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하계 올림픽을 보면서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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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계 올림픽을 보면서 지난 2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선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모습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정진화: 네, 오늘은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하계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기자: 네, 원래 지난해 열리기로 했는데 코로나 전염병이 퍼지면서 1년 연기가 돼서 지난달 23일 개막식을 갖고 8일에 끝나죠?

정진화: 맞습니다. 올해는 2021년인데 2020 도쿄 올림픽으로 명명하니 올림픽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사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끝나면서 다음 올림픽은 2020년 일본 도쿄로 확정되었으니깐요.

기자: 어떻습니까. 이번 올림픽에는 전 세계에서 201개 나라 거의 1만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고 하던데 한국에서도 응원을 많이 합니까?

정진화: 네. 요즘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또는 핸드폰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열기가 뜨겁습니다. 개막전부터 대한체육회나 팀코리아하우스에는 공식 홈페이지가 만들어졌고요. 인터넷 사회관계망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기자: 팀코리아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사실 운동경기에서 누가 금메달을 땄는지 이런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조금 문제가 아닌가 생각을 하는데 방송에서는 연일 보도를 하고 있죠?

정진화: 네, 북한에서는 북한 선수가 메달을 땄다고 하면 굉장히 많이 선전을 하고 다른 나라 선수들 메달은 크게 방송을 하지 않아요. 그런데 열심히 운동을 해서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는 것은 어쩌면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이기 때문에 모두 최선을 다한다고 해요.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메달도 좋지만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자체가 정말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라고 하더라구요. 이번에 한국은 양궁 남녀 혼성복식에서 첫 번째 금메달이 나왔는데 남자 선수가 이번에 올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17살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영에서는 아시아 신기록 보유자도 나왔습니다.

기자: 그런데 북한 청취자들이 양궁이라고 하면 아실까요?

정진화: 사실 제가 있을 때는 활쏘기라고 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양궁종목은 골프나 축구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목인데 이번 단체전에서 대한민국은 양궁 양팀 모두 금메달을 쟁취했습니다.

기자: 북한주민들도 올림픽에는 관심이 많을텐데요. 이번 올림픽은 일본에서 열리기 때문에 주변국가인 중국이나 러시아 한국 등에서는 많은 선수들을 파견했는데 북한은 참가하지 않았어요.

정진화: 맞습니다. 사실 탁구나 태권도 같은 종목은 북한도 잘하는 종목이거든요. 지난 2018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참가했는데 이번에는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북한주민들도 올림픽이 지금 열리고 있다는 것은 아실 텐데 많이 궁금하겠어요.

정진화: 그렇죠. 운동 경기는 북한사람도 정말 좋아합니다. 사실 볼거리가 많이 없는 북한주민들에게 텔레비전에서 중계해주는 체육경기 방송은 정말 황금처럼 귀한 시간입니다. 특히 북한주민들이 좋아하는 축구경기가 열릴 때면 남자들은 열광을 합니다.

기자: 개인 경기 보다는 단체 경기 축구는 북한주민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 아닐까 싶은데요. 경기장도 꽤 있고요.

정진화: 네, 그렇죠. 그런데 지방에서는 경기가 거의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던 함흥도 큰 경기장이 있지만 경기를 진행할만한 여건들이 갖추어지지 못해서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평양에서도 외국 대표단과의 친선경기 형태로만 열리고 있지 국내 경기는 거의 열리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올림픽 경기에 대한 열기가 예전 같지 않은 듯 한데 어떻습니까?

정진화: 아무래도 함께 모여서 봐야 더 재미있는 것이 운동 경기인데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화다 보니 관심도가 과거에 비해서는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텔레비전에서 본 영화가 생각나네요.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제목의 영화였는데 북한의 한 통신소개 분대원들이 대한민국 선수들이 참가하는 올림픽 축구 장면을 직접 볼 수 없으니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놓고 해설자의 말을 들으면서 경기를 보는 게 아닌 듣는 그런 장면을 그린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상부에 보고가 되면서 분대원들이 다 조사를 받고 분대장은 처벌 위기에 처했는데 모든 분대원들과 주위의 도움을 받아 대한민국으로 귀순한다는 내용입니다. 그 영화의 이야기 너무 실감나서 올림픽이 열리는 지금 이 시각도 북한 어느 지역에서 누군가는 그런 장면을 연출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떠올려봅니다.

기자: 지금은 좋아하는 방송을 골라서 볼 수 있지만 북한에서의 생각을 하면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하고 생각이 많으시겠어요.

정진화: 맞습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딱 한번 대한민국의 KBS 사회교육방송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북한에서 남한방송을 직접 듣는다는 이야기에 반신반의하고 호기심도 생겼지만 실제로는 이불을 쓰고 듣는데도 정말 와들와들 떨렸습니다.

기자: 한국 사람들 국가 대항 운동 경기에 응원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보도 될 정도로 유명한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정진화: 저희도 2016년 리우 올림픽도 그렇고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모이질 못하는데 한국 사람이 정말 한자리에 모일 때가 국제적 운동 경기가 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에는 드림램드 공원에서 영상을 보면서 단체로 모여서 맥주도 마시고 치킨도 먹으면서 응원을 했습니다. 그때는 한국 사람이라는 긍지가 너무 넘치고 했습니다. 아직 기억에 남는 것이 2002년 월드컵에서 일본을 이기고 4강에 나가는 모습을 중국에서 보면서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 생각 납니다.

기자: 그렇게 응원하는 곳에서는 닭튀김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그러면서 응원을 하는군요?

정진화: 네,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고 응원할 때는 다 함께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호응을 하고 골이 들어가는 순간에는 환호성이 지르고 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모두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박수를 치고 할 때는 하나가 된 느낌이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기자: 이제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또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올림픽이야 말로 세상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세계의 운동경기 축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 북한은 예외입니다. 체육에 무슨 사상이 있겠습니까? 함께 응원하고 함께 축하하고 함께 기쁨을 누리는 거죠. 북한주민들에게도 볼 수 있는 자유, 생각할 수 있는 자유, 인간답게 살아갈 자유가 주어지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남과 북이 한 목소리로 응원할 수 있는 통일의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도쿄 하계 올림픽 대한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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