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하나되는 교육 이야기] 수학여행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하나되는 교육이야기’ 시간을 맡은 노재완 기잡니다. 계절의 여왕인 5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요즘 들어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가 많습니다.
이나경 ∙ 교원 출신 탈북자
200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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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조사에 따르면 그 동안 한국에서 수학여행으로 가장 많이 찾던 곳은 경상북도 경주로 나타났습니다. 경주는 천년 고도로 신라의 숨결이 살아 있는 유서 깊은 곳인데요.

그러나 최근에는 제주도로 가는 학교도 많아졌습니다. 또 아직은 많지 않지만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도 등장하고 있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수학여행에 대해 북한에서 교원 생활을 한 이나경 씨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이나경: 네, 안녕하세요. 지난번 광화문 근처에 가니까 학교에서 단체로 수학여행을 나온 학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노재완: 네, 요즘 수학여행철이죠. 학교마다 사정이 있어 다르겠지만, 대개 4월부터 6월 사이에 수학여행을 많이 갑니다. 특히 5월에 많이 가는 편이죠.

이나경: 어쩐지 얼마 전에 저희가 사는 동네에서도 대형 버스들이 줄줄이 초등학교 운동장에 주차돼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수학여행을 가는 버스였던 것 같아요.

노재완: 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는 6학년 때 수학여행을 많이 가는데요. 대개 1박2일 내지 2박3일 정도로 갔다 옵니다.

이나경: 북쪽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참으로 행복해 보입니다. 학창 시절에 이렇게 수학여행도 빼놓지 않고 다니고요. 원래 수학여행이란 말이 평상시에 못간 곳에 가서 자연과 문화를 실제로 보고 들으면서 지식을 넓히는 여행을 말하는 거 아닙니까. 수학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 효과는 사뭇 크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네, 그렇습니다. 문화, 경제, 산업, 정치 등의 중요 현장을 직접 견학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은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넓은 식견과 풍부한 정서를 육성시키는데 보탬을 줄 수 있습니다.

이나경: 그리고 수학여행은 학교 밖의 집단적 행동을 통해 건강, 안전, 집단 생활의 수칙이나 공중 도덕 등에 대한 바람직한 체험을 얻을 수 있죠. 또 미지의 세계를 보며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갖게 하기도 하고요. 한국에선 보통 수학여행을 어디로 많이 가나요?

노재완: 지역과 학교 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서울지역의 경우 경주로 가장 많이 가는 편입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초•중•고교 352곳이 경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352곳은 서울 전체 학교의 약 28%를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두 번째로 인기가 많은 곳은 제주도였습니다. 329개 학교가 찾았고요. 다음으로는 설악산이 있는 강원도이고요. 그리고 백제문화권인 공주•부여와 전라도가 다음 순이었습니다.

이나경: 경주는 과거 신라의 수도였던 만큼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차원에서 자주 찾는 것 같습니다. 경주하면 역시 불국사와 석굴암이 유명하잖아요. 그리고 신라시대 왕들의 무덤도 많이 볼 수 있고요. 이 뿐만 아니라 섬세한 공예품들과 조각품, 문화유적들을 볼 수 있는데 삼국시대부터 전해졌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예술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수학여행지로서 안성맞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노재완: 네, 보통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면 근처 포항에 가서 세계 최고의 제철소인 포스코 견학도 하고요. 또 울산에 가서 자동차공장도 견학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출이 빠르기로 유명한 호미곶 등대도 보고 옵니다.

이나경: 선생님, 근데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초등학교에서도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노재완: 네, 좀 여유 있는 일부 사립학교의 경우 제주도로 많이 갑니다. 근데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니까 비용이 좀 들죠. 그래서 일반적으로 제주도는 보통 고등학교 때 많이 가는 편입니다.

이나경: 아마도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학 여행지가 제주도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평소 학교라는 틀에서 벗어나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본다는 것만으로 청소년들에게는 만족감을 주는 추억일 것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제주도를 신비와 환상의 섬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긴 저도 제주도를 가 봤는데, 정말 제주도의 아름다움은 말 그대로 황홀경의 극치였습니다.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 학생들도 이 아름다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올 수 있는 그날이 앞당겨 지기를 바랍니다.

