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자 )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미 연구소 , 러 외무장관까지 한반도 위기 경고
( 진행자 ) 지난 주 새해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2024년은 동아시아, 특히 한반도에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싱크탱크, 심지어 러시아 외무장관도 한반도를 콕 찍어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연말, 군 수뇌부를 재정비하면서 의미심장한 변화를 보였다고요?
( 이일우 ) 지난 12월 20일에 국방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연구원 2명이 공동 기고문을 냈습니다. 지난 두 전쟁으로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과 억제력이 크게 약화됐고, 이것이 중국 지도부의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였습니다. 12월 28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분쟁 발발 우려 지역으로 한반도를 지목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에 대만 분쟁을 트리거로 한 미국과 중국의 충돌 가능성은 예전부터 여러 전망이 나왔고, 윌리엄 번스 CIA 국장, 마이클 미니헌 미 공군 공중기동사령관, 직전 인도태평양사령관 필립 데이비스 제독 등이 2025년부터 2027년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나온 것이고,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 경고들이 나온 시기보다 중국의 군사력은 더 강해졌고, 미국의 군사력은 더 약화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의 군사력은 더욱 약화될 것이고, 올해에는 대만 총통선거, 미국 대선, 한국 총선 등의 정치적 변곡점이 많기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역대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해지는 시기입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해·공군력에 의한 전투가 벌어질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나 오키나와 일대에 전진기지를 두고 있는 미국과 달리 동중국해에 전진 기지가 없기 때문에 해군이 중심이 되어 미국과 일전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시진핑은 육군이 사실상 독식했던 인민해방군 지도부에 해군 출신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합동참모의장, 북한의 총참모장 격인 연합참모장은 육군인 류전리 상장이 맡고 있지만, 북한에서 총참모장보다 총정치국장의 힘이 더 세듯 인민해방군의 총정치국장 격인 정치공작부 주임은 시진핑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먀오화 해군상장이 맡아왔습니다. 군령권을 행사하는데 있어 해군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군정권을 쥐고 있는 국방부장이 최근 로켓군 출신의 리상푸 상장에서 해군 출신인 둥쥔 상장으로 교체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인민해방군 최고위 지도부를 구성하는 현역 상장 6명 중 육군이 셋, 해군이 둘, 로켓군이 하나로 구성되는데, 군정권과 군령권을 통제하는 자리에 해군이 앉게 됨으로써 전쟁 수행 의사 결정 전반에서 해군의 힘이 가장 강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산권 국가의 군대에서 해군의 서열이 가장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상황이고, 그만큼 중국도 미국과의 일대 결전에서 해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반도에 중국발 해전 위협 초강력 한파가 분다
( 진행자 ) 미국과의 결전에 대비해 해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중국이 해군 안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군 지휘부도 바꾸고, 군사력 건설 방향도 급격히 방향 전환을 하고 있는 듯한 움직임이 있다고요?
( 이일우 )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준비해 온 시진핑은 미·중 충돌 시점을 2030년대 중반 이후로 생각하고 군사력 건설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미 국방부나 미 해군이 그동안 내놨던 보고서들을 보면 중국이 항공모함 5척을 중심으로 한 대미 항전 군사력을 완성하는 시점이 2035년입니다.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이라는 변수가 생기고, 중국 경제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다급한 상황이 됐습니다. 미국의 군사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고, 미국, 한국, 대만의 정치적 혼란이 극대화되는 호기까지 겹치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향후 10년 동안 미국이 군사력을 키워 중국과의 군사력 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중국은 잠수함, 특히 재래식 잠수함 전력을 지난 1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강 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093형 공격원잠이 개발되면서 재래식 잠수함보다는 핵잠수함에 비중을 두고 수중 전력을 건설해 왔는데, 현재까지 20여 척이 건조된 3,600톤급 039A형 잠수함의 최신 개량 버전인 039C형 잠수함이 무려 8척이나 동시 건조돼 이 중 일부가 상하이에서 인민해방군 인수 평가를 받고 있는 사실이 인근 해상을 지나던 상선 선원들에 의해 확인됐습니다.
상하이 인근에서 촬영된 잠수함들은 이 잠수함들이 중국 동해함대에 배치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하이 바로 아래 닝보에는 잠정제22지대, 잠정 제42지대라는 2개의 잠수함 부대가 있고, 신규 건조된 039C형 잠수함은 모두 잠정 제42지대에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 독일제국의 정책 변화 노선과 아주 흡사합니다. 당시 독일도 영국과 프랑스 해군을 제압하기 위해 항공모함 4척, 전함 10척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해군력을 1948년까지 건설한다는 Z계획을 추진했지만, 1939년 히틀러가 전쟁을 군 지도부에 약속했던 것보다 9년이나 앞당기면서 독일의 해군력 건설 계획도 급히 수정됐습니다. 원래 해군사령관이었던 에리히 레더 제독은 대규모 해군력을 건설해 영국과 프랑스를 압도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지만,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해군사령관이 된 카를 되니츠 제독은 당장 빠르고 싸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잠수함으로 적의 해상교통로를 차단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전쟁이 조기 발발하자 되니츠 제독의 주장대로 유보트가 대량 건조됐습니다. 즉, 중국의 해군 수뇌부 교체와 갑작스런 재래식 잠수함 대량 건조는 중국 지도부가 생각하고 있는 전쟁 발발 시점이 예정보다 빨라졌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중 신형잠수함 039C의 위력
( 진행자 ) 중국의 재래식 잠수함 증강 이야기를 하면서 과거 독일의 사례를 이야기했는데, 결국 나치 독일은 패망했습니다. 그렇듯 재래식 잠수함은 핵잠수함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니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일 것 같은데, 재래식 잠수함인 039C형의 동해함대 대량 배치에 의미를 두는 이유가 있나요?
