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영화의 해외 리메이크 열풍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9-02-13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2015년 8월 영화 '베테랑' 개봉 당시 서울의 한 영화관.
2015년 8월 영화 '베테랑' 개봉 당시 서울의 한 영화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영화베테랑중국 리메이크 대인물최고 흥행기록

-‘위대한 소원중국 위대한 원망 연이은 한국영화 리메이크 인기몰이

-대만, 한국 드라마리메이크(재창작) 계획

-일본판굿닥터폭발적 인기에 연이어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베트남, 한국영화 리메이크 가장 활발

-단순한 판권 판매 넘어 공동제작 형태로 발전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2월도 벌써 중순을 지나고 있네요. 봄기운이 점점 우리 곁에 다가오는 느낌이 드는 요즘입니다. 활기찬 나날 보내시면 좋겠네요.

지난 주에는 설을 맞아 어떤 영화들을 많이 즐겨 보셨는지 극장가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만 오늘은 우리 나라에서 제작된 드라마나 영화들이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만 그 드라마나 영화들이 현지에서 리메이크, 그러니까 다시 재창조돼서 제작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소식과 관련해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예전에는 드라마나 영화들이 통째로 그대로 외국에서 방영되는 경향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 나라 현지에 맞게 다시 재창조되는 리메이크가 활발하다고 하는데요, 특히 한국영화 ‘베테랑’이 중국에서 리메이크 돼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요?

 

(insert : 영화 베테랑장면 / 중국 리메이크 대인물장면 sound)

한국영화 베테랑중국 리메이크 대인물최고 흥행기록

김헌식 : 그렇습니다. ‘대인물’ 그러니까 큰 인물이죠, 큰 인물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재창조돼 개봉했습니다.

3일 환구망이라는 매체에 따르면 지난 달 10일 개봉한 ‘대인물’은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라는 작품을 리메이크한 2015년의  ‘20세여 다시 한번’ 이라는 작품의 기록을 깼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흥행수입을 올렸고요, 그래서 박스오피스, 즉 극장가 누적 집계 성적은 지난 3일 현재 3억7천3백만 위안이었습니다.

이전에도 한국영화 ‘블라인드’라든가 ‘미씽’ 등이 리메이크 된 적이 있었는데 환구망은 2015년 한국에서 흥행한 '베테랑'을 원작으로 한 경찰 액션영화 '대인물'이 새해 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원작의 이야기에 바탕해 중국적 특색을 잘 살려 현지화했다면서, 선악의 대결을 그리고 사회현실 소재로 공감을 얻어 "새해에 가장 속 시원한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영화 내용은 한국의 '베테랑'을 거의 따랐고  마지막 격투 장면을 포함한 주요 장면도 비슷합니다.

이장균 : 한국 영화 ‘베테랑’의 중국판인 '대인물'은 중국의 사회현실에 초점을 맞췄다고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대인물’이라는 영화에는 중국에서 명문 학교 근처의 주택을 일컫는 '쉐취팡' 등이 소재로 나옵니다. 좋은 학교 근처에 집이 있으면 자녀를 이 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쉐취팡은 천문학적으로 비쌉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자의 주택 강제 철거 등 중국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 묘사됐기 때문에 더욱 현실감이 있었고요,  한국 영화 '베테랑'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형사 역할과 유아인의 재벌 2세 역할은 배우 왕첸위안과 바오베이얼이 각각 맡았고 인기 감독  우바이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이장균 : ‘베테랑’ 외에도 배우 류덕환 주연의  ‘위대한 소원’이 중국에서, 재창작,  리메이크되어 배우 왕대륙의 ‘위대한 원망’으로  재탄생한 사례도 있었지요?

 

위대한 소원중국 위대한 원망 한국영화 리메이크 작품 인기몰이

김헌식 : 그렇습니다. 여기에서 원망의 ‘원’자는 바랄 ‘원’자죠.  말씀하신 중국배우 ‘왕대륙’ 같은 경우는 ‘나의 소녀시대’로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아시아 대표 인기배우인데 이 중화권 스타가 이 작품의 주인공인 거죠.

