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여러분은 잘 때 어떤 꿈을 꾸는 편인가요? 꿈을 꾸고 나서 기분 좋은 경우도 있고, 몹시 마음이 불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꿈은 이렇게 우리 마음의 숨은 이야기를 보여주고요. 건강상태도 알 수 있게 한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오늘은 북한이탈주민들이 꾸는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심리상담,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진용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진용: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네. 오늘은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시달리는 쫓기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쫓기는 꿈 때문에 불안하다는 지철호 군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지철호: 지금 4년 정도 됐는데 아직도 불안감이 있어요. 현실에선 잘 모르겠는데 꿈에서 쫓기는 일도 많고요.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찝찝하죠. 꿈에서 그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는데 회피가 되면 꿈에서라도 기분은 좋은데 회피 못 하고 잡히면 그 다음날에도 불안한 마음도 있고요. 집중도 잘 안 돼요.
이예진: 찾아가는 심리상담 첫 시간에도 이야기가 잠깐 나왔었는데 탈북자들 가운데 북한을 떠난 지 십여 년이 되어도 북한에서의 힘들었던 상황이나 탈출과정 등이 계속 꿈에 나타나 놀라서 깨는 일이 흔하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전진용: 정신분석의 아버지라고 하는 프로이드는 꿈을 중요시했는데요. 꿈은 무의식의 발현이다, 실제로 현실세계에서 나타나지 못하고 꿈에서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얘기하기도 하고요. 낮 동안에 힘들었던 것의 반영이라고도 얘기하죠. 예전에 힘들었던 상황이 지금 꿈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예전의 상황이 계속 떠오르는 증상, 잘 놀라는 증상, 비슷한 상황이 오면 피하려고 하는 거죠. 중국에서 공안에게 쫓겼던 사람이 한국에서 제복을 입은 사람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해당되는데요. 그 중에서 자꾸 같은 장면이 떠오르는 사람은 눈을 감으면 계속 떠오르고 심해지면 꿈에도 나타나고 그 상황이 다 지나갔어도 계속 같은 장면이 나타나는 거죠.
이예진: 그만큼 큰 충격이었기 때문일 텐데요. 꿈에서 쫓기는 상황은 대체로 과거 탈북하면서 겪었던 불안과 공포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현재 느끼는 마음의 압박이 그 안 좋은 기억과 함께 꿈으로 발현될 수도 있나요?
전진용: 꿈을 꾼다는 게 깊이 못 잔다는 것이거든요. 깊이 못 잔다는 것은 최근에도 힘든 일이 있어서 잠을 못 잔다는 것이고, 잠을 깊게 못 자서 그런 꿈을 꾼다는 얘기죠. 최근의 일들로 인해서 마음이 안정되지 못해서 나타나는 결과이기도 하죠. 내가 이런 꿈을 꿨다고 해서 불안하기 보다는 내가 요즘 많이 힘들구나, 신경을 많이 쓰는구나 생각을 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예진: 그럴 것 같아요. '이 꿈 왜 꿨지? 무슨 일이 생기려나?' 생각하기보다 '내가 지금 마음이 불안정하고 힘들구나.' 라고 마음을 다스려야겠네요. 선생님 저는 몸이 많이 좋지 않을 때 악몽을 꾸는 경우도 있거든요. 건강도 꿈과 연관이 있나요?
전진용: 몸과 정신은 항상 붙어있다고 보면 되거든요. 정신적이나 육체적인 피로감이 있으면 불안하거나 공포스러운 꿈으로 나타나기도 하고요. 흔히 가위눌린다고 하는 것도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니까요. 내 몸이 힘든 상태가 꿈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예진: 북한이탈주민들처럼 쫓기는 꿈이나 악몽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경우도 있나요?
전진용: 네. 북한이탈주민 뿐 아니라 남한 사람들도 있는데요.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물에 빠지는 꿈을 꾸는 경우도 있어요. 꿈을 많이 꾼다는 건 잠을 잘 못자는 것이고, 깊게 못 잔다는 것이니까 현실 세계의 불안이나 그런 현실과 관련될 수 있죠.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그 상황이 당신의 어떤 문제로 인해서 생길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서 마음을 좀 편하게 해주고요.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약물 치료라든지 행동교정요법 등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예진: 그냥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그런 꿈을 꾸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고 계셔야겠네요. 역시 쫓기는 꿈을 자주 꾸는 북한이탈주민 김영숙 씨의 말씀 듣고 얘기 나누겠습니다.
김영숙: 탈북자들이 각자 가슴 아픈 상처가 있잖아요. 그런데 지난날의 안 좋았던 일들이 꿈에 나타나고 강제 북송되는 게 꿈에 나타나곤 하는데 이런 걸 방지할 수 없는가 궁금해요.
이예진: 김영숙 씨는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없는지 궁금해 하셨는데요.
전진용: 꿈 자체를 없애는 건 어렵지만 이 꿈을 꾸는 이유가 예전에 힘들었다는 것, 지금 힘들어서 그렇다는 걸 알면 막연히 불안하지는 않을 거거든요. 일단 좀 편안해지게 도움을 줄 수 있겠고요. 꿈을 꾼다는 게 정신활동이 활발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거나 일상생활에서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게 되는 거죠.
이예진: 오늘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까 제가 꾸는 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데요. 계속 악몽이나 쫓기는 꿈을 꾸는 분들에겐 어떤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전진용: 잠을 들기 어렵게 만드는 행동을 하는 분들이 많아요. 커피를 마시거나 자기 전에 뭔가 먹으면 신체가 각성되거나 활발한 활동을 하게 돼서 깊게 잠을 잘 수 없게 되니까 그러지 않는 게 중요하고요. 잠을 못 잔다고 술을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당장은 잠이 올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불면을 일으키는 요소가 되고요. 잠을 못 잔다고 해서 낮에 잠을 보충하는 건 좋지 않고요. 늦게 자더라도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다 보면 잠에 대한 순환의 주기가 개선이 되고, 수면의 질도 좋아지고 그러면 꿈도 없어지게 될 것 같고요. 정신적인 피로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명상 같은 방법을 쓸 수도 있고요. 마음이 힘들다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도 잠을 잘 자고 안 좋은 꿈을 덜 꾸게 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예진: 그냥 평소 습관을 조금만 신경 써서 고치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될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이셨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안 좋은 꿈을 계속 꾸고 계시다면 현실에서 회피하고 있는 중요한 결정이나 문제 또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쫓기는 꿈은 더 이상 그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신호일지도 모르니까요.
찾아가는 심리상담. 오늘은 쫓기는 꿈에 나타난 불안 심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도움 말씀에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진용 선생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진용: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0:00 / 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