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북한] ⑦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국민대 교수 (3) "미국, 북한 절대 핵보유국 인정못한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0.02.17
2010.02.17
주간기획 <내가 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선 남한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가 진단하는 북한, 그 세 번째이자 마지막 순서로 미국과 북한의 최대 현안인 북한 핵문제에 관해 살펴봅니다.
북한은 지난해 미국에 오바마 행정부가 새로 들어선 뒤인 5월 2번째 핵실험을 단행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던졌습니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핵실험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됐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오히려 북한에 대한 유엔의 추가 경제제재를 주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북한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한 데 이어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려는 의지를 버리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제재는 물론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란코프 교수의 견해는 명쾌합니다. 북한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란코프 교수는 자기가 만나본 미국 관리들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을 한 뒤 미국 내에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북한이 뻔히 핵을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알면서도 북한과 핵협상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란코프 교수는 그 까닭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Prof. Lankov: 미국 외교관들은 이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북한과 회담을 하는 이유는 몇가지 있다. 첫째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핵 확산에 대한 통제는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두 번째론 미국 측은 회담을 통해 긴장을 어느 정도 완화하고 북한이 더욱 도발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란코프 교수는 또 미국은 여전히 핵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시설을 동결하거나 무능화시킬 수 있고, 설령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핵연구시설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미국 정부는 내부적으론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는 게 힘들다고 보고 있지만, 국내 정치상 공개적으로 이런 사실을 인정할 수도 없다는 게 란코프 교수의 진단입니다.
Prof. Lankov: 사실상 미국 외교관들은 마음속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실을 노골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 미국 국내 정치 때문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북한과 회담하려면 양보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에 정치적 양보를 주고, 그 대신 미국에서 경제원조, 경제적 양보를 얻는다. 그러나 미국은 민주 국가이기에 마음대로 돈을 다른 나라에 줄 수 없다, 국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미국 국회의원이나 일반 미국인들의 생각은 뭐냐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불법으로 국제법을 위반하고 불법으로 핵보유국이 되려는 북한에 돈을 줄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게 일반 미국인의 일반 상식이다.
란코프 교수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미국 내의 이 같은 정서는 결코 북한에 좋은 게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미국이 북한에 원조를 준 데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고, 그에 따라 정치, 경제적 양보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는 전임 부시 행정부처럼 북한에 보상을 주는 식의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100% 실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과연 북한의 요구대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란코프 교수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합니다.
Prof. Lankov: 그럴 가능성 없다. 미국은 속으론 북한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 알지만 이걸 인정할 순 없다. 미국이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북한이 전례다. 북한은 아무 문제없이 핵을 개발하고,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 북한처럼 핵보유를 할 국가가 한 두 개가 아니다. 이들 국가는 북한도 했는데 우리가 하면 왜 문제냐고 따질 것이다. 이들 중엔 미국이나 미국 동맹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나라들이 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이란이다. 하지만 이란 뿐 아니라 이란처럼 핵을 개발하려는 세력은 많다. 두 번째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나라라고 해도 핵 확산은 세계의 안전을 많이 위협한다. 미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이런 국제질서를 위협할 수 있는 여러 정황, 특히 핵 확산을 방관할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 핵개발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다. 또 그 때문에 북한을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란코프 교수는 과거 핵 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인도나 파키스탄의 선례가 있지만 북한은 두 나라와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두 나라는 북한과 달리 처음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가입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또 핵확산금지조약과 관련해 두 나라는 처음부터 가입할 의사가 없음을 솔직하게 밝히고, 핵무기를 개발할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면서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몰래 핵을 개발하는 등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다.
Prof. Lankov: 북한은 거짓말을 많이 했다. 사실상 북한은 90년대 말까지 핵무기를 개발할 의지가 없다고 거짓말 했다. 이건 큰 차이가 있다. 사실상 세계적으로 핵개발을 할 권리가 있다고 처음부터 솔직하게 주장한 국가들은 몇 개밖에 없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그런 나라들이다.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북한은 세계 비핵화를 자신의 목표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노골적으로 파렴치하게 국제사회에 도전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나라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 북한처럼 핵을 개발할 나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건 미국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거의 모든 강대국이 큰 위협이라고 본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이 걸핏하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들어 핵개발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건 북한 내부를 단속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을 포함한 세계 어느 독재국도 과거 주민을 통제하고 결속하기 위해 미국의 적대정책을 거론했고,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내세우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운운은 내부 통제수단이자 주민 결속용이기 때문에 별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간기획, <내가 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선 남한 국민대 란코프 교수가 진단한 북한의 핵문제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미국에 오바마 행정부가 새로 들어선 뒤인 5월 2번째 핵실험을 단행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던졌습니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핵실험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됐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오히려 북한에 대한 유엔의 추가 경제제재를 주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북한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한 데 이어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려는 의지를 버리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제재는 물론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란코프 교수의 견해는 명쾌합니다. 북한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들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핵이 없는 북한 정권은 아무 의미가 없다.Prof. Lankov: 북한이 이걸 비밀로 여기지 않는다. 북한이 계속 반복하는 주장은 이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핵이 없는 북한 정권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핵무기가 없으면 북한은 외교를 잘 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상 북한은 객관적으로 말하면 약소국이다. 경제가 무너진 작은 나라다. 지금 강대국이 북한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핵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에 핵무기가 없으면 강대국은 북한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북한은 외부 지원을 받기 어렵고, 한편으론 핵을 포기하면 지원을 받을 수도 있지만 핵을 포기하고 나면 더 많은 지원을 받긴 어렵다.