지난 1월말 개봉을 한 ‘위대한 원망’은 원래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 주연의 2016년 나온 한국영화  '위대한 소원'이 원작인데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절친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혈기왕성한 희극 영화로 국내 개봉 당시 신선한 설정과 웃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장균 :한국 영화 ‘베테랑’ 그리고 ‘위대한 소원’이 중국에서 재창작 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만 또 다른 작품들도 있네요, 지난 해 10월에 이언희 감독의 우리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의 중국판 리메이크 영화가 현지에서  우리 돈 400억원, 미화로 치면 거의 4천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거뒀다고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중국판 제목은 ‘자오다오니(너를 찾았다)’인데요, 지난 5일 중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첫 주말 극장가 5위로 출발, 입소문에 힘입어 2주차 주말 2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래서 3주 남짓한 기간 동안 벌어들인 수입은 2억6613만 위안에 달합니다.

한국 원작에 드라마 홍보담당자로 설정됐던 주인공의 직업이 중국판에선 변호사로 바뀐 걸 제외하면 내용은 거의 유사합니다.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던 워킹맘이 자신의 어린 딸을 믿고 맡겼던 보모가 딸을 데리고 잠적하자, 두 사람을 찾아 나서는 얘기입니다.

한국적인 소재로 기획한 영화지만 엄마와 아이의 관계라든지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여성들, 직업을 갖고 일하는 엄마 등의 사회문제가 중국 사회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 원작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판에서 엄지원이 연기한 워킹맘 역은 중국의 인기 배우 야오천이 맡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작품들을 중국의 인기스타들이 출연해서 최고의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장균 : 이렇게 한국영화가 중국영화로 탈바꿈하는 이런 재창작 되는 리메이크 작품들이 계속 성공을 거두면서 아마 중국의 영화제작사들이 한국영화를 계속 주시하고 있을 것 같네요.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헌식 : 맞습니다.

이장균 : 중국과 비슷한 대만, 정서가 크게 다르지 않겠습니다만 대만에서도 우리 영화나 드라마 인기가 대단하다고 하죠? 대만에서도 우리 드라마를 리메이크 하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요?

 

대만,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재창작) 계획

김헌식 : 그렇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유력 일간지인 신경보는 지난 15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대만 드라마 제작사가 베이징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궁’ 리메이크 계획을 소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궁’은 2006년 MBC TV에서 동명의 인기 만화를 각색해 방송한 작품으로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던 작품입니다.

김헌식 : 지금은 군주제가 없어졌지만 가상의 군주제 하에서 평범한 여고생이 어른들끼리의 약속 때문에  왕위 계승자인 세자와 정략결혼을 하면서 펼쳐지는 좌충우돌의 로맨스 이야기인데요,  시청률이  무려27%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작품이 중국에서도 방영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우선 드라마 ‘궁’이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중국 내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또한한령이 완화 기미는 있지만, 아직 지속 중인 점도 불리한 여건으로 꼽힙니다.

이장균 : 한한령, 그러니까 중국에서 한류를 제한하는 이런 분위기가 좀 완화가 된다면 우리의 영화나 드라마들이 더 많이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장균 : 이번에는 일본으로 한번 가볼까요? 올해 일본 안방극장, 텔레비전에서 한국의 드라마를 다시 만든, 리메이크한 드라마가 연이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만 흥행에서도 성공적인가 봐요?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2018년의 일본판 ‘시그널’, ‘굿닥터’, ‘기억’, ‘세븐데이즈’ 등 총 4편의 작품이 리메이크로 제작돼 긍정적 평가를 받았거든요.

특히 2013년의 인기드라마  KBS의 ‘굿닥터’가 지난해 7월 후지TV에 리메이크돼 약 2개월 간 일본 안방극장을 장악했습니다.

김헌식 : 일본판 ‘굿닥터’는 평균 시청률 12.4%을 기록하는 등 유례없는 흥행을 거뒀으며 현재 두 번째 편 제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소아과라는 보편적 공간에서 펼쳐진 스토리로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입니다.

또 지난 2004년 일본 TV아사히에서 리메이크 방영된 ‘호텔리어’를 시작으로, ‘미안하다 사랑한다’, ‘쩐의 전쟁’, ‘마왕’, ‘미남이시네요’, ‘가시고기’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 드라마가 일본판으로 재탄생한 바 있었죠.

