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에서 외화 매매와 사용에 대한 통제가 약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전원들이 주민들의 달러나 위안화 사용을 뻔히 보면서도 단속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요즘 주민들 속에서 달러와 인민비(위안화) 등 외화 사용이 늘고 있지만 단속은 거의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 가면 물품 값을 달러나 인민비로 부르거나 사는 경우가 많고 외화를 국돈(북한돈)으로, 국돈을 외화로 바꿔주는 돈 장사도 활발하다”며 “집요하던 외화 단속이 올해 들어 약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엊그제 포항상점 앞에서 대낮에 여성 몇명이 외화를 거래하는 데 마침 그 옆을 안전원 두 명이 지나가고 있었다”며 “이전 같으면 웬 떡이냐 하고 바로 단속했을 그들이 못 본 척 외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마당에서 주민들이 단속원의 눈치를 거의 보지 않고 외화를 사용한다”며 최근 외화 매매와 사용에 대한 단속이 느슨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외화 단속은 안전원이나 노동자 규찰대가 제 주머니 채우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게 사라지니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렇다고 당국의 간섭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며 “외화를 국돈으로 바꿀 때 은행이나 협동 외화 교환소를 이용하라는 독려는 여전하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북 일부 주유소, 외화로 연유 판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국돈 가치가 끝없이 하락하면서 주민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라며 “외화 암거래와 사용에 대한 통제는 미미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2년 사이 몇 천원 하던 노동자 월급이 10배 높아져 몇 만원 수준이 됐지만 현재 물품 값이 대폭 높아져 이전보다 못한 상황이 됐다”며 “국돈 월급을 받는 안전원도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전원 대위 월급이 4만2천원~4만6천원으로 노동자와 별반 차이 없는데 이 돈은 쌀 1~1.5kg 겨우 살 수 없는 돈이라 국돈 가치가 하락한 데 대해 안전원도 불만이 많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안전원인 친구의 말에 의하면 일부 안전원들이 법 일꾼이 편향없이 일하려면 월급이 높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월급을 외화로 받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에 파견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외화 사용이 늘고 있지만 안전원은 외국에 나갈 기회도 거의 없고 고지식하게 일해서는 외화가 생기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환율, 물가 폭등 안정 위해 당국이 시장 관리?
이어 “지금 외화를 가진 사람은 걱정이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외화 통제와 단속이 왜 느슨해 졌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원산경제대학 출신으로 오랫동안 북한 경제를 연구해온 북한개발연구소소장 김영희 박사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당국의 외화 사용 통제 정책이 지금 북한 내 환율 폭등과 물가 상승 같은 부작용을 초래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희 박사: 최근 북한 외화 환율이 굉장히 올랐는데 외화 매매와 사용을 통제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는 게 시장 흐름에 따라 환율과 물가 폭등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외화 사용을 묵인하면서 시장을 관리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