- 안드레이 란코프
란코프 교수는 자기가 만나본 미국 관리들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을 한 뒤 미국 내에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북한이 뻔히 핵을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알면서도 북한과 핵협상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란코프 교수는 그 까닭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Prof. Lankov: 미국 외교관들은 이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북한과 회담을 하는 이유는 몇가지 있다. 첫째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핵 확산에 대한 통제는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두 번째론 미국 측은 회담을 통해 긴장을 어느 정도 완화하고 북한이 더욱 도발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란코프 교수는 또 미국은 여전히 핵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시설을 동결하거나 무능화시킬 수 있고, 설령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핵연구시설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미국 정부는 내부적으론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는 게 힘들다고 보고 있지만, 국내 정치상 공개적으로 이런 사실을 인정할 수도 없다는 게 란코프 교수의 진단입니다.
Prof. Lankov: 사실상 미국 외교관들은 마음속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실을 노골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 미국 국내 정치 때문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북한과 회담하려면 양보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에 정치적 양보를 주고, 그 대신 미국에서 경제원조, 경제적 양보를 얻는다. 그러나 미국은 민주 국가이기에 마음대로 돈을 다른 나라에 줄 수 없다, 국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미국 국회의원이나 일반 미국인들의 생각은 뭐냐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불법으로 국제법을 위반하고 불법으로 핵보유국이 되려는 북한에 돈을 줄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게 일반 미국인의 일반 상식이다.
란코프 교수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미국 내의 이 같은 정서는 결코 북한에 좋은 게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미국이 북한에 원조를 준 데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고, 그에 따라 정치, 경제적 양보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는 전임 부시 행정부처럼 북한에 보상을 주는 식의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100% 실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과연 북한의 요구대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란코프 교수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합니다.
Prof. Lankov: 그럴 가능성 없다. 미국은 속으론 북한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 알지만 이걸 인정할 순 없다. 미국이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북한이 전례다. 북한은 아무 문제없이 핵을 개발하고,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 북한처럼 핵보유를 할 국가가 한 두 개가 아니다. 이들 국가는 북한도 했는데 우리가 하면 왜 문제냐고 따질 것이다. 이들 중엔 미국이나 미국 동맹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나라들이 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이란이다. 하지만 이란 뿐 아니라 이란처럼 핵을 개발하려는 세력은 많다. 두 번째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나라라고 해도 핵 확산은 세계의 안전을 많이 위협한다. 미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이런 국제질서를 위협할 수 있는 여러 정황, 특히 핵 확산을 방관할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 핵개발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다. 또 그 때문에 북한을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란코프 교수는 과거 핵 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인도나 파키스탄의 선례가 있지만 북한은 두 나라와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두 나라는 북한과 달리 처음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가입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또 핵확산금지조약과 관련해 두 나라는 처음부터 가입할 의사가 없음을 솔직하게 밝히고, 핵무기를 개발할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면서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몰래 핵을 개발하는 등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다.
Prof. Lankov: 북한은 거짓말을 많이 했다. 사실상 북한은 90년대 말까지 핵무기를 개발할 의지가 없다고 거짓말 했다. 이건 큰 차이가 있다. 사실상 세계적으로 핵개발을 할 권리가 있다고 처음부터 솔직하게 주장한 국가들은 몇 개밖에 없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그런 나라들이다.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북한은 세계 비핵화를 자신의 목표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노골적으로 파렴치하게 국제사회에 도전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나라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 북한처럼 핵을 개발할 나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건 미국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거의 모든 강대국이 큰 위협이라고 본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이 걸핏하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들어 핵개발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건 북한 내부를 단속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을 포함한 세계 어느 독재국도 과거 주민을 통제하고 결속하기 위해 미국의 적대정책을 거론했고,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내세우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운운은 내부 통제수단이자 주민 결속용이기 때문에 별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간기획, <내가 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선 남한 국민대 란코프 교수가 진단한 북한의 핵문제에 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