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인터뷰]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 “미 확장억제, 훨씬 구체화…신뢰도 높아져”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3.05.02
[RFA인터뷰]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 “미 확장억제, 훨씬 구체화…신뢰도 높아져” 자유아시아방송(RFA) 서울지국을 방문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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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개최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선 양국 간 안보협력 강화 방안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 미국이 제공하는 이른바 확장억제가 어느 수준에서 보장될지가 큰 관심사였는데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한미동맹과 안보 문제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들어봤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이하 신범철 차관): 안녕하세요.

 

기자: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제목에서부터 '한미동맹 70주년'이 언급됐습니다. 회담에서 논의된 한미동맹 진화 방안에서 대해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신범철 차관: 큰 틀에서는 한미동맹이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특히 안보적인 측면에서 '워싱턴선언'을 통해 확장억제를 한 차원 발전시켰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선언을 통해서 한미 정상이 핵협의그룹(NCG) 신설과 이를 통해 확장억제를 구체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데 합의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그 밖에도 경제 안보나 한미동맹의 다각적인 측면, 예를 들어 군사적인 면에서도 사이버·우주 공간에서의 협력을 한 차원 더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통해서 한미동맹이 또 한 차례 진화되는 역사적인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워싱턴선언이 갖는 의미를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와 관련해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신범철 차관: 결국 확장억제라는 것은 미국의 억제력을 동맹국에까지 확장시킨다, 구체적으로는 과거부터 논의된 핵우산부터 미사일 방어, 첨단 재래식 전력까지 모두 투입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확장억제는 처음엔 주요 회의, 관계 회의를 통해서 미국이 가끔씩 한국 측에 내용을 전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EDSCG, 확장억제전략협의체라는 것이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외교·국방 차관급 대화를 하면서 보다 폭넓은 확장억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군사적 측면에서 실제로 확장억제가 어떻게 실행되는지 알 수 있는 구체적인 협의체는 없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통해서 ‘워싱턴선언이라는 이름으로 합의됐고, 앞으로 한미 NCG에서 관련 내용이 논의되고 북한 핵 정보를 공유하는 가운데 공동으로 관련 기획과 연습까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확장억제가 종전에 비해 훨씬 더 구체화되고 그 신뢰도도 차원이 다르게 높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기자: 회담 공동성명과 별도로 워싱턴선언이 발표된 것은 어떤 의미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신범철 차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미 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지난 2016년부터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당시 북한은 핵실험도 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도 많이 실시했습니다. 그에 따라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확장억제가 필요하다는 한국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미국이 EDSCG를 만드는 데 동의한 것입니다.

확장억제와 관련해서 가장 높은 수준의 협의는 나토(NATO)에 설치된 핵기획그룹(NPG)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나토에는 전술핵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해서 NPG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었고,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공동 기획이나 연습도 해왔는데 한국은 그 수준에는 이르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NCG를 만들면서 한국도 미국과, 더구나 다자 협력인 나토 사례와는 다른 양자 차원의 더욱 더 긴밀한 협력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서 향후 확장억제는 한 차원 더 발전될 것입니다.

 

기자: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신범철 차관: 이번에 양국 정상이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을 포함한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정기 방문에 합의 했습니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과거에는 경우에 따라서 올 때도, 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북한의 핵 위협이 더 커지면서는 수시 배치, 그러니까 전개 횟수를 늘리겠다는 사항을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기 배치'에 합의를 함으로써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적시에 배치되고, 그에 따라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 한층 더 강화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필요시 전략자산이 얼마든지 한반도에 더 자주 전개될 있는 것이고 도발이 없을 때도 주기적으로 방문함으로써 북한이 핵개발을 통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억제력 효과는 훨씬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인권문제 등 북한 문제 전반에 걸친 대북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신범철 차관: 기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면서 한 편으로는 대화를 계속 추진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기본 입장이고 바이든 행정부도 이것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동맹 차원의 강한 억제력을 보여주는 한편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담대한 구상'이나 북한이 비핵화 대화로 복귀할 경우 제공할 여러 가지 경제 지원책 등에 대한 지지도 이번 회담에서 재확인했습니다.

북한 인권 등에 있어서도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데 한미 정상이 공감을 했고, 앞으로 그러한 방향으로 정책이 일관되게 전개될 것입니다.

 

기자: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미 양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신범철 차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국만을 따로 의제 삼아 다룬 것은 아니지만,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와 대해 중국이 과잉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그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외교적 결례를 지적한 바 있고 한미 정상도 앞으로 중국에 관여와 대화를 지속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나 동맹에 대한 핵공격을 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어떤 배경에서 나온 말이라고 봐야 할까요?

신범철 차관: 바이든 대통령이 한 발언에는 전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라는 거죠

다르게 말하면, 확장억제가 제대로 가동될 것이라는, 확장억제에 대한 일종의 보장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봅니다.

한미 간에 사전 조율된 발언이라기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미국의 확장억제가 확실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그러한 내용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김여정이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대해 '망언'이란 표현을 써 가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신범철 차관: 북한 입장에서는 결국 자신들의 핵개발이 한미의 공세적인 태도 때문이라는 논리를 주장하고 싶어서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한 것입니다.

사실 지난 1990년대에 주한미군 철수 구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클린턴 행정부가 동아시아전략구상(EASI)이라는 보고서를 만들면서 주한미군 감축을 시도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멈춘 것이 바로 북한의 핵개발이었습니다.

북한의 논리와는 이 같은 사실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입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줄이려고 했는데 북한이 핵개발을 함으로써 다시 미군이 관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스스로 만든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려 해서 자신들이 핵 개발을 했다는 논리는 성립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계속해서 억지 주장을 하고 있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도 실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자위적, 방어적인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데 북한은 마치 그것이 공격적인 성격, 북한을 한미가 침략하려는 목적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범철 차관: 감사합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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