( 이일우 )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 약칭 공격원잠과 디젤전기추진 잠수함, 약칭 재래식 잠수함은 근본적으로 그 임무가 다릅니다. 공격원잠은 사실상 무한동력인 원자로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수중에서 빠른 속도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어 적의 탄도미사일 탑재 전략원잠이나 항공모함 같은 전략 자산 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전력입니다.
재래식 잠수함은 물 위에서 디젤엔진을 가동해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한 뒤, 엔진을 끄고 물속에 들어가 배터리 전력으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재래식 잠수함은 작전 해역에 미리 들어와서 움직이지 않고 매복해 있다가 적이 접근해오면 공격하는 방식의 방어작전을 주로 수행합니다.
중국이 동해함대에 신형 재래식 잠수함을 대량 배치하고 있다는 것은 동해함대 작전 구역인 동중국해에서 방어전을 수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북한은 이미 A2/AD 전력을 갖추고, 연합작전 태세를 구축하고 있고, 점점 그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중·러 전략폭격기와 해상초계기, 전투기들의 연합전략순찰과 이번 신형 잠수함 동중국해 집중 배치를 연결해 생각해보면 중국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추론이 가능합니다.
이 해역은 서해에서 흘러 내려온 저층냉수, 대만 난류, 양쯔강에서 나온 대량의 담수 등 각기 다른 성질의 물들이 섞여 다양한 수괴를 형성하는 곳입니다. 수괴는 온도, 염도, 용해 물질 등의 성질이 같은 물끼리 뭉쳐있는 일종의 물 덩어리인데, 수중 물체를 탐지할 때 사용하는 음파 탐지기, 소나를 사용해 음파를 쏘면, 이러한 성질이 다른 물 덩어리들을 통과하며 음파가 왜곡, 산란, 소실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즉, 재래식 잠수함이 동중국해의 수괴 안에 숨어 바닷길을 차단 하려고 시도할 경우, 한국 유사시 증원되는 미국 항모전단이나 상륙함 전단은 동중국해을 통과 할 때 중국과 북한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미사일을 받아내야 하고, 이 대공전투를 치르는 동안 물속에서 튀어나오는 어뢰와 대함 미사일 세례도 막아내야 함. 즉, 039C형 잠수함의 상하이 지역 집중 배치는 한·미·일 3국에게 대단히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중 신형잠수함 한반도 인근 배치에 대한 한미 준비 대세는 ?
( 진행자 ) 중국의 의도대로 039C형이 동중국해에 대량 배치되면, 한·미·일 3국에 대단히 큰 위협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3개 국가는 동중국해 바다 속을 휘젓고 다닐 중국의 신형 잠수함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나요?
( 이일우 ) 039C형 잠수함의 주력 무장은 Yu-10, 중어뢰와 YJ-18 초음속 대함 미사일입니다. Yu-10 어뢰는 최대 사거리 50km, 속도 50노트급의 고속 어뢰로 발사한 잠수함이 광섬유 케이블을 이용해 유선 유도하는 방식이고, 명중하면 한국에서 천안함 사건으로 유명해진 '버블제트', 엄청난 압력의 충격파로 군함을 일격에 파괴하는 무장입니다. 중국은 1만톤급 함정은 1발, 그 이상 크기 대형함은 2~3발 정도의 Yu-10 어뢰로 격침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YJ-18 초음속 대함 미사일은 물속에서 발사된 뒤 물 위로 튀어나와서 일정 거리는 소리보다 느린 아음속으로 비행하다가 표적에 약 50km 정도 접근하면 부스터를 가동해 마하 3으로 가속 하는 초음속 대함 미사일입니다. 사거리가 540km 정도 되기 때문에 동중국해 중국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 숨어서 제주도 인근, 일본 규슈 인근, 오키나와 인근을 모두 공격할 수 있습니다.
앞서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동중국해는 각기 다른 성질의 물 덩어리들이 굉장히 다양하게,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 적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평시에 중국 잠수함 기지 앞에 공격원잠을 배치해 미리 감시하고 추적하다가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때 공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미국은 현재 공격원잠 전력이 대단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본이 서방 세계에서 가장 큰 재래식 잠수함이라는 소류급 잠수함으로 동중국해 해역에서 상시 순찰과 매복 작전을 수행하고는 있지만, 20척도 안 되는 잠수함으로 동중국해 전역을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미국과 일본은 적 잠수함의 기습 공격에 대비해 군함에 고성능 소나를 설치하고, 고성능 해상작전헬기를 얹어 최소한의 대비는 해 놓고 있습니다. 제공권이 보장된다는 전제하에 일본은 해상초계기가 매우 많기 때문에 1회용 음파탐지기인 소노부이를 대량으로 뿌려서 중국 잠수함의 활동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복을 하는 것도, 선제공격을 하는 것도 중국의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의도를 사전에 파악해서 동중국해 주요 해역에 잠수함과 대잠 전력을 적시에 전진배치하지 못하면, 유사시 동중국해를 통해 한반도에 접근하는 미국 항모전단이나 상륙함 전단은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한국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수중 공격에 대응할 능력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구축함급에 탑재되는 DSQS-21 소나는 굉장히 구형 소나고, 성능도 떨어집니다. 한국의 해상작전헬기인 링스 역시 미국과 일본의 시호크 계열의 절반 체급의 소형 해상작전헬기이고, 센서 성능도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의 해군력은 동중국해 대잠전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진행자 )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