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천연추출물로 해충 잡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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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농업과 축산업은 세상 모든 국가와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산업이죠. 특히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의 경우 자신의 먹거리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더욱 강조되는 현실입니다. 이 시간엔 남과 북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농축산 전문가와 함께, 북한 농축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적용 가능한 개선방법도 함께 찾아봅니다.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는 농축산 전문가, 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의 조현 소장과 함께 합니다.

MC: 조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조현: 네. 안녕하세요.

MC: 7월 장마철에 들어섰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 농작물이 유실되는 것도 걱정이지만 이런 때는 해충이 또 만만치 않거든요. 북한 농장에도 피해가 크지요?

조현: 그럼요. 지금처럼 김매기 후는 해충 피해가 제일 클 때입니다. 북한에서 발간하는 각종 농업 잡지나 홍보물에도 요즘 해충 피해를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꽉 차 있습니다. 깍지벌레, 총체벌레, 응애, 진딧물… 피해가 막심한데요. 사실 이건 통계로 말할 수도 없습니다. 북한 전 지역이 피해지역이고요. 그렇다 해도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MC: 코로나19로 국경 봉쇄가 심해져 농약 생산도 못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걱정이네요.

조현: 그런데 그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북한은 현재 인체에 해로운 화학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건 몸에 너무 해롭고 근래 세계적인 흐름에도 맞지 않습니다. 저는 북한도 잘만하면 농약, 살충제 정도는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 북한도 인체나 자연환경에 화학 농약으로 생기는 피해를 줄일 방법을 고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여전히 해로운 화학농약 사용

이젠 친환경 농약을 연구할 때

MC: 일단 한국 사람들은 '농약', '살충제'라는 단어들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크게 느낍니다. 소비자들은 몸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뿌려서 키운 농작물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요즘 친환경 농약이 많이 개발되었다고 들었는데요.

조현: 네. 맞습니다. 한국은 천연추출물을 농약처럼 만들어서 해충을 잡는, 이른바 친환경 기술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북한 분들도 잘 아시는, 아스피린이라는 만병통치로 여겨지는 약이 있지 않습니까? 이건 치통이 심할 때 버드나무 가지를 씹으면 통증이 가라앉는다는 걸 착안해서 만든 약품인데요. 이런 사례를 동기부여 삼아서 한국 연구자들은 은행, 할미꽃, 돼지감자, 두릅 같은 식물에서 농약을 추출했고, 상당 부분 성공해서 이미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계절이면 남한도 북한처럼, 야채와 과일의 골칫거리인 진딧물과 깍지벌레 등이 활개를 치는데요. 제가 요즘 한국 농촌을 나가 보니 농민들이 농약 살포하면서 마스크를 쓰거나 방호복을 입지도 않았더라고요. 또 농약의 매스꺼운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바로 친환경 농약, 살충제를 써서 그렇습니다.

MC: 마스크도 안 쓰고 농약을 뿌린다니 다행이긴 한데, 혹시 농약 피해를 경험하신 분이라면 이 사실이 믿기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친환경 농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주시면 좋겠네요. 예를 들어 한국에선 BT제라는 제품을 많이 쓴다고 하는데요. 이건 안전한 건가요?

조현: 네. 안전합니다. BT제는 친환경 살충제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Bacillus Thuringiensis(바실러스 튜링겐시스)라는 세균의 첫 글자를 딴 말입니다. 이 세균은 번식할 때 독소 단백질도 함께 만드는데요. 바로 이 독소가 곤충을 죽이는 물질로 작용합니다. 다행인 것은 이 독소 단백질은 pH가 염기성인 해충의 위장에서만 작용 합니다. 사람의 위는 pH가 산성이므로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에서 활개치는 배추좀나방이나 담배나방, 혹명나방 등이 식물 잎을 갉아 먹을 때 미리 살포된 BT제를 함께 섭식하면 해충의 위장에 구멍이 생겨 유충이 죽게 되는 거죠. 또 BT제와 함께 고삼이라는 식물도 친환경 살충제로 사용되는데요. 대부분의 곤충은 신경 전달을 하는 과정 중에 무수히 많은 K(칼륨)과 Na(나트륨)이 세포 속을 들어왔다 나갔다 합니다. 고삼에 들어있는 마트린이라는 성분은 나트륨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것을 방해하여 신경 전달을 교란시키는데요. 사람에게 비유해보면, 위장이 비어 배가 고프면 뇌에서는 신호를 보내어 허기를 느끼게 하고 배에서는 꼬르륵하는 소리가 나서 얼른 음식물이 들어오게끔 하잖아요. 그런데 뇌에서 위로 신호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되면 배고픈 걸 못 느끼는 사람은 먹는 것이 없겠죠. 그러나 뇌에서는 계속 배고프다고 신호를 보낼 겁니다. 뇌에서는 계속 신호를 보내지만 먹는 게 없다 보면 결국 에너지가 고갈되어 사망에 이르는 것, 이런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MC: BT제와 고삼을 이용한 살충 방법을 알려주셨는데요. 이런 원리를 발견해 낸 학자들에게 존경심까지 드네요. 들어보니 북한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국화를 이용해 벌레 죽이는 제충제를 만들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가능한가요?