노재완: 네, 그렇습니다. 제주도는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휴양지인데요. 일본과 중국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옵니다.

이나경: 근데 요즘엔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다면서요?

노재완: 네. 해외 수학여행은 세계화 시대에 학생들에게 국제 감각을 길러주고 견문을 넓혀 준다는 취지로 각 학교가 추진하고 있는데요.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는 학교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난 서울 지역의 학교는 전체 학교의 3%인 28곳 가량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나경: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면 보통 어디 나라로 많이 갑니까?

노재완: 해외 수학여행지로 가장 많이 꼽히는 곳은 가까운 일본과 중국입니다. 서울에서 부유층이 많이 사는 강남지역에서는 호주 등으로 떠난 학교도 있습니다.

이나경: 어느 신문에서 보니까 실제로 해외로 수학여행을 간 학교들의 경우 경비가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70만원이 들더라고요. 미화로 하면 400달러에서 600달러 정도 드는 건데요. 이 정도라면 한국의 일반 가정에서도 좀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노재완: 네, 요즘 같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때는 더 부담이 되죠. 그렇지만, 학생 시절에 해외를 나가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니까 부모님들이 부담이 좀 되더라도 아이들을 위해서 보내는 것 같습니다.

이나경: 한국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의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비용을 따로 대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노재완: 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서 정부 지원금이 있습니다.

이나경: 학생들이 수학여행에 가면 명소 견학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학우들과 즐겁게 놀기도 할텐데요.

노재완: 네, 보통 수학여행에 가면 학생들이 늦게까지 자지 않고 노는데요. 선생님들은 일찍 자라고 말씀은 하지만, 수학여행이니만큼 학생들이 늦게 잔다고 해서 일찍 자라고 혼내시진 않더라고요. 보통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나서 장기 자랑 같은 놀이를 많이 합니다.

이나경: 장기 자랑은 북한에서는 그냥 오락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중학교 이상만 되면 화투 놀이를 많이 하더라고요. 술도 몰래 갖고 가서 마시고요. 사실 학생들이 이러면 안 되지 않습니까.

노재완: 네, 물론이죠. 근데 보통 선생님들이 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냥 보고도 모르는 척 해주는 편입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술을 좀 마셨죠. 근데 호기심입니다. 수학여행 때 친구들과 추억으로 남기려고 마셨습니다. 북한에서도 수학여행 많이 갑니까?

이나경: 네, 그럼요. 근데 여기처럼 평상시 수학여행이라는 말은 잘 쓰지 않습니다. 보통 답사, 견학, 야영으로 표현하는데요. 그래서 북한에서는 소년단 야영소, 혁명사적지, 혁명전적지 견학 및 참관, 묘향산, 칠보산 답사 등과 같은 학교생활의 추억을 갖게 하는 특별 활동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수학여행을 가려면 수송과 숙박 문제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하며 한건의 사건사고도 없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의 선생님들은 이런 답사를 가게 되면 부담을 느끼는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수학여행을 가는데 북한도 이와 비슷한 시기인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노재완: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인 박왕자 씨가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갑자기 금강산 관광이 멈추었는데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 한국의 일부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금강산으로도 갔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에게는 일부 비용을 지원했습니다.

이나경: 근데 언제쯤 다시 금강산 관광이 열리게 될까요. 요즘 남북관계가 워낙 안 좋으니까 너무 안타깝습니다. 아무쪼록 남북교류가 다시 활성화해서 금강산 관광이 재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남과 북이 오갈 수 있는 통일로가 하루 빨리 개통되어 이곳 한국 학생들도 민족의 영산 백두산이라든지 묘향산, 칠보산 등 북쪽에 아름다운 곳에 수학여행을 가 볼 수 있는 멋진 날이 하루 빨리 앞당겨 지기를 기원합니다.

노재완: 네, 저도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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