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물가] 죽음의 사금캐기, 북한 ‘두더지굴’
2025.01.06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북한 물가’ 시간에 정영입니다. 오늘은 세계 금보유 순위와 북한의 사금채취 방법인 '두더지굴'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노다지’라는 말을 기억하십니까? 노다지라는 말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잘 알려진 말인데요. 어떤 금광에서 금맥을 찾거나 횡재하게 되면 “노다지를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노다지라는 말, 북조선에서 생겨났다는 사실입니다.
19세기 구미 열강과 청나라의 간섭을 면하기 위해 조선왕조는 외세에 손을 뻗치기 시작했는데, 결국 미국은 운산금광채굴권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왕이었던 고종은 미국에 의존하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호러스 알렌에게 운산금광 채굴권을 선사했고, 그 채굴권을 넘겨 받은 미국 금광업자들이 조선 노동자들을 고용해 금을 캐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광산에서 금을 발견하면 미국 사람들이 가져가지 말라는 뜻으로 “노타치(No touch!)”라고 말하자, 영어를 모르는 조선사람들은 “금을 가리켜 노다지라고 부르는가보다”라고 생각해 그 뒤로는 금이나 귀한 것을 발견하면 ‘노다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당시 운산금광채굴권을 두고 역사에는 “가장 불평등한 계약”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구미열강의 다툼 속에 끼인 무능한 조선왕조가 내릴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조선왕조는 3만 달러의 지분을 받는 대가로 40년간 운산광산 채굴권을 미국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운산광산은 아시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기로 소문났었는데,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1939년 미국이 일본에 광산 채굴권을 넘길 때까지 6천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고 합니다. 당시 화폐 가치로 치면 상당히 큰 돈이었습니다. 19세기 미국에서는 골드러시, 즉 서부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저마다 금을 캐겠다고 사람들이 캘리포니아로 몰려들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만큼 미국사람들이 금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았다는 말로도 됩니다.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은 달러의 가치 안정을 위해 금을 보유하는데, 최근까지 8천톤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금 보유는 금본위제도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금본위제란, 정부가 화폐를 금과 연계해 발행하는 제도인데, 금이 국가 화폐의 가치를 보증하는 역할을 합니다.
금을 두번째로 많이 보유한 국가는 독일, 세번째는 국제통화기금(IMF)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요즘에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까지 2,264톤으로 금보유를 늘렸습니다. 최근 금값이 오르는 이유가 미국 달러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중국 등 몇몇 국가들이 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기 때문이라고 경제 분석가들은 지적합니다.
그러면 북한은 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요?
국제통화 기금은 주기적으로 나라별 금보유고를 발표하는 데, 2019년 자료에 북한은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자국이 얼마나 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한편 ‘충성의 외화벌이’ 과제 수행을 위해 북한 주민들은 지금도 사금채취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사금채취는 청천강이나 구룡강과 같은 운산금광과 잇닿은 강바닥이나 강기슭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비자금을 조성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5호 관리부와 군중외화벌이 사업소 등에서는 금 채취시설을 차려놓고 공공연히 사금채취를 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변변한 장비 하나 없이 순수 인력전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천강 강바닥도 이제는 너무 들추어 사금이 말랐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주민들이 사금을 캐느라 강바닥을 무차별적으로 뒤졌지만, 하루에 사금 0.1그램도 채취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 때문에 주민들은 먹고 살기 위해 사금채취를 멈추지 않고 있는데, 강기슭과 가까운 협동농장 토지 밑을 파내는 일명 ‘두더지굴’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두더지굴’은 협동농장 토지 아래에 높이와 너비가 각각 1미터로 된 굴을 나무 막대기 등으로 버팀목을 만들며 파고 들어가는 동굴을 말하는데, 거기서 파내온 토사를 강물에 일어 사금을 채취하는 방법입니다. 사금채취에 동원되었던 한 탈북민은 “겨울에는 땅이 얼어 두더지 굴이 무너지지 않는데, 땅이 녹기 시작하는 봄에는 토사가 무너져 숨지는 사람들이 빈번히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세계 주요 화폐들과 물가 움직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중국 위안화와 달러의 환율은 1월 3일 기준으로 1대 7.29입니다. 같은 시기 달러와 유로화의 환율은 1대 0.97입니다. 일본 엔화와 달러의 환율은 1대 157엔, 달러와 한국돈의 환율은 1대 1472원입니다.
다음은 금 시세입니다. 1월 3일 골드프라이스에 따르면 순금 1트로이 온스당 가격은 즉 31그램은 2658달러입니다.
다음 1월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원유(WTI)의 선물가격은 1배럴(158.9리터)당 73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당 76달러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