천연추출물로 해충 잡는 기술

조현: 네. 맞습니다. 그러나 국화라고 다 되는 건 아니고요. 제충국(除蟲菊)이라는 국화의 종이 있습니다. 추운 양강도나 함경북도에선 구하기 어렵고요. 황해도, 평안남북 등 서해안 지대에선 쉽게 구합니다. 이런 꽃이 있다는 건 북한 분들도 잘 아실 텐데요. 다만 이 꽃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는 잘 모르실 것 같아요. 이 꽃엔 Pyrethrin(피레쓰린)이라고 하는 물질이 들어있는데요. 꽃을 알코올에 담가 놓았다가 그 액체를 살충 물질로 사용하면 해충의 신경전달 교란되고 또 마비로 이어져 해충을 죽게 만듭니다. 실험실에서 해충에 살포를 하면 처리 직후 해충이 아주 괴로운 듯이 몸이 비틀더라고요. 피레쓰린은 처리 직후 바로 효과가 나오기는 하나 몇 번 반복을 해주어야 해충이 죽습니다. 빛에 민감하여 갈색병에 보관을 해야 하고요. 한국에서 쓰는 가정용 모기 살충제에 이 성분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북한에서도 사용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MC: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이 방송을 듣는 북한의 청취자 분들이라도 앞으로 친환경 농약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주도적으로 친환경 농약 개발에 나서지 않는다면 일반 농민들에겐 다른 방법이 필요하겠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조현: 네. 친환경 농약 개발이 시급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 지금부터 제가 가정에서 천연 살충제를 만들어 해충을 박멸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일부 방식의 경우 북한 농민들에겐 부담스러운 비용이 들 수도 있지만, 지금은 벌레의 피해를 막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소개합니다. 저도 천천히 말씀드릴 테니 잘 적으면서 들어주세요. 첫 번째로 고추, 마늘, 생강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아주 매운 고추와 마늘과 생강을 똑같은 분량으로 섞어 물을 조금 넣고 갈아서 거른 후 물로 조금 희석하고 분무기에 담아 진딧물 있는 곳에 뿌려주면 효과가 좋습니다. 두 번째는 난황유(卵黃油)법입니다. 계란의 노른자 4개를 식용기름 500mg와 잘 흔들어 충분히 섞어서 만든 혼합액을 물 80리터와 희석하여 분무기로 살포해도 좋고요. 또는 푸른 은행잎을 곱게 갈아서 거즈로 걸러내고 녹즙 정도의 묽기가 유지되도록 희석하여 분무기에 넣고 뿌려도 되겠습니다. 은행잎은 말려서 양파자루에 넣어 장롱 뒤에나 침대 밑에 그냥 두어도 집 진드기 등의 방충 효과가 있습니다.

가정에서 간단하게 만드는 농약

담뱃재도 해충 박멸엔 친환경 살충제

MC: 유용한 조언이네요. 한 가지 더 여쭤봅니다. 북한에 애연가들이 많잖아요? 한국에서도 간혹 담뱃재를 이용해서 살충제를 만들던데 이런 건 농작물에 해롭지 않은지요?

조현: 네. 담배도 몸에는 안 좋지만 식물이니까 친환경 살충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농작물엔 해가 없습니다. 담배꽁초를 모아서 물에 담가 놓았다가 살충제로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이것 역시 담뱃잎에 함유되어 있는 Nicotine(니코틴)이 곤충의 신경 전달 물질에 딱 달라붙어서 신경 전달이 안 되게 하는 원리입니다. 본인에게 가능한 대로 유용한 방법을 선택해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MC: 네. 농약도 친환경 시대, 북한도 이를 유념하면서 좋은 제품을 연구한다면 농민의 건강은 물론 더 우수한 품질의 농작물도 얻게 되겠지요. 지금까지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였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