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획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실체’ 를 지난 3월부터 기획한 이수경 기자의 취재 배경과 과정을 안재훈 기자와 들어봅니다.
안재훈: 김부자의 실체를 지난 3월부터 매주 전해드리고 있는데, 취재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습니까?
이수경: 김부자의 실체를 진행하면서 저 자신도 김정일에 대해서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공부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데요, 물론 좋은 쪽으로 유명하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독재자로써 유명하지 않습니까? 그가 왜 그런 악명 높은 독재자가 되었는지 평소 의문이었습니다.
이번에 김정일의 성장과정부터 아버지의 그늘 아래서 권력을 잡기까지 행보들, 그리고 권력을 잡은 이후의 여러 가지 정책들을 정리하면서 저 나름대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한마디로 김정일은 참 똑똑한 사람인데 그 명석함을 오직 권력을 잡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쓰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북한처럼 오랫동안 독재가 유지되는 나라가 없지 않습니까?
김정일은 북한 사람들을 철저하게 우상화 시켜서 나라전체를 바보로 만든 사람입니다. 지금처럼 정보가 자유롭게 오가는 현대사회에서 그렇게 하기가 얼마나 힘듭니까? 그런데 김정일은 지금도 나라 전체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정일이 자신의 그런 능력을 정권 유지에만 쓰지 말고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조금이라고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안: 그동안 취재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이: 북한 자체가 워낙 폐쇄된 나라이고 게다가 그 지도자들은 철저한 우상화 정책 속에서 베일에 가려진 인물들이라서 정확한 정보를 얻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주로 각종 북한 관련 자료들, 전문가들의 연구논문이나 책, 혹은 다른 언론 기관에서 취재한 보도들을 중심으로 취재했습니다. 무엇보다 공정한 보도를 하기 위해서 김부자와 관련해 적어도 두 세가지 이상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증언도 취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안: 김정일은 특히 부인들이 많았죠?
이: 네 정식으로 결혼한 적은 1번 김영숙이라는 여자와 결혼을 했는데 결혼하기 전 성혜림과 그리고 결혼후 고영희 김옥 등 여러 여자들과 동거해 아이를 낳았습니다. 성혜림의 경우 여배우 출신으로 유부녀였는데 이혼하고 김정일과 동거해 아들 김정남을 낳았습니다. 고영희는 기쁨조 출신으로 아들 정철과 정운 그리고 딸 하나를 낳았습니다. 고영희는 김정일의 실제 부인 노릇을 했습니다. 김정일은 지금은 비서 출신인 김 옥과 동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관해서 탈북자들과 인터뷰하기가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이: 그렇습니다. 사실 취재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이 바로 탈북자들과의 인터뷰였습니다. 평소 친분이 있던 탈북자들도 김일성, 김정일 관련해서 말해달라고 하면 모른다고 하면서 거절하는 통에 인터뷰에 실패한 적이 많습니다. 하루는 개인적으로 친한 한 탈북자에게 사정을 얘기했습니다.
다른 탈북자들이 다 인터뷰를 거절하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그랬더니 아마 탈북자들에게 아직도 오랜 우상화 교육이 남아 있어서 김일성 김정일과 관련해서는 언급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은 신과 같아서 이들에 대해 나쁜 얘기를 하면 가장 큰 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더군요. 실제로 김정일의 기쁨조와 관련해서 취재할 때였는데요. 마침 왕재산 출신으로 기쁨조였다는 한 탈북자가 있어서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 중간에 이제 김정일 기쁨조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으니 더는 묻지 말아달라고 해서 당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그 탈북자에게 한번 더 전화할 일이 있었는데 그냥 끊어 버리더라구요. 당시에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영문을 몰랐었는데 아마도 또 김정일에 대해 물을까봐 저를 피했던 것 같습니다.
워싱턴-이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