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주민들, 청화제련 기술로 ‘금’ 생산
2025.01.27
앵커: 평안북도와 평안남도의 금 광산 일대에서 청화제련 기술을 배워 금 생산에 나서는 개인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운산과 평안남도 회창, 황해북도 홀동 등에는 금광을 채취하는 광산이 있습니다. 여기서 채취된 금광은 국영 제련소에서 금괴로 제련되어 당 비자금으로 집계되는 데, 최근 일반 주민들도 금 제련에 나서 주목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운산광산 일대에는 금돌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본토박이도 있고 타지 사람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광산 일대에 갑자기 개인들이 금 생산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로 막혔던 (북중)육로무역이 곧 확대된다는 소식에 개인 밀수도 활성화되어 막혔던 금 밀수도 열리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운산광산에서 캐낸 금돌은 정주제련소로 운송되는 것이 규정이지만, 광산에서도 금광을 채취할 연료와 설비 등을 자체로 해결해야 하므로 광산 일대 주둔한 군부 산하 외화벌이 기지에 돈을 받고 파는 데, 그 후 외화벌이 기지가 구매한 금돌을 다시 개인이 산다.”고 설명했습니다.
금돌을 팔고 사는 건 전부 불법이지만, 국영광산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군부 외화벌이 기지에 금돌을 파는 것처럼, 군부 외화벌이 기지도 기지성원들의 식량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에게 되거리 판매하는데 당국은 암묵적으로 눈 감아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되파는 경우 보통 원가의 두 세배 비싸게 파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금돌의 광산 직거래 가격이 10톤에 100달러 정도로 되팔 경우 200~300달러 정도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금돌을 사들인 개인은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과 조를 지어 금을 생산하는 데, 청화제련 기술을 도입하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하고 순도 높은 금을 생산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금은 보통 국경일대에서 밀수상인에게 넘겨져 중국에 밀매되는데 주로 광산일대에서 개인이 생산한 금은 그 일대에서 전문적으로 금을 사들여 국경으로 운반해 중개하는 상인이 사들여 국경인 신의주로 가져가고,
신의주 일대에서 다시 금을 전문 사들이는 상인에게 넘겨 최종 중국에 밀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니다.
이때문에 금 가격은 국경이 열렸냐 막혔냐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데, 현재 운산군 광산 일대에서 금 1그램 가격은 30달러, 다시 중개인이 사들여 신의주 상인에게 50달러, 신의주 상인이 중국 밀수꾼에게 넘겨주는 가격은 70-80달러 선으로 알려졌습니다.
청화제련이란 시안산나트륨이나 청산가리로 금돌을 녹인 후 아연으로 반응시켜 순도가 높은 금을 추출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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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7일 “회창광산 일대에는 1990년대 식량배급이 중단된 이후부터 타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돈주들은 광산에서 직접 금돌을 트럭으로 사들여 금을 생산해 중국에 밀수하며 외화벌이 했지만, 일반 사람들은 폐갱 안에서 열흘 이상 숙식하며 금돌을 캐내 1~2그램 금을 생산해 밀수꾼에게 넘겨 살아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돈주나 개인이 금을 추출하는 방식은 광산에서 사들인 금돌을 마광기로 분쇄해 미분한 다음, 미광 분말에 수은을 넣고 순금을 추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난해부터 청화제련 기술이 암시장에서 판매되면서 금 생산에 나서는 개인이 늘어났다”며 “청화제련은 수은으로 금을 뽑고 버린 찌꺼기 미광을 가지고도 금을 추출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청화제련 기술은 국가과학원 기술자들이 (미화) 200달러에 판매한다”며 “기술자들도 먹고 살기 힘드니 기술을 파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화제련 기술이 거래되는 방식은 금을 생산하려는 개인이 과학자나 기술자를 초청하여 광산 일대 금 생산 현장이나 개인 집 텃밭을 부지로 금돌을 화물차로 운송해 금을 생산하려는 현장 등에서 2~3일 직접 청화제련 과정으로 금을 추출하도록 하여 기술을 전수하면 현장에서 즉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한편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통일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물자원이 풍부한 북한의 금 매장량은 약 2천 톤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