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소년 축구 대표단 맞은 캐나다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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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희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FIFA, 즉 국제축구연맹 세계청소년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고 있는 북한 대표선수단이 체코와의 본선 두 번째 경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제경험 부족으로 긴장하고 있는 북한 선수들을 캐나다 몬트리올 한인 교민들이 따뜻하게 접대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세계청소년 월드컵대회’ 4강 진출을 꿈꾸며 캐나다에 온 북한 청소년 축구 대표선수단들을 위해 몬트리올에 사는 한인 교포들이 나섰습니다. 지난 30일 열렸던 파나마 전을 준비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북한 선수들에게, 몬트리올 한인교회들이 중심이 되어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환영회를 열어 줬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음식을 그리워 할 선수들을 위해 이들 교포들은 김치와 불고기 등을 잔뜩 준비했습니다. 선수들을 지켜본 몬트리올 한인 장로교회의 곽경렬 목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 선수들은 막상 말을 많이 아꼈다고 말했습니다.

곽경렬: 멀리서 봐서는 한국선수가 북한 선수나 차이를 못 느껴요. 그러나 같이 대화를 하다 보면 북한 선수들이 너무 대화가 없어요, 심지어 자기들 끼리도요. 한참 웃고 한국 선수들 같으면 농담도 하고 할 나인데. 북한 선수들은 대화가 없더라구요. 같이 듭시다, 감사합니다, 많이 먹었습니다 등 아주 기본적인 얘기만 하지.

북한 선수들은 체격적인 면에서 남한 선수에 크게 뒤지지 않았습니다. 골문을 지키는 수장 이라고 할 수 있는 골기퍼의 경우, 190cm가 넘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음식을 많이 먹지 못했습니다. 한 접시를 겨우 비웠을 뿐입니다. 곽경렬 목사의 말입니다.

곽경렬: 바베큐(불고기) 하고 음식을 많이 준비해 갔는데, 제가 나이가 51세인데, 저보다도 밥을 못 먹더라구요. 제가 자꾸 고기를 갖다 주고 더 먹으라고 권했는 데도 못 먹어요.

곽 목사는 북한 선수들의 식사 양이 적은 이유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말했습니다.

곽경렬: 하나는, 너무 게걸스레 먹지마라는 얘기를 들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아무리 국가대표 축구선수라고 해도 북한에서 고기에 배부르게 잘 먹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위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1회용 접시에 듬뿍 담아서 줬는 데 그거 이상은 전혀 못 먹더라구요. 바비큐를 따로 해서 가져다 놨는데도 손을 못 대 더라구요. 우리는 젊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먹어요. 한국 젊은이들은 15명이서 5KG 씩 먹어 치우는데, 저보다 못 먹어서 좀 마음이 아팠습니다.

캐나다 주민들의 환대 속에 조별 첫 경기인 파나마 전을 준비했지만, 북한은 파나마에 맞서 0대 0 무승부를 거두는 데 그쳤습니다. 북한 선수단은 전반전부터 공세를 펼치며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번번이 무너졌습니다. 파나마는 약체이기 때문에 북한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북한 선수단들의 연습과 경기를 지켜본 몬트리올 한인 감리교회 고영우 목사는, 국제대회 경험 부족으로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한 탓으로 돌렸습니다. 고영우 목사는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한인감리교회에서도 축구부를 조직해 활동할 정도로 축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고영우: 게임 내용은 북한이 월등했습니다.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해서 북한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두 번 째 경기부터는 실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체코하고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가 남았는데 북한이 충분히 이길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과 조별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아르헨티나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입니다. 고영우 목사는, 그러나 북한 선수들이 상당히 발이 빠르고 선전하고 있어 잘 하면 4강도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우선 4일 몬트리올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오타와에서 열리는 조별 두 번 째 경기인 체코전이 관건입니다. 체코는 우승후보는 아니지만, 상당히 실력 있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파나마에 득점 없이 비겼지만, 같은 조의 아르헨티나와 체코도 득점 없이 비겼기 때문에 북한의 4강 진출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축구 쾌거를 많이 거뒀기 때문에 올해도 축구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축구 열기도 상당히 높아져 있습니다. 작년 9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남.북 축구역사상 최초의 세계재패였습니다. 그 해 11월에는 19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축구대회에서도 우승을 했으며,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 축구 대표단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