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알리는 탈북자의 수기, ‘평양의 수족관’(Aquariums of Pyongyang)이 미국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조지부시 대통령도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재미있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강철환 북한민주화운동 공동대표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흐뭇하다면서, 이처럼 자신의 책을 통해 북한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평양의 수족관을 읽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남한 연합뉴스는 9일 백악관 소식을 잘 알고 있다는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과 가진 회의석상에서, “평양의 수족관”이란 책을 읽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이 독재 하에 있는 2천 300만 명의 북한주민이 처한 곤경에 대해 대단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는 말을 덧붙였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강철환 씨는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 인권상황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면서 흐뭇해했습니다.

강철환: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고 또 제 책을 보면 북한의 인권유린상황 이런 것 등을 알 수 있으니까 북한의 현실을 아는 데는 상당히 도움이 되겠죠. 제 책을 미국 대통령이 읽었다고 그러니까 상당히 기분이 좋죠. 북한의 진실이 파묻히지 않고 세상에 알려지는 게 저로서는 희망 있고 보람 있는 일이죠.
강철환 씨가 쓴 ‘평양의 수족관: 북한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10년’ 이라는 제목의 책은 지난 1994년 강 씨가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서의 10년간의 생활을 쓴 책을 기초로 하여 프랑스에서 2000년 발간됐습니다. 2001년에는 영문으로 번역돼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수용소의 노래"라는 제목의 한글판으로도 나와 있습니다.
238쪽으로 되어 있는 책, 평양의 수족관에서 저자 강철환 씨는 9살의 어린아이가 19살의 청년으로 성장하기 까지 10년 동안 목격했던 북한 강제수용소의 참상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요덕 수용소에 갇혀 있던 8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유린과 더불어, 15명이 처형되는 것을 목격한 것도 전하고 있습니다. 강철환 씨의 말입니다.
강철환: 제 책은 제가 북한에서 77년도부터 87년 사이에 10년 동안 저희 할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끌려가는 것을 계기로 우리 가족이 모두 요덕 수용소에 끌려가서, 10년간 겪었던 수용소에서의 생활과 체험을 쓴 것이죠. 영양실조에 걸려 죽어나가는 비참한 상황들, 공개 처형되는 사람들, 눈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인권유린의 실상, 이것을 제가 10년 동안 거기서 생활했던 체험 수기를 통해서 그 책을 엮어낸 것이죠.
강철환 씨가 1994년 처음 책을 냈을 때만해도, 미국인들 사이에 북한 인권은 처치하고라도 북한이라는 나라조차 잘 알려진 상태가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미국 쪽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강철환: 그 때 처음 (책을) 냈을 때는, 북한 인권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없었던 상태이고, 특히 미국은 북한에 대해 모르는 상태였죠. 지금은 오히려 미국 쪽에서 북한의 인권에 대해 굉장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고, 오히려 한국보다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가지고, 어떤 면에선 굉장히 씁쓸한 면도 있죠. 우리 형제, 동포들이 관심이 없는데, 미국 사람들이 더 관심이 있는 게 부끄러운 일이 기도 하고. 요즘 북한 핵문제가 자꾸 이슈가 되고 하는데, 북한 핵문제 보다는 인권문제가 더 중요한 것 같고...
한편, 평양의 수족관을 읽어 본 미국 독자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온라인상에서 서적을 판매하는 아마존 닷 컴에 올린 독자 비평들은 평양의 수족관을 북한을 알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사는 메릴리 베어드(Merrily Baird)라는 독자는, 평양의 수족관은 북한의 젊은 갱단들의 난폭성, 부패와 뇌물행위, 달러 같은 국제통화의 뒷거래 등, 미국 주정부가 점점 더 우려하고 있는 북한의 추세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사는 독자도 평양의 수족관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하면서, ‘이 책은 아주 빨리 읽히지만, 책이 주는 충격은 영원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진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