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통치는 언제까지?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12.30
party_meeting_b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한 이번 회의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과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들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도 북한문제, 한반도 관련 이슈들이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1위를 꼽으라면 하노이에서 진행된 2차 북미정상회담이겠죠.

김정은은 그 긴 대륙 장거리를 열차여행으로 선택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또 어느 한 역에서 휴식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언론의 카메라에 담기면서 암살도 용이한 허술한 호위가 말밥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큰 ‘선심’을 써 영변을 내놓기로 했지만 그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회담은 결렬되었으며 헤어지면서 미국 측은 북한에 핵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내놓으라는 무장해제격의 요구도 했습니다.

또 하나의 스포트라이트는 6월 말 판문점에서 있은 남북미 정상들의 깜짝 만남이었습니다. 트럼프 미대통령이 트윗으로 만나자고 번개 팅을 신청하면서 극적으로 성사됐는데요, 미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을 넘어 북한 땅을 밟는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비핵화, 북미관계 개선, 남북관계에서 획기적인 변화나 진전은 없었습니다. 하노이에서 스텝이 꼬여 김정은이 크게 대노했고, 이후 이어진 스웨덴에서의 실무자 회담결렬은 북한이 어떻게 앞으로 하노이에 대한 복수를 하려나 하는 속셈을 드러낸 계기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연말시한 지정, 크리스마스 선물, 새로운 길이라는 북한의 위협공세, 급기야 트럼프미대통령의 군사력 사용 가능성, 로켓맨 표현 재사용, 이에 대한 북한의 늙다리 망령, 잃을 것이 더 없다는 설전이 연말에 더 이어졌습니다.

또한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가능성에 대비해 국방장관, 합참의장, 태평양공군사령관 등이 연달아 나서 오늘밤이라도 북한과 싸워 이길 준비가 되어 있다, 먼지를 털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억제성 반응들을 내보냈고, 미 국방부는 한미 특수군의 북한지도부 참수작전을 연상시키는 훈련 동영상까지 흘리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북한의 ICBM 대처 영상도 공개했죠.

북한은 예고했던 노동당 전원회의를 최대 규모로 개최했고, 김정은은 여기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강화하는 조치, 자위적 방위력을 강화하는 공세적 조치들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즉, 올해 2019년은 작년의 화려한 정치 쇼로 부풀어진 기대들이 실무적인, 실질적인 결과를 내야 하는 현실의 벽에 부딪쳐 좌절하고 정체하고 정세가 원점으로 회귀하는 경험을 다시 하는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북한 해외파견근로자들이 12월 22일부로 모두 철수해야 하는 큰 사변을 경험하는 해도 됩니다.

북한이 당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의 대내외 정세, 혁명정세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의 역경으로 둘러싸여 있는 듯 합니다.

모든 정권이나 정치체제, 인간의 운명에는 분명한 사이클이 있고 수명이 있게 마련이죠. 북한의 김씨 왕조, 북한주민들이 ‘콩사탕’이라고 부르는 공산당 통치도 마찬가지겠죠.

앞으로 언제까지 그 목숨을 연명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고립과 대결, 역경과 긴장의 길만 고집한다면 결국은 그 수명만 단축하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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