2000년대에는 ‘선물’, ‘두사부일체’, ‘내 머릿속의 지우개’, ‘엽기적인 그녀’ 등 우수한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 드라마로 재창작돼 관심을 끌었습니다.

어쨌든 일본에서는 지금 현재 기존 한류 팬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긍정적인데요, 그만큼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일본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한국 드라마들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에 일본에서 우익이 발호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드라마들이 계속 이렇게 리메이크 된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 대중들, 시청자들은 한국 작품 자체에 대해 주목을 하고 있다 이렇게 평가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장균 : 중국과 대만, 일본에 이어 베트남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베트남, 한국영화 리메이크 가장 활발

김헌식 : 그렇습니다.  한국영화 ‘써니’의 베트남 리메이크 영화 ‘고고 시스터즈’는 지난해 3월초 현지에서 개봉, 한 달 만에 베트남 지역 영화 역대 흥행 5위에 올랐습니다. 또 '과속스캔들'과 '엽기적인 그녀'의 베트남판도 연이어 개봉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송지나 작가의 '모래시계'를 한국·베트남 합작영화로 제작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모래시계’는 국내에서 1995년 방영 당시 시청률 60%에 육박했던 기념비적인 드라마입니다.

또한 ‘조폭마누라 2’ ‘네버엔딩 스토리’등의 한국 영화도 베트남판 영화가 나온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영화 열기는 3년 전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베트남 영화 ‘내가 니 할매다’의 흥행 성공이 도화선이 됐습니다. 그 뒤에  ‘부산행’ 같은 한국영화가  개봉해 흥행 1위를 했다는 점도 베트남 대중들의 관심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활발하게 우리의 영화와 드라마가 재창작 되는 곳이 바로 베트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장균 : 네, 이렇게 우리의 영화가 중국이나 일본 혹은 베트남 같은 곳에서 현지에 맞게 재창작, 리메이크 되는 과정을 통해서, 예전에는 계약만 하고 판권을 판매하고 현지에서 알아서 제작을 했는데 지금은 우리 한국 측에서 제작에 함께 직접 참여하는 일종의 공동제작 개념까지 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쪽으로도 가는 추세라고요?

 

단순한 판권 판매 넘어 공동제작 형태로 발전

김헌식  : 그렇습니다. ‘고고 시스터즈’ 같은 경우도 원작인 '써니'의 국내 투자배급사와 베트남 제작사가 같이 설립한 합작회사가 만든 작품이에요.

그래서 베트남과 한국의 협력적인 요인 때문에 현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고요, 적극적으로 우리 제작진들이 기획단계부터 참여를 해서 제작비 일부를 투자하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제작진들이 베트남에 가서 사무실을 차리고 5년전부터 어떤 스토리로 현지화 할 것인지 시장조사를 하고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고 평가를 하는 것이죠.

이장균 : 특별히 베트남에서 우리 영화들이 활발하게 리메이크 되는, 재창작 되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헌식 :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베트남은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가 거의 동시에 출시될 만큼 한국문화에 익숙하다는 점이고요, 또 제작 여건상으로 봤을 때 제작비도 한국의 절반 이하로 낮습니다. 또 한편으로 베트남 영화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입니다.

2012년에는 300개 안팎이던 영화관이 2~3년 사이 500개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아무튼 베트남은 노인을 공경하고 가족을 중시하는 정서가 한국과 잘 맞아서 다른 나라보다도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앞으로 한류도 마찬가지로 우리 정서와 여건, 잠재적인 성장가능성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면 훨씬 더 효과가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장균 : 베트남은 최근 축구, 박항서 감독 때문에 한국에 대한 인기는 하늘을 찌르지 않습니까? 베트남과 그 어느 때보다도 스포츠,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굉장히 가까워 지는 그런 좋은 계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우리의 영화나 드라마가 리메이크 형식을 통해서 계속 진출을 해나가면서 우리가 민간외교 역할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만 우리의 국익을 높이는 또 우리의 한류를 전파시키는 좋은 계기가 마련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한류의 확장이 굉장히 자랑스럽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가장 가까운 북한으로 많이 들어가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에서도 이웃나라들처럼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들을 많이 한껏 볼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시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장균 : 오늘 열린 문화여행은 우리나라의 영화, 드라마들이 주변 국가들 현지에서 다지 재창작 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얘기로 함께 했습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