다고 해도 2012년이면 지금보다 40만 KW의 전력을 더 생산한다는 얘기입니다.
잠깐 '한국전력'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전력관계자 : 40만 KW 같으면 우리나라(한국) 4인 가족 평균한달 300KW 정도를 사용하니까 하루 10KW로 계산되고요. 그래서 4만 가구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40만 KW의 전력을 가지고는 지금 건설 중인 '평양시 10만 세대살림집'들에도 충분한 전기를 공급하기 어렵다는 해석입니다.
지난기간에도 북한은 '태천발전소'와 '안변청년발전소'를 건설했지만 발전능력 미달로 전력난을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차례나 방문하고 '당 사상선전일꾼 돌격대' 3만 명의 인원을 동원해 2007년 5월 6일, 3년 만에 완공한 5만 KW 능력의 '삼수발전소'도 현재 2만 2천 KW를 겨우 생산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원료난에다 전력부족으로 애써 건설한 생산공장의 가동율이 30% 미만이라는 것이 오늘날 북한의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성대국' 선전문구 어디에도 부족한 원료와 전력난에 대한 해결책과 주민들의 먹는 문제, 생필품 문제에 대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북한 당국은 2012년을 축하하고 체제를 과시하는 행사에는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을 예정입니다.
4월 14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 국제준비위원회'라는 것을 결성하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을 기념해 "세계 각국에 생일 준비 위원회를 결성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조직한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2012년 4월에 평양에서 여러 국제행사도 조직·진행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보릿고개'를 넘기지 못해 상당수 주민들이 아사한 것으로 보도된 2009년과 2010년에도 북한 당국은 김일성의 생일을 경축하는 불꽃놀이를 위해 각각 6백만 달러라는 거금으로 중국에서 '축포'를 사들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 '정주년'이자 강성대국 진입의 해인 2012년에 진행될 각종 행사들은 그 규모가 얼마이고 또 얼마나 많은 돈이 탕진될까요?
인민들의 먹는 문제도, 전기문제도, 그리고 생필품 문제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도 해결할 가망이 보이지 않는 북한!
앞에서는 국제사회에 구걸의 손을 내밀고 뒤에서는 인민의 피와 땀을 강요하는 김정일 정권이 허황한 경축놀이로 보여줄 '강성대국'
평양의 하늘을 수놓게 될 화려한 불빛아래 인민들이 바라보는 이른바 '강성대국'은 어떤 모습일지, 청취자 여러분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